이글은 대자보 3013-03-12일자 기사 '정부조직법 협상, 누가 몽니부리고 있나?'를 퍼왔습니다.
[시론] 새누리당은 약체 민주당 압박말고 SO 인허가 방통위에 둬라
SO(유선케이블방송) 인허가 및 법 제개정 정부부처 이관 문제를 놓고 여야의 정부조직법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국정공백을 이유로 야당을 압박하고 있고,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양보할 만큼 양보했다며, 더 이상 포기하지 않을 입장이다.
어떻게 보면 서로 양보하면서 다른 이해관계를 충족시키는 것이 협상의 기본인데, 서로 양보를 많이 했다며, 버티고 있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꼴불견이다. 물론 양당 주장이 틀림 것만은 아니다. 나름대로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좀더 냉정히 생각하면 민주통합당이 주장한 SO의 공익성과 공공성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등 역대정권에서도 정부조직법 여야 협상과정에서 임기전 모두 타협을 이뤘다.과거 여당에서 부처 폐지를 들고 나와도, 야당의 뜻을 따라 부처를 유지한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이번 정부조직법관련 여야 협상을 보면 박근혜 정부가 바라고 있는 정부 부처는 원안 그대로 합의했다. 분명 야당의 협조 때문이다. 언론운동단체들의 비난이 거셌지만 민주통합당은 받아드렸다. 현재 여야가 국회에서 논의 하고 있는 핵심 쟁점은 크게보면 SO를 독임제 미래창조과학부에 이관하느냐, 합의제 방송통신위원회에 그대로 두느냐의 문제이다.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현재 진행형인 여야 정부조직법 협상은 이미 95%이상 타협을 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안 5%를 못 좁혀 협상이 길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제 극적 타협이 요구되고 있다. 극적 타협은 힘 있는 새누리당과 정부의 양보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지난 총선에서 승리했고, 대통령 선거에서도 승리한 막강한 권력을 가진 새누리당과 청와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알려졌듯이 10%대 바닥을 치고 있는 야당을 더 이상 밟아서는 안 된다.
새누리당이 종합유선방송(SO)에 대한 인·허가권과 관련 법령 제정 및 개정권을 방송통신위원회에서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 하겠다는 입장을 철회해야 한다. 미래과학창조부에서 관할할 370조로 추정되는 ICT산업 중 SO관련 산업의 비중이 64조로, 창조경제를 통한 일자리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의 생각은 SO산업이 차지하는 비중 그렇게 크지 않다라는 것이다.
지난 4일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여야 대표 국회 협상 중 찬물을 끼 얻는 역할을 했다. 당시 박 대통령의 ‘국가의 미래를 위해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고 밝혀, 이후 여야 협상이 더 이상 진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한 시민언론운동단체는 성명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몽니를 부려 일을 그릇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방송의 공정성, 공익성이 핵심인 지상파, 종편, 보도채널 등의 규제를 방통위에 남겨둔 것은 환영할 만한일이다. 또 뉴미디어 방송 사업자가 보도 방송을 하는 것은 지금도 법적으로 금지돼 있다. 박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언론이 넘치는 세상에 정부가 방송을 장악하는 것이 무슨 의미 있겠는가’라는 말을 했다.
이런 말까지 하면서 굳이 박근혜 대통령이 종합유선방송(SO)에 대한 인·허가권과 관련 법령 제정 및 개정권을 방통위에서 미래과학창조부에 이관하려고 한 진짜 이유가 궁금하다. 방송장악을 할 의향이 없다면 야당의 주장을 받아줘도 되는 일이 아니겠는가. 그렇지 않다면 지난 4일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국정공백을 이유로 시간끌기 국민적 비판에 직면한 야당에 대해 여론을 빌어 압박하고 있는 것과 진배가 없다.
SO에 대해 독임제 부처인 정부에서 관리를 하면 야당 주장대로 방송장악에 대한 오해를 받을 가능성이 있다. 진정 방송의 공공성과 공익성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도 야당의 주장을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방통위(합의제)나 미래창조과학부(독임제)나 의사 결정 결과는 정부나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임은 분명하다. 미래창조과학부(정부)는 물론이고, 방통위원 수도 여당이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결론은 똑같이 여당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라도 합의제 방통위는 의사결정과정에서 충분한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게 된다는 점이다. 여당 추천 몫이 많더라도 합의제이기 때문에 이런 절차들이 가능한 일이다. 이것이 민주주의 절차의 정당성이기도 하다.
결론적으로 SO에 대한 인허가를 정부(미래창조과학부)에 두는 것보다 방통위에 두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이것이 앞서 말한 민주주주의 의사결정 절차를 존중하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진정 민주통합당(야당)을 국정의 파트너로 생각한다면 너무 야당을 압박하지 말아야 한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대통령의 결단이 필요할 시점에 와 있다.
김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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