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뷰스앤뉴스(Views&News) 2013-02-13일자 기사 '朴, '앙꼬'를 과연 어떻게 할지 보자"'를 퍼왔습니다.
(뷰스 칼럼) 새정부 출범 불과 열흘 남겨놓고 늑장에 늑장
"앙꼬를 과연 어떻게 할지 보자"
13일 박근혜 당선인의 2차 조각 인선을 접하고 친박 인사가 한 말이다. 앙꼬란 찐빵의 '팥소', 즉 핵심을 가리키는 일본말이다.
새정부 출범까지 고작 열흘 남았는데...
박근혜 당선인이 오는 25일 0시, 새 대통령에 취임하기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열하루다. 그런데 지금까지 나온 인사는 총리 1명, 청와대 실장 2명, 각료 6명이 고작이다.
청와대 핵심인 비서실장과 9명의 수석들은 모두 빠졌다. 경제부총리 등 11명의 각료와 국정원·검찰총장·경찰청장·국세청장 등 세칭 '빅4'도 아직 오리무중이다. 이들을 언제 발표할지도 미지수다. 앞서 발표한 각료 후보들이 변두리라는 의미는 결코 아니나, 정무적 측면에서 보면 핵심부문은 아직 발표되지 않은 게 사실이다. 늑장도 이런 늑장이 없다.
윤창중·이동흡·김용준 등 세칭 '연타석 삼진아웃'으로 박 당선인이 인선에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 가는 일이다. 그래도 너무 하다. 야당은 최대한 협조하겠다는 분위기다. 김용준 낙마에 이른 추가 낙마가 부담스럽기도 하고,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인해 새 정부 발목잡기 여론도 신경 쓰이기 때문이다.
야당의 중진의원은 13일 2차 조각 발표뒤 전화를 걸어 "이런 꽃놀이패 국면에 인사를 이렇게 밖에 못하나"라고 탄식하기도 했다. 그는 "시간도 불과 열흘밖에 안 남았는데 각료, 청와대 모든 인사를 한꺼번에 발표해야 마땅하지 않나"라며 "더욱이 국민들이 북핵 등으로 인해 불안해 하고 있는 마당에 웬만큼만 되면 모두 발표해야지 이게 뭔가, 병아리 오줌 누는 것도 아니고"라고 질타했다.
친박 인사도 "지금까지 발표된 자리를 보면 '코아'는 모두 빠졌다"며 "인사검증의 문제라기보다는 당선인이 아직까지 결정을 못내렸다는 해석이 가능하다"고 유감을 나타냈다.
주원장과 마황후의 실랑이
요즘 케이블 TV에서 몇번씩 되풀이해 방영되는 중화 드라마중에 이라는 대하드라마가 있다. 몇년도판, 몇년도판 해서 2가지가 수시로 방영중이다.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주원장이 명나라 황제가 된 후 논공행상을 놓고 고민하는 대목이다.
주원장은 아무와도 상의하지 않았다. 침실 벽면에 세가지 색깔의 비단을 걸어놓고 밤새도록 수백명을 1등공신, 2등공신, 3등공신으로 분류해 이름을 붙였다 띠었다 하는 장면이 나온다. 유일한 조언자는 부인 마황후. 주원장이 밑바닥 인생때부터 그의 가치를 알고 그를 개국황제 자리까지 오르게 도운 마황후는 현명한 부인이었다.
모든 권력이 그러하듯 주원장도 권좌에 오른 뒤엔 쓴소리를 싫어했다. 때문에 누가 봐도 1등공신인 인물을 '쓴소리 인사'라는 이유로 3등공신 비단에 이름을 붙였다. 그때마다 마황후는 옆에서 강제로 이름표를 떼어내 1등공신 비단 위에 옮겨 붙였다.
주원장이 펄펄 뛰어도 막무가내였다. 주원장은 부인이 잠든 사이에 살그머니 다시 이름표를 3등공신 칸으로 옮겨 붙였고, 잠에서 깨어난 부인은 더욱 펄펄 뛰며 다시 1등공신 칸으로 옮기는 실랑이가 계속된다.
이런 마황후이기에 주원장은 마황후 살아 생전에 대단히 불편해했다. 하지만 마황후가 병들어 죽자 누구보다 서러워하며 자신이 죽을 때까지 황후 자리를 비워뒀다.
'디바이드 앤 룰' 고민중인가
주원장은 싸울 마황후라도 있어 행복했다. 박근혜 당선인은 홀로 고민하는 것 같다.
박 당선인은 나름대로 엄격해보인다. 한때 동생 박지만씨의 육사 동기 37기가 경호실장 등 요직에 중용될 것이란 얘기가 파다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거론된 인사들은 모두 물을 먹었다. 그 덕분에 박지만 동기보다 10기 위의 고령자들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해설도 나돈다. 긍정적 신호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최근 새누리당 안팎에서 "쌍최가 실세다" 등의 얘기가 나돈다. 두명의 최씨를 가리키는 '쌍최'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정가에선 다 안다. 최근 돌아가는 분위기를 보면 좀 과장된 표현이기는 하나 전혀 사실무근도 아닌 것 같다. 박 당선인이 워낙 '배신 트라우마'가 강하다 보니 믿을만한 측근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도 있으나 이건 아니다.
'쓴소리 인사'들도 하마평에서 멀어진지 오래다. 한 친박인사는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집권여당이 참패해 위기에 몰리면 몰라도 총선·대선때 1등 공신인 개혁인사들이 설 땅은 없어 보인다"며 "설날때 박 당선인을 찍은 지지자들을 만나보니 걱정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더라"고 탄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조금 더 지켜보자"고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는 "박 당선인은 아버지처럼 2인자를 두지 않는 스타일이다. 철저히 '디바이드 앤 루울(divide & rule) 스타일"이라며 "아직 핵심적 '앙꼬 인사'를 하지 않았다는 건 좋게 보면 핵심요직의 권력을 철저히 분산시키겠다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고 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시간은 거의 남아있지 않다. 며칠 내로 실체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다. 새정권의 운명은 대통령 취임식때 '취임사'와 대통령 옆에서 설 '각료들의 면면'을 보면 알 수 있는 법이다. 지금까지와 다른 '반전'의 미학을 선사할지, 며칠만 더 지켜보면 알 수 있을 성 싶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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