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5일 화요일

정부조직법, 박 대통령 끝까지 일방통행...끝내 파국 맞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3-03-5일자 기사 '정부조직법, 박 대통령 끝까지 일방통행...끝내 파국 맞나'를 퍼왔습니다.
"합의문에 도장 찍기 직전이었는데..." 朴대통령 담화 발표에 '협상 원점으로'

여야가 정부조직개편안을 둘러싼 지루한 진통 끝에 가까스로 합의에 거의 도달했을 무렵, 4일 '격노'한 박근혜 대통령의 한 마디에 협상 국면이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박 대통령이 새누리당에 '원안 고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것과 다름 없기 때문이다.

이에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에 '직격탄'을 날리며 불만을 표출했다. 이후 여야간 협상은 사실상 교착상태다. 그러나 5일은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로, 이날 처리되지 않으면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지연에 따른 국정운영 차질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이에 대해 박 대통령의 '일방통행식' 행보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4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대국민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뉴시스

'합의문에 도장 찍기 직전이었는데...'

여야는 지난 주말 내내 계속된 청와대의 '압박' 속에서도 3일 밤 마라톤 협상 끝에 가까스로 합의점에 거의 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정성호 수석대변인은 4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합의문을 다 작성하고 서로 서명하기 직전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그날 밤 이정현 청와대 정무수석이 이한구 원내대표를 만난 뒤 갑자기 협상이 결렬됐다고 민주당 측은 보고 있다. 청와대의 '외압'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바로 다음 날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문 발표까지 계획돼 있던 터라 새누리당은 더욱 압박을 받았을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 관계자는 "여당도 자존감을 상실했을 것 같다"며 "박 대통령이 국회를 철저히 무시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4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청와대 춘추관에 들어선 박 대통령은 강한 어조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것에 대해 연신 불만을 드러내며 원안 고수를 강하게 주장했다. 

민주당 이언주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지금까지 국회의 협상은 합의에 거의 도달했다가 틀어지는 상황의 반복이었다. 특히 어제 밤의 협상은 서명만 남아있는 상황에서 청와대의 재가를 받지 못한 여당이 원안고수로 돌아서버려 허무하게 끝이 났다"고 비판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박 대통령을 향해 "오만과 불통의 일방통행"이라며 "입법부를 시녀화하려는 시도"라고 일갈했다. 

여야가 미래창조과학부에 대한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김종훈 미래부 장관 후보자가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직전 전격 사퇴한 것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강하게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김 후보자는 사퇴 이유를 설명하면서 정부조직개편안 처리 지연과 관련해 야당에 책임을 물었기 때문이다. 이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완전히 (협상 난항 문제를) 극대화시켰다"며 "원래 김 후보자는 (자격미달로) 오래 가지 못할 후보였는데 전략적으로 이날 전격 사퇴하면서 자신과 박 대통령을 정당화시켰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청와대 외압설'을 일축했다. 새누리당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정현 정무수석이 온 것은 맞지만 거기에 영향을 받아서 합의를 못했던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도 대통령의 부담을 안고도 협상에 임하자고 마음을 모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전에 있었던 새누리당 의원총회 분위기에 대해선 "다들 답답해서 아무 말 못하고 가만히 앉아있었다"고 전했다. 

SO 법령 제·개정권 두고 막판 줄다리기...5일 본회의 처리 불투명

마지막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은 SO(종합유선방송사업자) 관련 법령 제·개정권의 미래부 이관 여부 문제다. 민주당은 정부의 '방송장악' 시도를 우려해 이를 기존대로 방송통신위원회에 둘 것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미래부로 이관하는 정부조직개편안 원안을 고수하고 있다. 여야가 SO 법령 제·개정권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는 여기에 채널 배정권 등이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의 대국민담화 이후 여야는 원내수석부대표가 서로 오고가며 물밑 접촉을 하고 있지만 좀처럼 타결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로 기존 입장을 계속 고수하고 있으며, 민주당의 '분리 처리' 제안도 새누리당은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모두 '대체 뭘 어쩌라는 거냐'는 분위기"라며 "'서로 배째라'고 하고 있다"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오늘 너무 많은 일들이 있었기 때문에 (좀 진정된 뒤) 내일쯤 다시 협상이 되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2월 임시국회가 끝나는 내일(5일)까지 정부조직개편안이 처리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기대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담화에서 막판 쟁점이 되고 있는 문제와 관련해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국가 미래를 위해 이 문제만큼은 물러설 수 없다는 절박한 심정"이라며 원안 고수 입장을 강경하게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어 "정부조직개편안이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해 국정운영에 심각한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며 "본질에서 벗어난 정치적인 문제로 이 문제를 묶어 놓으면 안 된다"고 야당을 압박했다. 야당이 우려하고 있는 '방송장악' 문제에 대해서는 "그럴 의도 없다"고 일축했다. 

문 비대위원장은 곧바로 기자회견을 갖고 박 대통령의 담화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야 상생정치를 위해 얼마든 대화하고 타협할 수 있지만 밥 먹고 사진 찍는 자리에는 가지 않겠다"며 박 대통령이 재차 요청한 영수회담에 박 대통령의 태도 변화 없이는 참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이 야당의 요구를 수용하거나, 쟁점이 되고 있는 미래부를 제외한 나머지 정부조직개편안 법안을 먼저 처리하자는 제안을 수용하라고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최지현 기자 cjh@vop.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