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3일 수요일

문재인 범죄사진, 앞서 나왔던 코닦는 화면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2일자 기사 '문재인 범죄사진, 앞서 나왔던 코닦는 화면'을 퍼왔습니다.
[기자칼럼]MBC해명에도 "문재인에 대한 만행" 말나오는 이유

MBC가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의 사진을 범죄자 보도 화면에 내보낸 일에 대해 민주당이 ‘발끈’ 했다. 
MBC는 지난 8일 뉴스데스크에서 광주지법 순천지원이 사학비리자 이 모씨를 구속된 지 69일 만에 석연치 않은 이유로 석방했다는 내용의 그래픽을 보여주면서 문 의원의 상반신 사진을 내보내는 ‘대형사고’를 쳤다.
사안이 심각하다고 판단한 듯 MBC는 다음날인 9일 "민주통합당 문재인 의원님께 누를 끼친 점 진심으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는 해명 보도자료를 냈다.
MBC에 따르면 여수MBC 소속 CG 직원의 '실수'가 사건의 발단이다. MBC는 "평소 자신의 컴퓨터에 저장해왔던 인물 사진 파일에서 화면에 보이는 대로 임의로 3명을 선택해서 사용했으며 음영처리는 넥타이 위쪽으로 완벽하게 모두 처리한 것으로 생각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실수'라는 MBC의 해명에도 이건 사고는 만만치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당장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했다. 김현 민주당 대변인은  "민주당은 설연휴가 시작하는 날 끔찍한 뉴스를 내보낸 의도가 무엇인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할 것이며, MBC 사측과 사장에 대해 법적, 도의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당은 또한 이번 사고를 "MBC의 방송 사고를 단순한 실수로 치부하지 않으며, 공영방송으로서의 기능이 정지돼버린 MBC의 총체적 부실에서 비롯된 사건으로 규정한다"고 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윤관석 의원도 "MBC 뉴스데스크의 실수는 하루 이틀 된 일이 아니라 김재철 사장의 방문진·국회·감사원까지 무시하는 막가파 경영, 능력있는 기자·PD들을 배척하는 무능경영이 않은 결과"라고 질책했다.
방송사 CG담당자들은 유명인이나 유력 정치인들의 사진을 파일함에 보관하고 있되 실루엣 처리는 하지 않는다고 한다. 실루엣 처리를 하는 것 자체가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냐’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사건의 진상을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문재인 의원의 사진을 미리 실루엣 처리해 파일함에 보관해 놓았다거나 혹은 일부러 문 의원의 사진을 선택해 실루엣 처리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명백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 지난 8일 뉴스데스크 화면. 빨간 동그라미 안의 사진이 문재인 의원의 사진을 실루엣 처리한 것이다.

이 같은 비판과 지적에도 MBC내부에서는 이번 사건은 어떤 의도가 아니라 실무적 '사고'라는 데 무게를 더 싣는 분위기다. 실무자의 단순 실수를 어떤 정치적 의도로 몰아가선 안된다는 것이다. 아무리 김재철 사장이 밉더라도 김재철 사장의 탓으로 돌릴 문제는 아니라는 항변이다.  
그럼에도 이번 사고를 두고 '의도적'이라는 곱지 않는 시선이 MBC바깥에서 쏟아지는 이유는 뭘까?  
지난 대선 시기 김재철 사장 체제의 MBC가 야당 대선 후보를 다뤘던 방식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MBC 영상기자회는 대선 시기 MBC 뉴스데스크의 여야 후보 선거유세와 관련한 리포트 영상을 분석한 결과 "양적인 면이나 질적인 면에서 모두 의도적인 것으로 보이는 불공정한 영상보도 흐름이 드러났다"고 비판한 바 있다.
지나치게 흔들리는 영상, 초점이 맞지 않는 영상, 카메라 무빙이 어색한 영상 등 소위 'NG컷'도 박 후보의 경우 리포트 평균 1회에 불과했지만 문 후보는 평균 3.5회나 됐다. 심지어 문재인 후보가 인파 속에 묻혀 있는 가운데 코를 닦고 있는 장면까지 방송한 바 있다.

▲ ⓒMBC 영상 기자회 모니터 보고서

MBC는 대선공정보도실천위원회가 트위터와 인터넷 이용자를 대상으로 선정한 ‘최악의 대선보도’에도 6차례 이상 뽑혔다. 뉴스화면뿐만 아니라 대선보도 전반이 편파적이고 불공정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이나 시민들에게 이번 사고는 지난 대선 보도를 떠오르게 했다. '고의적 실수'는 자연스럽게 나온 촌평이었던 셈이다. MBC의 편파보도가 없었다면 이번 사건 역시 회자는 됐을망정 방송 공정성에 대한 의심, 나아가 MBC의 '존폐'까지 거론되는 일로까지 비화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MBC가 이 사건에 대해 억울해 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에 대한 외부의 평가는 김 사장의 책임하에 이뤄진 불공정 편파보도가 낳은 MBC의 자업자득이다. 앞으로도 김재철 사장이 회사 책임자로 버티고 있는 한 MBC 보도는 그 '원죄'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힘들 듯 하다. 이렇게 이번 사건은 오늘날 MBC의 문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조수경 기자 | js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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