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 2일 수요일

선거철 덩달아 뛴 기독교


이글은 뉴스앤조이(NEWSNJOY) 2012-12-31일자 기사 '선거철 덩달아 뛴 기독교'를 퍼왔습니다.
[2012년 교계 이슈 정리 12] 대선과 총선 판 흔든 굿판·신천지·십알단·김용민

(뉴스앤조이)가 2012년 한국교회 이슈들을 정리했습니다. 감리교 세습 방지법 통과,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예장합동)의 총회 파행 사태, 이단 문제, 분쟁 중인 교회 등 한국 교계에서 일어난 일들을 돌아봤습니다. - 편집자 주

▲ 2012년 총선과 대선을 거치며 기독교계 이슈들은 곧 사회적인 관심을 받으며 선거 정국을 흔들어 놓았다. 사진은 지난 11월 14일 열린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한 문재인·박근혜 후보. ⓒ뉴스앤조이 엄태현

2012년 '국회의원 총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거치며 기독교계 이슈들은 곧 사회적인 관심을 받으며 선거 정국을 흔들어놓았다. 12.19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에 대해 억대 굿판, 신천지 연루, 십알단(십자군 알바단) 불법 선거운동 등의 의혹이 불거졌다. 수많은 의혹에도 박 후보는 최종 득표율 51.6%를 얻어 48%를 얻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누르고 제18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4.11 총선에서 '종북 좌파' 척결을 표방했던 기독자유민주당의 비례대표 당선은 실패했고, 한국교회의 부패를 비판한 김용민 피디(나는 꼼수다)의 발언은 막말 논란으로 왜곡 보도되면서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후보로 나선 김 피디는 낙마하였다. 정권 교체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표심은 새누리당으로 쏠려 여당이 총 300석 중 152석의 과반수 의석을 차지했다.

유독 부정적 의혹 많았던 박근혜 후보

박근혜 후보는 대선 막바지에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을 우상화하는 탄신제와 정수장학회 문제 해결을 위해 1억대 굿을 했다는 의혹, 신천지 행사에 박 후보 측 인사가 참여한 일이 드러나 비판을 받았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는 정치적 중립을 지킨다고 했지만, 기자회견을 새누리당사에서 하는 등 편향적인 자세를 취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친일 행각이 문제가 되자, 조용기 목사는 "조상의 과거는 묻지 말라"는 설교로 박근혜 후보를 두둔했다. 윤정훈 목사는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국정홍보대책위원회 총괄팀장 겸 SNS 미디어본부장을 맡아 활동하면서 SNS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선거관리위원회에 고발까지 당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에 대해서는 복음주의 기독인들과 2012생명평화기독교행동이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를 이룰 것을 촉구하는 선언을 했다.

▲ 지난 11월 14일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제에서 참석자들이 박 전 대통령을 '반신반인'으로 추앙하고, 박근혜 후보의 당선을 기원해 논란을 빚었다. 사진은 박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영정 앞에서 절하고 있는 참배객들. ('뉴스타파' 34회 방송 갈무리)

박 후보의 억대 굿판 의혹은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나꼼수)가 원정 스님(원정맥연구소)의 주장을 12월 11일 방송하면서 확산됐다. 원정 스님이 박 후보가 정수장학회 문제 해결을 위해 1억 5000만 원짜리 굿판을 벌인 것을 초연 스님에게 들었다는 내용이다. 굿에 거액을 투자한 것보다 굿을 벌였다는 것 자체가 보수 기독교인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지난 11월 14일 열린 박정희 전 대통령 탄신제에서 참석자들이 박 대통령을 '반신반인'으로 추앙하고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당선을 기원한 것도 기독교인들을 자극하는 뉴스였다. 새누리당도 원정 스님과 나꼼수 팀을 허위 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하고, 보수 기독교의 민심을 잡으려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다. 이에 나꼼수는 초연 스님이 굿한 것을 사실상 시인한 녹취록을 12월 16일 방송에서 공개해 새누리당의 고발을 무색하게 했다.

