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3-02-13일자 기사 '황교안 법무장관 내정자 중앙일보 상 받은 이유'를 퍼왔습니다.
재벌 눈치 보기 전력에 공정한 법집행 의문 제기…국가보안법 사건, 집회 시위 행위엔 철퇴
법치주의를 강조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가 ‘미스터 국보법’(국가보안법)이라는 별칭까지 얻으며 공안통으로 잔뼈가 굵은 황교안 전 부산고검장을 법무부장관에 내정하면서 정권 초기 공안정국이 형성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장관 내정자는 또한 과거 재벌 봐주기 수사 논란을 일으킨 전력도 있어 향후 공정한 법 집행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 제기된다.
황 내정자 평가를 두고 빠질 수 없는 사건은 지난 2005년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이다. 당시 황 내정자는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서 사건을 진두지휘했다. 황 내정자는 143일 동안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 수사를 벌이고 수사 결과 발표 자리에서 “하늘 아래 부끄러움이 없다”는 소감을 밝혔다. 하지만 사건의 핵심 당사자였던 이건희 삼성 회장에 대해서는 소환도 못하고 서면 조사로 마무리해 검찰조차 삼성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졌다. 안기부 불법도청 사건에서 나온 X파일은 이학수 삼성 구조조정본부장과 홍석현 중앙일보 사장 사이의 대화록으로 수천만 원의 돈을 검찰 고위직에서 말단까지 전달했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고 특히 이건희 삼성 회장의 지시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X파일이 당시 안전기획부가 불법적으로 녹취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불법 도청에 대해서는 안기부까지 압수수색을 했지만 X파일 내용에 대해서는 사실상 손을 놨다. 황교안 내정자는 당시 기자간담회에서 “삼성 이건희 회장에 대해서는 이름이 거론됐다는 사실만으로 소환할 수 없어 서면조사만 했다”며 “이 회장은 ‘누가 그랬다더라’는 전언 수준으로만 언급돼 있다. 홍석현씨나 이학수씨가 X파일 내용대로 진술했다면 이 회장도 소환했을 수 있겠지만 그런 진술이 없었다”고 말했다.
당시 법무법인 덕수의 변호사로 있던 송호창 의원(무소속)은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 대해 “검찰이 삼성 등에 대해 아무리 범죄 혐의가 없다고 발표하더라도 이를 온전하게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며 “오히려 ‘검찰은 삼성 계열사냐’, ‘삼성으로부터 월급 받느냐’라는 비난만을 불러일으켰다. 이런 비난과 의혹을 만들고도 ‘부끄러움이 없다’고 강변하면 그런 검찰로 인해 국민들이 부끄러워진다. 국민을 부끄럽게 만들지는 말아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검찰은 삼성 관련자 피의자 소환은 물론 출금금지도 하지 않고 서면조사만 진행한 데 반해 제보자와 이를 보도한 기자에 대해서는 모두 기소하는 등 이중잣대라는 비판도 낳았다. 검찰은 삼성이 돈을 준 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정치자금법 개정 전에 일어난 일이고 공소시효가 지났다는 논리를 내세웠다.
결국 중앙일보가 ‘새뚝이는 놀이판의 막을 내리고 새 막의 시작을 알리는 사람으로 희망을 뜻한다’라는 취지의 ‘2005 새뚝이’ 인물로 황 내정자를 선정하는 헤프닝까지 연출했다.
황교안 내정자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건에 대해 철퇴를 가해 공안 정국을 형성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05년 강정구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수사 당시 황 내정자는 구속 수사를 주장했지만 당시 법무부 장관이었던 천정배 전 의원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하는 사태로 번지면서 좌초된 일도 있어 황 내정자가 법무부장관 자리에 오르면 국가보안법 사건에 대해서는 강화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황 내정자는 국가보안법 존치 주장을 책으로까지 펴냈다. 황 내정자는 자신이 쓴 ‘국가보안법’이란 책에서 “국가보안법은 정세변화에 따라 적용의 범위와 기준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국가의 안녕과 사회질서를 위해 통일 이후에도 반드시 필요한 법”이라고 밝혔다.

▲ 황교안 법무부장관 내정자
황 내정자는 지난 1992년 남한조선노동당 사건으로 국가보안법과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민주당 김대중 전 대표 개인비서 이근희씨에게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1990년에도 황 내정자는 해외반한단체와 팩시밀리를 통해 연락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전민련국제협력국장 김현장 피고인에게 국가보안법을 적용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지난 2002년에는 주한 미 상공회의소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한총련 대학생 김씨 등 4명을 구속하기도 했다.
황 내정자는 노동운동을 한 인사에 대해서도 강력한 법 처벌을 단행했다. 황 내정자는 지난 2002년 “노조가 주도한 파업 찬반투표 행위와 도심 집회 등은 국가 또는 지방공무원법에 위배되는 불법 집단행동”이라며 전국공무원노조 부위원장 노모씨 등 간부 8명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고, 같은 해 공무원 집단행동을 주도했다는 혐의로 전국공무원노조 차봉천 위원장을 구속 기소했다.
황 내정자는 민주노동당 의원을 지냈던 단병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에 대해서도 불법 집회와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징역 5년을 구형했다. 이후 황 내정자는 창원지검장으로 발령이 났는데 단병호 전 위원장 딸 정려씨가 창원지검 초임 검사로 임용돼 한솥밥을 먹는 인연을 맺는 사연이 기사화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황 내정자는 자신의 책 ‘집회 시위법 해설’에서 “야간의 옥외 집회 시위는 주간에 비해 질서 유지가 어렵다”며 “부득이하게 야간 집회 시위를 열 경우 사전신고와 더불어 주최자가 질서 유지인을 두는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남기는 등 집회 시위에 부정적인 의견을 남겼다. 헌법재판소는 2009년 9월 야간 옥외 집회 시위를 금지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조항에 대해 ‘옥외 집회를 금지한 기간인 해가 진 뒤부터 해가 뜨기 전까지는 너무 범위가 넓고 가변적이어서 주간에 일을 하는 사람들이 집회를 주최하거나 참가할 수 없도록 해 집회의 자유를 침해한다’로 취지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바 있다.
박근용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국장은 13일 "황 내정자는 강정구 교수 사건에서 공안 사건이라는 이유만으로 인신 구속부터 하는 기존의 공안 검사들의 관행을 답습했다"며 "철저한 수사를 하더라도 수사 과정에서 인권 의식이나 존중과 같은 균형감이 있는 분인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박 국장은 또한 "안기부 불법 도청 사건의 경우도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해야 하는데 재벌에 약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권력에 눈치를 보지 않고 공정한 법 집행을 할 수 있을지도 의문스럽다"고 강조했다
박 국장은 법무부장관의 역할 중 하나로 검찰 개혁이 최대 과제로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황 내정자는 검찰 내부 출신이어서 제 식구 감싸기를 할 가능성이 높고 과거 검찰 개혁과 관련해 어떤 노력도 없었던 분이어서 법무부 장관으로서 적임자인지 청문회 과정에서 심각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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