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6일 수요일

시민들 “대통령 담화가 더 불안” “왜 싸우는지 모르겠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3-03-06일자 기사 '시민들 “대통령 담화가 더 불안” “왜 싸우는지 모르겠다”'를 퍼왔습니다.

ㆍ정부개편안 정치권 공방에 반응 ‘싸늘’

정부조직 개편안을 두고 공방전을 벌이고 있는 정치권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왜 싸우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국회에 정부조직 개편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한 4일 박근혜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서는 “서로 조금씩 양보하면서 설득해야 하는 상황인데 기싸움만 벌인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여야의 정부조직 개편안 협상 쟁점은 방송진흥정책의 미래창조과학부 이관 문제다. 여당은 박 대통령의 공약대로 방송통신정책 대부분을 미래부로 이관해 새로운 먹거리 산업을 찾고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에 맞서는 야당은 청와대의 의중이 곧바로 반영되는 장관에게 방송통신정책을 맡기면 방송의 공공성과 독립성이 침해될 것을 우려한다.

정치권에서는 뜨거운 논란이 되고 있는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개편안’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시민들이 보인 가장 많은 반응은 “잘 모른다”는 것이다. 뉴스등에서 한번쯤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내용과 쟁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영업자 송기우씨(41)는 “정치권이 정부조직 개편안을 놓고 치열하게 다툰다는 이야기는 들어봤지만, 무엇 때문인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주부 김순자씨(44)도 “서민경제 안정이 시급한 상황에서 왜 싸움만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나홀로 국무위원 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5일 국회 본회의장 국무위원석에 정홍원 국무총리가 혼자 앉아 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무산되면서 새 정부 장관들이 임명되지 않은 데다 현재 각 부처 장관들도 본회의에 출석하지 않아 국무위원석이 텅 비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개편안’의 핵심 쟁점을 알지 못한다는 시민들도 최근의 정치권 상황에 대해서는 여야를 구분하지 않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노기태씨(56)는 “서로 잘잘못을 따지기 전에 정치권이 전향적인 자세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최미경씨(45)도 “서민들에게 시급한 정치 현안이 쌓여 있는데, 정치권은 서로가 양보하지 않고 자기 목적만 관철시키려 한다”고 말했다.

여야 협상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박 대통령이 강경한 어조로 긴급담화를 발표한 것이 더 불안하게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울 강남구에 사는 정윤성씨(61)는 “대통령이 야당을 설득하고 이해를 구하는 리더십이 있어야 하는데 주먹 불끈 쥐고 기싸움만 벌이려 한다”며 “야당 측에 진솔하게 밝히고 설득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에 사는 홍은영씨(81)도 “박 대통령은 담화를 통해 자기주장대로 밀고 나가겠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들이 해결할 일이지 청와대가 밀어붙일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새로 선출된 대통령을 지지해 주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이환주씨(28)는 “새 정부가 출범한 지 일주일도 넘었는데 아직도 내각이 구성되지 못했다”며 “박 대통령이 공약을 실행하려면 정부체제 개편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경기 광명시에 사는 택시기사 김기태씨(59)는 “일단 새 정부가 출범했으면 특별히 중대한 사건이 아닌 이상 정부에 맡기고 지지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서울 동대문구에 사는 학생 박희진씨(25)는 “방송정책이 방통위 이외의 다른 기관으로 넘어가면 다른 산업과 이해관계가 얽혀 공정성이 훼손되지 않을지 우려된다”면서도 “반대만 하는 야당, 자기주장만 앞세우는 대통령, 둘 사이에서 제 역할 못하는 여당 모두의 잘못”이라며 정치권 전체를 비판했다.

이효상·천영준 기자 hs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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