 
▲ 이경재 새누리당 기독교 대책 본부장이 2004년 9월 신천지 전국체전에 참석하여 축사하는 모습. (<교회와신앙> 동영상 갈무리)

개신교계 학자와 목회자들은 대부분 억대 굿판 의혹과 박정희 탄신제에 대해 비판하는 입장을 보였다. 이만열 명예교수(숙명여대 한국사학과·서울중앙교회 장로)는 "지도자로서 자기 목적을 성취하기 위해 거액을 들여 (굿으로) 기원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국교회연합 대표회장 김요셉 목사는 "개인적으로 대통령이 되고자 나온 사람이 굿판에 엎드려 절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정의평화국장 이훈삼 목사는 "역사를 바로 세우고 유신을 청산해야 하는데 박정희·육영수를 숭모한다는 것은 기독교 신앙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재영 교수(실천신대 종교사회학)는 "어떤 대통령이라도 왕처럼 여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신천지와 정치권의 연루 문제도 불거졌다. 새누리당 기독교 대책 본부장인 이경재 전 의원이 2004년 9월 18일 '제4회 신천지 전국체전'에 참석해 3만여 명의 신천지 신도들 앞에서 축사했다. 논란이 되자 이 본부장은 "당에서 행사에 가 보라고 하니까 간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했지만, 그가 국가조찬기도회와 새누리당 기독인회 모임 등을 주도했던 기독 정치인이자 장로였다는 점 때문에 논란은 식지 않았다. 신천지 수석장로 황길중 씨가 새누리당 내에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황 씨는 "새누리당 상임고문으로 있으면서 박근혜 후보 캠프 행정자치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고, 실제로는 지난 11월 24일 국민행복종교본부 자문위원으로 임명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황 씨는 이번 대선에서 신천지의 조직적인 개입은 부인했다. 하지만 그는 "지난 17대에서는 신천지 신도들을 당원으로 등록시키고 동원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관련 기사 : 신천지의 정치 개입은 이미 오래전)

▲ 윤정훈 목사가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에게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알바단을 운영한 현장이 지난 12월 13일 적발됐다. (tvN '백지연의 끝장토론' 영상 갈무리)

또한 대선에 임박해서 십알단 불법 선거운동 의혹도 터졌다. 십알단을 이끄는 사람으로 의심받아 온 윤정훈 목사가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 12월 13일 적발됐다. 윤 목사는 신고하지 않은 선거운동 사무실에서 직원 7명과 함께 박 후보에게는 유리하고 문재인 후보에게는 불리한 글을 올려 SNS 여론을 조작한 혐의를 받았고, 방송사 기자와 함께 현장을 급습한 선관위에 덜미를 잡혔다. 나꼼수가 공개한 녹취에 의하면 윤 목사가 "박근혜 수석보좌관이 찾아와 '박근혜가 크리스천은 아니지만 그나마 기독교를 보호해 줄 수 있는 사람 아니냐'며 도와 달라고 해서 도와주기로 했다"고 활동 배경을 밝혔고, SNS 조직에 "기독교 조직이 있다"고 말했다. 기독교가 정치권과 결탁해 여론을 조작한다는 십알단 의혹이 윤 목사의 발언을 통해 사실로 확인됐다.

개신교계, 여당 대선 후보 지지나 야권 단일화 촉구로 갈려

대선에서 교계는 여당 후보를 지지하거나, 야권 후보 단일화를 촉구하는 입장으로 나뉘었다. 일부 보수 개신교 단체와 목회자들이 박 후보를 지지했다. 한기총은 지난 9월 10일 박 후보가 한기총을 방문했을 때 홍재철 대표회장이 박 후보에게 "여기에서 확보할 수 있는 표가 300만 표"라고 말하며 박 후보 지원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서경석 목사(선진화시민행동 상임대표)는 '종북 좌파 척결'을 목표로 하는 단체인 시민행동을 통해 박 후보를 지원할 의사를 밝힌 적이 있고, 변승우 목사(큰믿음교회)와 김홍도 목사(금란교회 원로)는 12월 16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간접적으로 박 후보를 지지했다.
복음주의 기독인들, 2012생명평화기독교행동 목회자들은 야권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다. 복음주의 기독인들 300명은 18대 대선에 인애·공평·정직의 정치를 추진할 대통령이 선출되기를 바란다며, 정권 교체가 만능은 아니지만 새 역사의 희망이기에 야권 후보 단일화 실현을 요구한다고 11월 16일 밝혔다. (관련 기사 :복음주의자들,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촉구) 2012생명평화기독교행동 목회자 1000명도 문재인·안철수 후보의 대선 승리와 정권 교체를 위한 단일화를 촉구하는 선언을 11월 21일 발표했다. 두 후보는 단일화를 성사하지는 못했지만, 안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한 뒤 문 후보 지지 유세에 나섰다.

