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4일 목요일

제재만으로 통하지 않는 ‘북핵’ 국제사회 딜레마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13일자 기사 '제재만으로 통하지 않는 ‘북핵’ 국제사회 딜레마'를 퍼왔습니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 12일 미국과 중국은 각자 강도 높은 수준의 성명을 낸 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대북 제재 논의에 들어갔다. 북한의 로켓 발사에 대해 제재를 결의한 지 20일 만에 또 다시 제재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하지만 정작 미·중 등 국제사회를 곤혹스럽게 하는 것은 대북 제재 논의가 일상화할 조짐이 보인다는 점이다. 핵실험은 하는데 해결책은 나오지 않는 ‘핵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2006년 10월 북한의 1차 핵실험 후 국제사회는 제재 강도를 높이며 북한에 핵 개발 포기를 종용했다. 핵실험이나 로켓 발사 때마다 유엔 안보리를 소집해 제재안을 내놓았지만 먹히지 않았다. 최근 두 달 사이만 해도 북한은 로켓 발사와 3차 핵실험으로 응수했다. 제재가 북한의 핵개발을 막는 데 효과적이지 않았다는증거다.

미·중은 ‘한반도 비핵화’를 궁극적 목표로 상정하면서도 북한 핵의 확산 방지를 시급한 과제로 꼽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12일 발표한 성명에서 “(한)반도의 비핵화, 핵확산 방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 유지가 중국의 확고한 입장”이라고 했고, 같은 날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성명은 북한의 3차 핵실험을 지칭하며 “확산 위험을 증대시킨다”고 했다.

북한 핵 딜레마를 가중시키는 것은 ‘협상 후 확산’에서 ‘확산 후 협상’으로 바뀌고 있는 북한의 공격적인 핵 전략이다. 북한은 3차 핵실험 후 숨 돌릴 겨를도 없이 2차, 3차 대응 조치를 연속으로 내놓겠다고 공언했다.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과거에 북한은 협상을 시도하다 안되면 핵실험에 나섰는데, 지금은 실험을 먼저 한 뒤 대화를 하려는 쪽으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2006년, 2009년 핵실험 뒤 유엔 안보리의 강력한 제재 결의 채택에 북한이 반발하기는 했지만 바로 대화 제스처를 보내며 대화가 시작된 것과 비교하면 다른 모습이다.

북한은 11일 노동당 정치국 결정서에서 올해를 ‘전승’(정전협정) 60주년으로 기념하며 정전협정일인 7월27일까지 국방력 강화 조치를 계속 취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제재 논의와 북한의 추가 도발이 맞물리며 한반도의 긴장은 한동안 고조될 수밖에 없다. 누구나 ‘북핵 불용’ 원칙과 ‘새판짜기’ 필요성을 거론하지만 논의는 단기적 대응에 집중돼 있다. 생산적 논의는 북핵 문제가 장기적 과제임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손제민 기자 jeje17@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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