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2-12-13일자 기사 '"MBC,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하는 듯한 방송"이라고 보도한다면'을 퍼왔습니다.
[기자수첩]“단정하지 않았다”는 MBC 조문기에게
“의혹을 의혹으로 보도했다”“단정해 보도하지 않았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출석한 조문기 정치부 국회반장의 항변성 발언이다. 12일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에는 MBC (뉴스데스크)0 정수장학회 관련 보도 11건과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의 막말 보도 3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발언 보도 1건에 대한 MBC의 의견진술이 진행됐다. 각각의 보도 내용은 다르지만 3가지 사안 모두 공교롭게 “듯 하다”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MBC 정치부 조문기 국회반장은 ‘의혹을 의혹으로 다뤘고, 단정해 보도하지 않았으니 문제되지 않는다’는 논리다.

▲ 10월 13일자 MBC '뉴스데스크' 보도 캡처
(한겨레) 정수장학회 도청 의혹 관련 보도는 ‘의혹’으로 보도했으니 문제될 게 없고, 신경민 막말 보도와 관련해서도 “출신지역과 지방대학 출신임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도 있었다”고 보도했다는 것이다. 또, 노무현 전 대통령의 NLL 포기 보도와 관련해서도 "노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곳곳에 남겨진 자료에서 확인된다고 보도했다"며 단정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날 조문기 국회반장은 ‘(한겨레)가 도청을 했다는 확증이 있냐’는 물음에 “녹취록에는 최필립 이사장과 이진숙 기획홍보본부장 등 회사 관계자 3명의 대화가 세밀한 부분까지 다 나와 있다”면서 “이번 주부터 수사가 시작될 것으로 (도청 여부는)검찰이 밝힐 일”이라고 답했다. 또, “의혹을 의혹으로 보도했다”며 할 도리를 다했다고 강조했다.

▲ 10월 13일자 신경민 의원 막말 MBC 뉴스데스크 보도 캡처
이날 방통심의위 방송심의소위원회에서는 신경민 의원의 국감장에서의 발언이 ‘출신지역과 지방대학 출신을 비하한 것인지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다.
장낙인 심의위원은 “신경민 의원은 지방대 나온 동료 의원과 말하고 있었다. 그 같은 상황에서 출신지역과 지방대 출신에 대한 비하발언을 할 수 있었겠느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하라”며 MBC가 ‘비하발언’이라고 몰아간 것은 잘못됐다고 비판했다. 그는 “마산고와 경북대 나왔다는 발언만으로 그 말이 출신지역과 지방대 출신에 대한 비하였다고 말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NLL 포기 발언 보도에 대해서도 MBC는 같은 논리를 내세웠다.
조문기 국회반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포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자료 곳곳에서 나타난다”며 “노 전 대통령이 (NLL을)포기했다고 단정해서 보도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MBC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을 마치고 돌아와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고 한 발언을 NLL을 포기한 듯한 발언이라고 연결해 보도했다.
이에 대해 김택곤 상임위원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이 ‘NLL은 영토선이 아니다’라고 한 발언은 NLL을 포기한다는 게 아니라 헌법상 한반도가 우리 영토이기 때문에 영토 안에 줄을 그어놓고 영토선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는 의미였다”며 “2007년 노 전 대통령이 그렇게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MBC가 당시 사례를 들어 NLL을 포기한 듯한 발언이라고 보도한 것은 명백한 오보”라고 지적했다.

▲ MBC '뉴스데스크'는 신경민 의원 막말 보도에서 지방대 출신 비하 하는 '듯한', NLL에 대해서도 노무현 전 대통령이 포기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김재철과 J씨는 사랑한 사이인 듯한 관계”라고 보도한다면
이날 MBC 조문기 국회반장은 시종일관 3건의 보도에 대해 의혹을 의혹으로 다루고, 단정하지 않는 ‘~듯 하다’고 보도했기 때문에 문제될 게 없다는 논리를 폈다. 진실보도라는 주장도 덧붙였다.
그의 논리대로 MBC 김재철 사장과 구설수에 오른 무용가 J씨를 “사랑하는 사이인 듯한 관계”라고 보도한다면 MBC가 어떻게 대응할 지 궁금해진다. 또 불공정 대선보도를 자행하는 것으로 거론되는 듯한 MBC를 “박근혜 캠프에서 활동하는 듯한 방송사”고 보도한다면 MBC가 가만히 있을지도 궁금하다.
이 대목에서 떠올려야 할 사례는 MBC가 김재철 사장과 무용가 J씨에 대해 부적절한 관계가 의심된다고 보도한 에 관련 기사삭제를 요구해 논란을 일으켰던 전력이 있다는 점이다.
또한 방통심의위는 우석훈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CBS라디오 에 출연해 “축산을 하지 말라는 게 정부 방침인 것 같다”고 논평한 것을 두고 법정 제재를 의결했던 과거가 있다. 방통심의위는 명심해야할 것이다.
권순택 기자 | nana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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