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7일 목요일

박 ‘만만디 인사’ 스타일… 검증시간 줄여 청문회 통과 노리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3-02-06일자 기사 '박 ‘만만디 인사’ 스타일… 검증시간 줄여 청문회 통과 노리나'를 퍼왔습니다.

ㆍ박 당선인 인사원칙 여권 수뇌부·측근도 몰라ㆍ국정운영 불신 커져… 설 연휴 전 발표 전망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사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김용준 전 국무총리 지명자 낙마 이후 일주일이 넘도록 후임 총리 후보를 발표하지 않고 있다. 내각과 청와대 인선도 줄줄이 미뤄지고 있다. 심지어 인사가 무엇에 중점을 두고 있는지, 언제쯤 이뤄질지에 대한 설명조차 없다. 장기화하고 있는 ‘깜깜이’ 인사 스타일이 정치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 당선인은 6일 당초 예상됐던 총리 후보 등 내각과 청와대 인선안을 발표하지 않았다. 박근혜 정부 출범(25일)을 19일 남겨두고, 새 정부의 주축이 될 총리와 장관 후보가 단 한 명도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구체적 인선 발표는 고사하고, 새 정부 조각(組閣)이 어떤 콘셉트와 방향으로 진행될지조차 보여주지 않고 있다. 새 정부의 정상적인 출범에 대한 기대감은 멀어지고, ‘인사의 덫’에 걸려 비틀거리는 모습만 부각되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6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박 당선인은 서울 효창동 백범기념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 참석해서도 인선에 대해선 함구했다. 박 당선인은 오히려 “개인의 인격을 과도하게 상처내지 않아야 한다”며 인사청문회의 문제점만 재론했다.

새누리당과 인수위 주변에선 “인사 문제는 박 당선인 아니면 아무도 모른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여권 수뇌부와 박 당선인 측근들도 인사 내용을 모른다는 것이다. 

인선이 계속 늦춰지는 것을 두고 박 당선인이 여전히 ‘나홀로’ ‘깜깜이’ 인사 스타일을 고수하기 때문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김 전 지명자 낙마 이후 이 같은 인사 스타일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면서 변화가 예상됐지만 오히려 더 심해졌다. “이번만은 흠집 없는 최선의 카드를 찾겠다”는 자세가 늑장 인선으로도 귀결되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인사 스타일 때문에 인선이 더 난관에 빠질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은 “나홀로 권력을 독점하다보니 힘이 버거운 것”이라며 “인력풀을 넓히고 시스템을 이용하는 일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보로 거론됐던 일부 인사가 사전검증에서 결격사유가 드러나 후보군에서 배제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만만디’ ‘깜깜이’ 인사 스타일은 권위적 리더십에 기대고 있는 것이고, 정치의 예측 가능성을 저해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인사가 차기 정부의 방향을 보여주고 새 정부의 비정상적 출범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인선 콘셉트와 방향, 단행 시점이라도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인사가 ‘깜깜이’로 이뤄지다보니 인사원칙이 뭔지 알 수 없다는 얘기도 나온다. 인선이 미뤄지면서 박근혜 정부의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 불신이 커질 수도 있다. 이 소장은 “박 당선인이 인사청문회가 잘못됐다고 비판하는 것은 핑계”라며 “인사를 커뮤니케이션(소통) 행위로 봐야지, 임명권자의 권한행사로만 생각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박 당선인 측에서 초기 검증을 피하기 위해 인선을 늦추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내놓고 있다. 여권 관계자는 “시간 끌기를 하는 것은 검증시간을 줄이겠다는 것”이라며 “(하지만) 막판에 (인선) 물량을 쏟아냈는데 다수가 불량품이면 망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원칙과 절차를 중시하는 박 당선인이 인선을 마냥 미룰 수는 없는 만큼 설 전 인선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설 연휴 직전인 8일 인선을 발표할 경우 언론검증을 최대한 비켜가려는 ‘꼼수’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는 만큼 7일 발표가 유력하다는 관측들이 나온다.

김진우·강병한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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