총선 당선 실패한 기독당, 김용민 피디 막말 논란 등 화제

▲ 김용민 피디는 4.11 총선에서막말 논란으로 곤혹을 겪었다. 김 피디의 발언은 금권 선거를 하거나 교회를 세습하는 일부 대형 교회를 향한 것이었다. (뉴스앤조이 자료 사진)

대선 이전에 치러진 4.11 총선에서는 김용민 피디 막말 논란, 기독자유민주당(기독당) 선거 참여 등이 이슈가 됐다. 김용민 피디는 지난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국회의원 서울 노원갑 후보로 나왔는데, 막말 논란 때문에 곤혹을 치렀다. 목사 아들인 김 피디는 2004년 한 인터넷 방송에서 말한 '여성 비하, 노인 폄하' 발언이 확산되자 4월 4일 공개 사과했다. 이어 (조선일보)·(동아일보) 등은 '국민일보파업대부흥회'에서 김 피디가 조용기 목사 일가를 비판한 내용으로 발언한 것을 공개해 여성·노인에 이어 종교도 모독한다며 논란을 부추겼다. 김 후보의 발언은 금권 선거를 하거나 교회를 세습하는 일부 대형 교회를 향한 것이었다. 하지만 홍재철 한기총 대표회장, 김성광 목사, 수원명성교회 등은 김 피디를 비난했다.
교계 안팎의 보수 진영이 김 피디에게 집중포화를 퍼부은 것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조국 서울대 교수와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은 보수 언론이 김 피디의 발언 기사를 키우는 것은 당시 정부의 민간인 사찰 사건을 묻으려는 공작이라고 지적했다. 지강유철 양화진문화원 선임연구원은 "일부 문제 많은 한국교회에 대한 김 후보의 비판을 (조선일보)는 마치 그가 하나님께 신성모독의 죄를 저지른 것처럼 호들갑을 떨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이는 중대한 사실 왜곡일 뿐 아니라 교인들이 한국교회에 대한 비판과 하나님에 대한 비판조차 구분하지 못하리라는 것을 전제로 대다수 양심적인 크리스천을 무시하고 바보 취급한 것"이라고 했다.
종북 좌파 척결을 표방했던 기독당은 2011년 9월 20일 출범해 기독사랑실천당과 지난 3월 15일 합당한 뒤 비례대표 후보 8명과 지역구 후보 3명을 등록하고 선거 활동을 했다. 기독당은 총선 당일 비례대표 의석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 3%에 못 미친 1.2%(25만 7164표)의 지지를 받았다. 결국 비례대표 의석을 얻을 수 없었고, 득표율이 정당 등록 취소 요건인 2%에 미치지 못해 등록이 취소됐다. 한편 기독당 고문 전광훈 목사(사랑제일교회)는 지난 1월부터 경북과 부산 등지에서 가진 3차례 집회에서 기독당의 지지를 호소하고 참석자들에게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지난 3월 6일 검찰에 고발되기도 했다.

▲ 기독당은 총선 당일 비례대표 의석에 필요한 최소 득표율 3%에 못 미친 1.2%의 지지를 받아 의석을 얻지 못했다. 사진은 기독당이 4.11 총선 투표 후 태블릿 PC로 개표 현황을 지켜보는 모습. ⓒ뉴스앤조이 구권효

임안섭 (lifeharm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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