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7일 월요일

[사설]윤창중의 ‘야당 비판’은 박 당선인 뜻인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3-01-06일자 기사 '[사설]윤창중의 ‘야당 비판’은 박 당선인 뜻인가'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의 윤창중 대변인이 엊그제 인수위원 인선과 관련한 민주통합당의 비판을 두고 ‘반대만을 위한 반대’라고 공박했다. 윤 대변인은 “박 당선인이 인선에서 국민대통합 의지를 기본 철학으로 삼아 세심한 고려를 했다”며 “(이를 반대하는 것은) 박 당선인의 진심을 왜곡하는 것으로 유감”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은 야당의 견제 기능마저 이해하지 못하는 처사로 “야당에 대한 도발”이라며 윤 대변인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윤 대변인의 발언은 그릇된 대야관의 투영이라고 본다. 재론할 필요도 없지만 야당의 주된 역할은 견제이고, 그 견제를 통해 여당의 독주를 바로잡는 게 정당정치의 원리다. 이 과정에서 권력 비판은 기본이다. ‘반대만을 위한 반대’는 분명 문제지만 그 판단은 국민의 몫이다. 이번 인선처럼 비판받을 만한 구석이 있다면 얘기는 180도 달라진다. 정무분과위 간사를 맡은 박효종 서울대 교수를 예로 들자면 5·16을 ‘혁명’으로 표현하고, 유신을 찬양하는 한국 근현대사 편찬을 주도한 뉴라이트 계열 ‘교과서포럼’의 공동 대표다. 박 당선인조차 선거운동 기간 동안 5·16에 대해 사과한 바 있다. 야당의 비판은 정당하고, 새겨들을 만한 것이다. 윤 대변인은 야당 후보 지지를 천명한 일부 정치인을 ‘정치적 창녀’로 매도하고, 안철수씨를 ‘더러운 안철수’라고 몰아세우는 등 극언을 서슴지 않은 인사다. 야당 비판도 그런 맥락에서 나왔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절차 또한 내용 못지않게 잘못됐다. 윤 대변인은 신문이 나오지 않은 토요일 오후 4시 마치 긴급 기자회견을 하듯 야당을 비판했다. 인수위 인선을 발표한 전날에는 언론의 빗발치는 배경 설명 요구에도 일언반구하지 않았던 그가 아닌가. 국민이나 언론이 듣고 싶은 말은 피하고, 그들이 하고 싶은 말만 늘어놓으면서 ‘100% 국민대통합’을 얘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잖아도 박 당선인이 인수위원장을 발표한 1차 인선 때부터 ‘깜깜이 인사’라는 지적을 받아오던 터이다. 인사는 당선인의 권한이지만 국민들로부터 위임받은 것이다. 마음대로 주물러도 되는 신성 불가침의 영역은 아니다. 제대로 된 설명도 없이 일방적으로 발표를 하고, 이에 대한 비판마저 수용하지 못한다면 결코 민주적 리더십의 모습이라고 할 수는 없다.

박 당선인 측은 인수위 때부터 야당 세력을 포함한 ‘국가지도자 연석회의’를 운영하겠다는 입장이다. 박 당선인의 대선 승리 직후 일성이 ‘100% 대한민국’이고, 지지를 보내지 않은 48%를 껴안는 ‘대탕평’이었다는 점에서 박수를 보낼 만한 일이다. 그러나 그 같은 구상은 야당과의 신뢰 구축 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런 마당에 인수위 대변인이라는 이가 야당의 존재는 안중에도 두지 않는 모습을 보이는 건 곤란하다. 그것은 박 당선인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박 당선인이 이를 모를 리 만무하다. 묻지 않을 수 없다. 윤 대변인의 ‘야당 비판’은 박 당선인의 복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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