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2월 22일 금요일

[사설] 빈말에 그친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 공약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3-02-21일자 기사 '[사설] 빈말에 그친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 공약'을 퍼왔습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기초연금을 국민연금 가입 여부와 가입기간에 따라 차등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65살 이상 모든 어르신께 다달이 20만원의 기초연금을 드리겠다던 약속은 빈말이 되고 말았다. 인수위는 또 4대 중증질환 진료비를 전액 급여화하겠다는 공약과 달리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을 제외했다.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 관련 공약은 복지국가를 만들겠다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공약이다. 인수위 방안은 약속 실천을 기대했던 국민에게 배신감을 안겨줄 뿐 아니라 복지 수준을 한 차원 높여야 할 시대적 요구에도 많이 뒤떨어지는 것이다.인수위 안을 보면, 기초연금 20만원 지급 대상자는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재산소득 하위 70% 노인들로 한정된다. 전체 노인 약 600만명의 절반가량인 300여만명에게만 해당한다고 한다. 재산소득 하위 70%에 속하지만 국민연금에 가입한 노인 101만명에게는 가입기간에 따라 14만~20만원을 차등지급하겠다고 한다. 국민연금을 몇 푼 받으니 기초연금 일부를 떼겠다는 것이다. 상위 30% 노인은 국민연금에 가입한 경우 4만~10만원, 미가입 노인은 약 4만을 지급하겠다고 한다.이는 국민연금에 가입한 저소득층에 크게 불리한 제도로 감액의 근거가 뚜렷하지 않아 형평성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소득이 비슷한 이웃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은 덕에 기초연금 20만원을 다 받는데, 빠듯한 살림을 쪼개 국민연금을 성실히 납부한 사람은 기초연금을 다 못 받게 된다면 납득이 되겠는가. 국민연금 가입자들이 반발하는 것은 당연하며 저소득층은 국민연금에 가입하지 않아야 기초연금 20만원을 받을 수 있으니 탈퇴로 이어질 우려마저 있다.우리나라 노인빈곤율은 45%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13.5%)의 3배에 이른다. 국민연금 급여액도 낮은 상태에서 여러 조건을 대면서 차등지급하는 건 기초연금의 취지에 어긋난다. 현재 국민연금과 기초노령연금 소요재원(13조원)은 국내총생산의 1% 수준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치(7~8%)에 비해 너무 낮다. 정치적 결단으로 복지 수준을 높여야지 기존 재정의 틀 안에서 끌어다 맞추는 식으로 접근하는 것부터가 잘못됐다.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을 국가가 부담하도록 하겠다는 공약도 직접적인 치료비만 포함되고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는 쏙 빠졌다. 의료비 부담의 가장 큰 원인인 이들 3대 비급여의 급여화를 포기함으로써 의료 복지로 가는 최소한의 발판마저 사실상 사라졌다. 기초연금과 4대 중증질환 공약 파기는 새 정부에 큰 짐이 될 것이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