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시사IN 2013-01-01일자 기사 '댓글 없다? 어이 없다!'를 퍼왔습니다.
12월16일, 마지막 텔레비전 토론이 끝났다. 일요일 밤이 다 저물었지만 텔레비전도, 트위터도, 페이스북도 들썩였다. 문재인이 잘했다, 박근혜가 잘했다, 근거를 대고 명분을 만들어 진영을 단속하고 상대를 공격 내지 설득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때 텔레비전에, SNS에, 인터넷에 속보가 떴다. “댓글 없다.”
국정원 선거개입 의혹 사건을 둘러싼 진위가 대선 전에는 가려지기 어려울 것이라 했다. 그래서인지 마지막 텔레비전 토론에서 이 문제로 맞붙은 두 후보는 팽팽히 맞섰다. 팽팽함은 토론 후 두 진영 사이에서도 유지되는가 싶었다. 그러나 오래가지 않았다. 국정원 여직원이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올리는 짓을 했는지 노트북과 PC를 조사해온 경찰이 느닷없이, 그야말로 느닷없이 일요일 밤 11시에 보도자료를 뿌렸다. “댓글 없다.”

국정원 여직원 수사결과 발표, 걷히지 않는 의혹 【서울=뉴시스】박상훈 기자 = 이광석 수서경찰서장이 17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개포동 수서경찰서에서 국정원 여직원의 불법 선거개입 의혹에 대한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hyalinee@newsis.com
문재인 후보 쪽에는 악재요, 박근혜 후보 쪽은 쾌재를 부를 일이었다. 텔레비전 토론 직후에 나온 경찰 발표이니 박근혜 후보를 몰아세운 문재인 후보가 얼마나 ‘뻘쭘해질’ 상황인가. D-1, 조·중·동은 역시, 일제히 민주당과 문재인 후보를 공격하는 사설을 실었다. 조선은 깨끗이 사과하라 했고, 중앙은 공세를 멈추라 했고, 동아는 딴말 하지 말라 했다.
그런데 여기서 반드시 짚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다. 경찰의 일요일 심야 발표와 조·중·동의 화요일 조간 사설 사이에 두 번의 경찰 발표가 더 있었다. 먼저 사건을 맡은 수서경찰서 서장이 이렇게 말했다. “하드만 봤다. 서버 로그기록 본다면 댓글 찾을 가능성이 전혀 없지는 않다.” 경찰청 차장도 “강제수사 요건이 안 돼 포털 서버에 접근 못했다”라고 했다. ‘댓글은 하드가 아니라 서버에 있다’는데 하드만 보고 댓글이 없다고 발표한 경찰, 이 쉬운 모순에 눈 감고 진위 판명이 끝난 듯 야당 후보를 공격한 조·중·동. 댓글이 아니라 어이가 없다.
노종면 (YTN 해직기자, 트위터 @nodolb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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