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2-13일자 기사 'KBS, MBC의 대선 공정방송 무력화 시도'를 퍼왔습니다.
[바심마당] 최진봉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제18대 대통령 선거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특정 대선후보 당선을 지원하기 위한 공영방송 KBS와 MBC의 불공정 보도태도가 점차 노골화 되어가고 있어 우려를 낳고 있다. 국민이 주인인 공영방송이 국민들의 눈치는 보지 않으면서 오로지 집권여당 대선후보의 눈치만 보는 이러한 보도태도는 언론으로서의 최소한의 양심도 없는 저널리즘이기를 포기한 행태로 정치집단의 찌라시 언론과 다름없다.
언론관련 시민단체인 민주언론시민연합은 공영방송의 이러한 보도태도에 대해 MBC와 KBS가 “새누리당의 선거원 노릇을 자처 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과거 독재정권시대에나 있음직한 방송의 행태들이 21세기를 살아가는 2012년 현재에도 버젓이 행해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이러한 공영방송의 불공정 보도행태는 시민단체들의 대선방송 모니터 결과에도 잘 나타나 있다. 시민단체들의 대선방송 모니터 분석 결과에 따르면, KBS와 MBC는 화면배치와 이미지 조작 등 고전적인 편파방송 수법 뿐만 아니라, 기계적 중립성마저도 무시한 채 집권 여당 후보 띄우기와 야당 후보 죽이기 등 불공정 보도를 쏟아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이러한 KBS와 MBC의 집권 여당 후보 지지를 위한 노골적인 편파방송과 공정한 대선 방송 무력화 시도가 전방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어서 그 위험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지난주 KBS에서는 이사회까지 나서 대선 관련 방송 프로그램에 압력을 가하는 상황에 까지 이르게 되었다. 정부와 여당의 추천을 받아 이사가 된 여당추천 KBS이사들은 KBS가 대선 특별기획으로 제작해 방송한 의 ‘대선후보를 말한다’편에 대해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하며 문제를 제기했다고 한다. 이날 회의에서 여당추천 KBS 이사들은 ‘대선후보를 말한다’편이 자신들을 이사로 추천한 집권 여당의 대통령 후보인 박근혜 후보에게 불리한 내용으로 제작되었다며 해당 프로그램의 책임자인 김진석 KBS 대선후보진실검증단장을 불러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권의 추천으로 이사가 되어 태생적으로 정치적인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KBS여당 추천 이사들이 프로그램 신뢰도 전반에 대한 의견개진이 아니라, 특정 방송 프로그램에 대해 책임자를 불러 왈가왈부 하는 것은 방송의 독립성을 위해 반드시 보장되어야 하는 방송 제작의 자율성과 공정성을 위협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한 행동으로 지양되어야 할 태도다.
더 가관인 것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길환영 KBS 사장의 반응이다.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할 책무가 있는 길 사장은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가 깔려있는 여당추천 이사들의 지적에 대해 “프로그램에 편파성 소지가 있다”며 여당추천 이사들의 주장에 맞장구를 치면서, “게이트 키핑 과정의 강화를 통해 재발방지에 힘쓰겠다”고 발언하는 등 앞으로 대선관련 프로그램 제작에 직접 관여하겠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앞으로 KBS 경영진이 대선 관련 프로그램 제작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도로 방송 제작과 편집의 자율성을 침해하겠다는 속셈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번 여당추천 KBS이사들의 대선후보 검증 프로그램에 대한 불만제기와 길환영 사장의 맞장구는 KBS 대선후보 진실 검증단 소속 기자들의 표현처럼 집권여당 대선후보인 박근혜 후보에 대한 “정치적인 충성심에 눈이 멀어 공영방송을 망치고 KBS의 기자정신과 저널리즘을 모욕하는 짓”이라고 밖에 이해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이번 KBS 여당추천 이사들의 ‘대선후보를 말한다’편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 표현과 문제제기는 KBS 대선후보 진실검증단의 활동에 제동을 걸어 집권여당 대선후보인 박근혜 후보의 취약점중 하나인 과거사와 관련된 문제들에 대한 언론의 검증을 원천적으로 방해하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불행히도 지금 당장은 여당추천 KBS 이사들과 길환영 KBS 사장의 노골적인 박근혜 후보 편들기를 적극적으로 막을 방법은 없어 보인다. 그러나 우리에게 공영방송을 집권여당의 홍보매체 정도로 여기는 몰지각한 이들을 심판할 기회는 아직 남아있다. 이번 대선에서 공영방송의 진정한 주인인 국민들의 힘을 보여 주어야 한다. 공영방송을 망쳐놓은 이들에게 국민의 이름으로 준엄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 그래서 다시는 공영방송의 주인인 국민을 우습게 보고, 국민의 방송을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사용하려는 시도를 하지 못하도록 이번 기회에 본 때를 보여 주어야 할 것이다.
최진봉·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media@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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