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3월 13일 수요일

‘국민행복시대’ 서민 의료정책 1호는 진주의료원 폐업?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3-03-13일자 기사 '‘국민행복시대’ 서민 의료정책 1호는 진주의료원 폐업?'을 퍼왔습니다.
경남도, 적자 이유로 반대 여론 무릅쓰고 폐쇄 추진

경상남도가 지역 공공의료기관인 진주의료원 폐업 수순을 밟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정부의 의료복지정책이 시험대에 올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지역 간 의료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국정목표를 내걸고, 지역 거점 병원 육성 공약을 밝힌 바 있어 진주의료원 폐업이 진행된다면 박 대통령의 복지정책 방향을 가늠해 볼 수 있다는 전망이다.

대통령 취임식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경상남도는 기자회견을 통해 ‘진주의료원이 매년 40~60 억 원의 손실로 현재 300억 원의 부채를 안고 있다’며 폐업 계획을 밝힌 뒤, 지난 8일 진주의료원을 폐쇄하는 내용을 포함한 ‘경상남도의료원 설립 및 운영 조례 일부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진주의료원은 그간 서부경남지역 대표 공공의료기관으로 저소득층 노인 무료 수술, 홀몸노인 무료 방문진료 등 공공의료사업에 기여해온 바 있어, 수익성 저하를 이유로 폐업을 결정했다는 점에 지역시민을 중심으로 반대여론이 빗발쳤다.

폐업 반대 여론 70% 육박.. 전문가들도 “경영위기는 과장”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은 최근 사회동향연구소(STI)에 의뢰해 19세 이상 경남도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주의료원 폐업과 관련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조사결과 65.4%의 도민들이 ‘잘못된 결정’이라고 응답했고 ‘잘한 일’이라고 답한 사람은 22.7%, ‘잘 모르겠다’는 11.9%였다. 해결책에 대한 질문에는 ‘폐업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69.7%였고 ‘폐업해야 한다’는 의견은 17.9%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여론에도 불구 경남도는 ‘폐업’ 결정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다. 경남도 진주의료원 TF팀 한 관계자는 12일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진주의료원은 건강한 적자를 벗어났다”며 “회생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그는 여론조사 결과와 관련 “조사를 일방적으로 했기 때문에 신뢰하기가 곤란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면서 “진주 시민들이 박탈감이 있기는 할 텐데, 그 부분을 해소하기 위해 다른 지역 사업을 유치하는 등을 할 것이다”고 말했다.

진주의료원 폐업이라는 경남도의 판단과 관련, 사회진보연대 부설 노동자운동연구소 김동근 연구원은 ‘과장된 발표’라고 결론 지었다. 김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진주의료원의 부채비율은 2011년말 현재 63.9%로 매우 안정적인 재무구조라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2011년말 진주의료원의 순자산은 396억원인데, 이는 모든 부채를 상환한다고 청산한다고 가정했을 때 396억원이 남는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러한 상태를 ‘폐업할 수밖에 없는 경영위기’라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경남도의 예산이 전국 16 광역자치단체 중 6번째로 많은 것을 감안하면, 연 10억원 정도의 예산을 진주의료원에 지원하면서 더 이상 혈세를 지원할 수 없어서 폐업하겠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꼬집었다.

김 연구원은 경남도의 폐업 결정이 ‘경영위기’ 때문이 아닌 홍준표 도시자의 공약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번 사태는 홍준표 도지사가 선거 과정에서 경상남도의 부채규모 축소와 제2청사 건립이라고 약속한 모순적인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기 위해 진주의료원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진주의료원을 폐업하고 그 자리로 제2청사를 이전하면 공약을 지켜 지역 민심을 얻는 동시에 이전 비용을 거의 들이지 않아도 되는 1석2조의 효과를 거두는 셈”이라며 “진주의료원이 폐업할 경우 현 건물을 리모델링해 제2청사로 사용가능하다는 경남도 관계자의 발언이 전해지고, 진주의료원 인근 지역에서는 제2청사가 들어온다는 소문이 부동산업계를 중심으로 돌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의혹과 관련 경남도청 관계자는 “그 부분은 전혀 모르는 사실”이라고 일축했다.


“1년에 지역주민 20만명 이용하는데, 적자라고 문을 닫는다니”

시민단체와 노동계에서도 진주의료원의 폐업 중단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참여연대, 전국보건의료노조 등 20여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공공부문 민영화반대ㆍ공공성강화 국민행동 준비위는 서울세종로 광화문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근혜 대통령과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의료민영화 시도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저소득층 진료를 주로 담당하는 지방 공공의료기관을 폐업하겠다는 것은 지역 주민의 건강을 포기하겠다는 발상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은 “우리나라에는 총 34개 지방의료원이 있는데 4곳 말고는 다 적자”라며 “진주의료원과 같은 지역 거점 공공병원은 그 특성상 비급여 진료가 거의 없어 ‘건강한 적자’가 나올 수 밖에 없는데, 적자 병원이라는 이유로 전국에서 많은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왔던 지방의료원을 없애려고 한다면 모두 다 없어질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기자회견에 참여한 김미희 통합진보당 의원은 “진주의료원은 다른 지방의료원에 비해 규모도 크고 시설도 갖췄으며, 1년에 20만명의 경남도민들이 찾는 곳”이라며 “이곳을 지키지 못한다면 이보다 열악한 강원도 지역 비롯한 많은 지방의료원 폐업하거나 줄줄이 문 닫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또 “앞서 진영 보건복지부 장관 청문회에서 이 내용을 지적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을 지키라’고 말했다”며 “보건복지부에서 경상남도지사에게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박근혜 정부가 대선과정에서 제시한 공약을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진주의료원 폐업 결정 철회를 촉구하는 투쟁을 진행중이다. 이들은 폐업 결정이 발표된 직후 선전전 투쟁을 시작했으며 현재는 조례개정안 반대 의견서를 받고 있다. 이날 오전에는 진주의료원 지부 소속 수간호사 등 3명이 경남도청 앞에서 폐업 중단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진행했다. 노조는 경영 정상화를 위해 진주의료원 노사, 경남도, 도의회,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진주의료원 발전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진주의료원 폐업 철회 촉구 기자회견에서 보건의료노조 유지현 위원장과 통합진보당 김미희 의원 등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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