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17일 목요일

당선 한 달만에 출구전략 '솔솔'…복지空約되나?


이글은 노컷뉴스 2013-01-17일자 기사 '당선 한 달만에 출구전략 '솔솔'…복지空約되나?'를 퍼왔습니다.
'박 당선인, 복지공약의 포로' 전망도 나와소득세나 법인세 세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 대두

 

대선 한 달 만에 박근혜 당선인의 복지공약 재원 문제가 정치권의 최대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박 당선인이 상당한 수준의 복지공약을 내걸고 당선됐지만 막상 공약을 이행하려고 보니 당초 추정치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필요한 반면 기대했던 만큼 돈은 들어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에 심각한 균열이 생길 것이 '예상'을 넘어 '확실시' 되면서 원칙과 신뢰를 중시하는 박 당선인이 임기 초반부터 직면하게 될 난관을 어떻게 돌파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전 내세운 한반도대운하(집권뒤 4대강사업으로 변경) 공약과 정부부처 세종시 이전 공약 백지화 문제로 집권기간 내내 발목을 잡혔듯이 박 당선인도 복지공약의 포로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박 당선인은 대선전에 공약 이행을 위해 5년동안 131조원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큰 돈이 들어가는 부분은 대부분 복지공약에서다. 

하지만 최근 인수위 업무보고 과정에서 당초 계산보다 훨씬 많은 돈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박 당선인과 새누리당을 곤혹스럽게 하고 있다. 

박 당선인은 국가 연구개발(R&D) 비중을 국내총생산(GDP) 대비 5% 수준으로 끌어 올리겠다며 추가로 1조원 정도의 예산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 봤지만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6조~8조원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인수위에 보고했다. 한 공약에서만 5조~6조원의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다.

기초노령연금을 기초연금화해서 모든 노인에게 매월 20만원씩 지급하겠다는 공약에 들어가는 예산도 4년간 14조 6천억원으로 계산했지만 노령화 가속 등으로 내년에만 9조 7천억원, 2017년까지 44조 5천억원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 직전 3차 텔레비젼 토론회에서 4대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보장에 매년 1조 5천억원만 있으면 된다고 말했지만 간병비와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비 등을 포함시키면 훨씬 더 많은 돈이 들어갈 수 밖에 없다.

보건사회연구원 최병호 원장은 16일 열린 토론회에서 새 정부의 보건복지분야 공약을 이행하려면 내년부터 2017년까지 105조 5천억원이 더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다.

박 당선인이 복지공약 이행을 위해서는 대선전에 제시했던 재정추계 131조원의 두 배에 육박하는 예산이 더 있어야 하지만 세출구조조정이나 각종 비과세감면 축소.폐지 등을 통해서는 당초 마련하겠다고 한 134조 5천억원을 마련하는 것조차 요원하다. 

예를 들어 박 당선인은 금융소득종합세 강화로 매년 6천억원을 마련하겠다고 공약집에서 밝혔다. 하지만 연말 예산국회때 금융소득종합세 기준을 4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낮췄음에도 세수는 3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행정 개혁을 통해 매년 2조원을 마련하는 등 세출절감을 통해 81조 5천억원, 세입증가를 통해 53조원을 조달하겠다는 청사진도 제시했지만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잡았다는 지적이 많다. 

일례로 지하경제 양성화로 매년 1조 6천억원의 세수 증대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지만 실현 가능성이 낮고. 세무조사 강화 등은 서민과 자영업자들의 조세저항을 불러올 수 있다. 

보사연 최병호 원장은 부가가치세 세율 조정과 담배.주류부담금 인상 등을 통해 사회보장세를 신설할 필요성을 제기하기도 했지만 간접세 인상은 서민과 중산층의 반발을 불러올 게 뻔하다.

인수위나 새누리당에서는 대선 공약 추진을 위한 재원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려워 실현이 불가능하다면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윤창중 인수위 대변인은 16일 브리핑에서 "개별 공약들의 수준이 서로 다른지, 중복되지 않는지, 지나치게 포괄적인지 않은 지에 대해 분석하고 진단할 것"이라며 무리한 공약을 재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심재철 최고위원에 이어 정몽준 전 대표도 "공약에 너무 얽매이지 말고 우선 순위를 정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시작도 안해보고 손들어 버리면 빌 공(空)자 공약이었다는 비난을 면키 어렵다. 이 때문에 나성린 정책위 부의장은 CBS와의 통화에서 "처음부터 안된다고 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박 당선인이 공약을 지키기 위한 방법이다. (부자)증세, 적자예산 편성, 국채발행 등이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세금도 올리지 않고 재정건전성도 유지하겠다고 약속해 쉽지 않다. 

복지공약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당초 예상보다 훨씬 많고, 자신했던 재원마련 대책은 부실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박 당선인이 대통령 임기 내내 복지공약에 발목 잡힐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 홍종학 의원(민주정책연구원 상근부원장)은 "박 당선인의 문제는 스스로 손발을 묶어 버린데 있다"고 말했다. 세금을 늘리지 않겠다는 약속을 가리키는 말이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도 "이명박 정부 5년 동안의 부자감세로 줄어든 세수가 92조원에 이른다"며 "부자 증세가 아닌 부자 감세 철회만으로도 복지공약 이행에 필요한 연간 재원 27조원의 상당 부분을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도 소득세나 법인세 세율 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새누리당의 한 재선 의원은 "정부지출에 대한 구조조정, 비과세 감면 등의 노력을 최대한 하되 그래도 안될 경우 국민대타협을 통해서 증세를 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CBS 안성용 기자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