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1일 금요일

북핵 해결보다 제재에만 초점… 되레 위기 부채질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01일자 기사 '북핵 해결보다 제재에만 초점… 되레 위기 부채질'을 퍼왔습니다.

ㆍMB, 대북 강력대응 지시

북한의 핵실험 예고에 대한 국제사회의 대응이 바빠진 가운데 정부의 대응이 한반도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외교적 노력을 통한 문제 해결보다는 사후 제재에만 초점을 두는 대응으로 국내 여론몰이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31일 청와대에서 외교안보장관회의를 열고 북한이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데 대해 강력한 대응 태세를 갖출 것을 지시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회의 후 청와대 춘추관을 찾아 “북한의 국내 정치적 수요나 상황, 심리상태, 그동안의 패턴 등을 볼 때 핵실험을 할 것으로 보는 게 상식”이라며 “핵실험 시 어떤 조치를 취할지 핵심 우방들 간에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대응방안에 군사적 조치가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어느 것이 조치 내용에 포함되고 어느 것은 빠질지 예단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적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 기술적으로는 틀린 말이 아니더라도 사람들이 해석할 때 스핀을 먹을 것 같다”고도 했다.

핵실험 시 군사적 대응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는 정부 당국자의 이 같은 언급은 한반도 긴장만 고조시킬 부적절한 내용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큰 실수가 된다는 경고를 보낸다”는 의미도 있지만, 군사적 대응을 고려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냉철한 상황 판단보다는 보수층을 향해 강력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려는 의도에 따른 언급이란 평가도 나온다. 

이명박 정부 들어 북한은 독자적으로 장거리 로켓 발사에 성공했고, 이미 한 차례 핵실험을 한 데 이어 추가 핵실험을 예고하고 있다. 역대 어느 정권 때보다 한반도 안보 불안이 심각해진 것이다. 정부는 그럼에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제어할 외교적 수단을 상실한 채 사후 제재만 경고하고 있는 처지다. 청와대 당국자들 언급에서 ‘대화’ ‘타협’이란 단어는 사라지고 ‘강력 대응’ ‘응징’이란 말만 등장하고 있다. 

문제 해결보다는 사후 제재에만 초점을 둔 이 같은 대응은 차기 정권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진행을 어렵게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북한의 핵실험과 오는 3월 있을 한·미 합동 군사훈련인 ‘키리졸브’의 상관관계를 묻자 “(이 대통령 퇴임 일인) 2월25일 이후 상황은 별로 고민을 안 해봤다”고 말했다.

박영환 기자 yhpark@kyunghyang.co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