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사설]‘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반드시 진위 규명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12-12일자 사설 '[사설]‘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반드시 진위 규명해야'를 퍼왔습니다.

‘D-7’. 18대 대선을 1주일 앞두고 민주통합당이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국정원의 한 여직원이 지난 3개월여 동안 개인 오피스텔에서 온라인을 통해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비방하는 댓글을 올리는 수법으로 여론을 조작했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 같은 내용을 경찰과 선관위에 신고한 뒤 현장에 함께 출동했고, 이 과정에서 당사자로 지목한 여직원과 심야 대치를 벌이기도 했다. 국정원은 근거없는 흑색선전이라며 강력 부인했다. 제기된 의혹이 사실이라면 국가 정보기관의 국기문란행위이고, 거짓이라면 민주당이 책임져야 할 중차대한 사안이다.

민주당은 제보 내용을 토대로 국정원이 지난해 11월부터 3차장 산하에 70여명씩으로 구성된 3개팀의 심리전 담당 부서, 즉 심리정보국을 운영하며 제2팀에는 노트북까지 지급하면서 정치·사회 현안에 대한 댓글을 달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국정원은 IP주소 추적을 막기 위해 요원들이 청사 외부로 나가 활동하게 했으며, 이번에 의혹을 산 여직원도 그중 한 명이라는 것이다. 국정원은 “근거도 없이 정치적 목적으로 국정원을 끌어들여 중상모략, 마타도어를 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국정원은 ‘여직원에게 완력을 행사한’ 민주당 관계자들에 대한 형사고발 및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 방침도 밝혔다.

서로의 주장이 팽팽한 현시점에서 누가 옳은지 헤아리기는 쉽지 않다. 문제는 진실이 규명되지 않은 현 상황을 선거에 유리하도록 이끌어가려는 정치권 대응이다. 새누리당은 자초지종을 따질 겨를도 없이 민주당의 의혹 제기를 구태로 치부하며 국정원을 감쌌다. 민주당으로서도 제보를 받자마자 현장으로 내달려갈 수밖에 없는 절박한 심정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지만 공무원이기에 앞서 한 시민인 여직원이 신변의 위협을 느낄 정도로 몰아세워야 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여든, 야든 무조건 이기고 보자는 승리지상주의에 함몰된 것 같아 안타깝다.

이번 사건은 반드시 의혹의 실체가 파헤쳐져 국정원이든 민주당이든 잘못을 한 쪽이 책임을 져야 한다. 이를 위해 국정원은 ‘적법 절차’ 운운하기에 앞서 당사자의 개인 컴퓨터 제출 등을 포함해 진상규명 노력에 협조해야 한다. 또 비공개 국회 정보위라도 자청해 설명할 일이다. 민주당도 추가 정보를 갖고 있다는 식으로 으름장만 놓을 일이 아니라 있는 증거를 모두 내놓고 진실을 다퉈야 한다. 유야무야돼선 안된다. 끝까지 책임지는 선거야말로 새로운 선거문화의 함양, 즉 새 정치로 가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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