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6일 토요일

20년 넘게 재벌 대변하던 한만수,무슨 염치로 공정위에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3-15일자 기사 '20년 넘게 재벌 대변하던 한만수,무슨 염치로 공정위에'를 퍼왔습니다.
김앤장 출신 한만수 공정위원장 내정자 이해상충 논란… 모호한 공직자 윤리법 기준에 한계

또 김앤장이다. 김앤장법률사무소 출신의 한만수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공정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됐다. 한 교수가 공정거래와는 무관한 조세 전문인 데다 삼성SDS 신주인수권부 사채 관련 재판에서 삼성을 대리하는 등 과거 경력이 논란이 되고 있다. 조선일보와 공정위 소송에서 조선일보의 대리인으로 나선 적도 있다. 20년 가까이 기업의 이해를 대변했던 사람이라 이해상충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앤장과 권력의 유착 문제를 오랫동안 비판해 왔던 임종인 전 민주통합당 의원은 “재벌과 외국 자본을 20년 이상 대변해 왔던 사람이 그 재벌과 외국 자본의 횡포를 막기 위해 만들어진 공정위의 수장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임 전 의원은 “김앤장은 원래 그런 회사고 변호사도 먹고 살아야 하니까 그런 회사에서 일을 할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런 사람을 공정위에 뽑아서는 안 된다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임 전 의원에 따르면 김앤장과 공정위의 회전문 현상은 구조적인 문제다. 이명박 정부 시절 공정위 부위원장으로 임명됐던 서동원씨는 공정위 독점국장까지 지내다가 김앤장으로 옮겨간 경우다. 그런데 다시 공정위 부위원장으로 발탁돼서 일하다가 다시 김앤장으로 돌아갔다. 2008년 3월, 공정위로 돌아갔을 때 “공정위 왕고참이 돌아왔다”는 평가를 받았는데 그 왕고참이 퇴임 이후 다시 김앤장으로 돌아갔다. 그가 김앤장에서 하는 일이 뭘까.

서씨가 부위원장으로 재직하던 무렵, 시중은행 수수료 담합사건을 논의하던 자리에 서씨가 참석하지 못했던 적이 있었다. 당시 김앤장이 시중 은행들 변호를 맡은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공정위 소송에서 마이크로소프트를 대리한 것도 김앤장이었는데 서씨의 김앤장 재직 시절과 맞물린다. 서씨는 부위원장으로 취임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사건을 맡지 않기로 하고 왔다”고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

서씨는 공정위에서 김앤장으로 갔다가 다시 공정위로 갔다가 다시 김앤장으로 돌아온 독특한 경우다. 김앤장 관계자는 서씨가 고문으로 재직중인 사실을 확인해 줬다. 이 관계자는 “공정거래 전문가로서의 전문성을 활용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지만 업계에서는 서씨 등이 공정위를 상대로 로비스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쏟아진다. 애초에 그런 의혹을 살 만한 자리에 가는 것이 옳지 않다는 비판도 나온다.

김앤장의 회전문 현상은 공정위 뿐만 아니라 모든 규제 관련 부처에서 발견된다. 공정위 부위원장 출신 김병일씨와 사무처장 출신 이동규씨 등이 김앤장 고문으로 가 있고 과장급에서도 퇴직 이후 김앤장으로 옮겨간 사람들이 상당수다. 법무부 기획관리실 실장 출신의 김회선씨가 김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가 국가정보원으로 건너갔다가 다시 김앤장으로 돌아온 것도 대표적인 회전문 인사로 꼽힌다.

더 거물급으로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가 있다. 경제부총리에서 물러난 뒤 김앤장으로 갔다가 다시 국무총리로 발탁돼 공직을 맡았다가 퇴임 이후 다시 김앤장으로 돌아갔다. 거슬러 올라가면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와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 한덕수 전 국무총리 등도 김앤장 출신이다. 서영택 전 국세청장과 황재성·이주석·전형수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최병철·장세원 전 부산지방국세청장 등 국세청 출신 인사들도 포진돼 있다.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 공무원이 퇴직 직전 3년 동안 근무한 부서의 업무와 연관성이 있는 분야에 퇴직 이후 2년 동안 취업을 금지하고 있는데 대상기업이 자본금 50억원 이상, 외형 거래액 연간 150억원 이상으로 한정돼 있다. 김앤장은 주식회사가 아니기 때문에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국내 최대의 로펌이면서도 김앤장은 아직까지 합동법률사무소 형태를 고집하고 있고 변호사들은 모두 개인사업자로 등록돼 있다.

위평량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공정위 업무의 특성상 주로 재벌등 대기업의 불공정행위를 감시하고 제재해야 하는데, 오랫동안 이러한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해 온 한만수 내정자가 얼마나 공정하게 업무를 수행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위 연구원은 “박 대통령은 한만수씨의 공정위 위원장 내정이 국회와 정부 그리고 재계에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것인가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정환 기자 | blac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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