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5일 화요일

‘불통’ 브리핑 인수위, 이젠 대놓고 “모릅니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3-01-14일자 기사 '‘불통’ 브리핑 인수위, 이젠 대놓고 “모릅니다”'를 퍼왔습니다.

ㆍ인수위원 사퇴에 “일신상 사유”

‘밀봉’에서 ‘깜깜이’ ‘불통’을 넘어 ‘맹탕’ 브리핑까지…. 14일로 활동 시작 8일째를 맞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온갖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13일에는 최대석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의 돌연 사퇴까지 벌어지면서 ‘조용한 인수위’는 물건너가고 있어,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수위는 지난 6일 출범 때부터 ‘낮은 자세’를 강조했다. 5년 전 이명박 인수위의 ‘점령군 행세’를 반면교사로 삼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인수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고 있다”고까지 했다. 하지만 정작 ‘낮은 자세’만 있고, ‘내용’은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설익은 정책을 남발해서는 안된다”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의중에 맞춰 ‘철통 보안’을 과잉 적용하다보니 국민의 알 권리까지 과도하게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구체적인 회의 내용을 “영양가가 없다”(윤 대변인)며 공개하지 않던 인수위는 지난 11일 “불필요한 정책적 혼선이 야기된다”는 이유로 부처 업무보고 브리핑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과도한 비밀주의가 오히려 불필요한 혼선과 국민 불신을 가져올 수 있다”는 비판 등이 제기되자 비공개 입장을 이틀 만에 번복해 진영 인수위 부위원장이 각 부처 업무보고 내용을 브리핑했다. 하지만 부처 추진 정책이나 공약 이행 계획 등만 간단히 설명할 뿐 공약 재원 마련 방안, 예산 절감 계획, 불합리한 제도 및 관행 개선 등 민감사항에 대해선 일절 언급이 없었다. 

‘철통 보안’을 강조하다보니 정작 국민적 관심사인 새 정부의 국정방향은 뒷전이고, 언론 창구인 윤 대변인이나 인수위원들의 기행에 가까운 행태만 부각되고 있다. 윤 대변인은 “제가 인수위 단독 기자” “기사가 영양가가 있고 없고도 대변인이 판단할 수 있다” 등 부적절한 발언으로 논란만 키웠다. 

정치권 일각에선 이명박 인수위가 이경숙 위원장의 ‘아륀지(오렌지) 발언’ 논란에 삐걱댔던 것처럼 이번 인수위가 ‘깜깜이’ ‘불통’ 프레임(틀)에 갇힐 경우 초기 국정운영에 적지 않은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여기에 역대 인수위에서 사실상 초유인 최 전 위원의 인수위원 낙마에 대해 인수위가 “일신상의 이유”라고만 할 뿐 ‘모르쇠’로 일관하는 상황은 인수위에 뭔가 문제가 있다는 인식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는 시선도 있다.

김진우 기자 jw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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