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12-20일자 기사 '‘대통령 박근혜’의 과제, 국민통합과 공약실천 두 마리 토끼 잡을까?'를 퍼왔습니다.
[박근혜 시대의 과제]50%의 반대여론 끌어안는 리더십 보여줘야

ⓒ사진공동취재단 19일 실시된 제18대 대통령선거에서 당선이 확실시 되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이날 밤 새누리당 당사 종합상황실을 찾아 캠프관계자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박근혜 당선인이 보수와 민주진보진영의 맞대결을 이겨내고 여성으로서 최초로 대통령에 당선됐다. 박 당선인은 선거운동기간 주요 공약으로 내걸었던 국민통합과 경제민주화라는 두 마리의 토끼를 잡기 위해 안팎의 도전을 이겨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절반의 반대’, 정치력으로 넘어설까
박근혜 당선인에게 놓여진 최우선 과제는 국민의 절반이 자신을 강하게 반대하는 구도를 허물고 이들을 포용하는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느냐다.
18대 대선은 의미있는 제3후보 없이 보수세력과 민주진보세력이 대표주자를 내놓고 맞붙은 진영 선거로 치러졌다. 선거 결과는 50%에 육박하는 국민이 박 당선인을 반대했다는 점을 보여줬다. 특히 40대 이하의 젊은층과 개혁성향 국민들은 박 당선인의 청와대 입성을 과거 권위주의 독재세력의 연장 또는 회귀로 보며 강한 거부감을 표시했다.
따라서 박 당선인이 대선 기간 일관되게 강조한 ‘국민대통합’과 ‘100% 대한민국’을 이루기 위해서도 양분된 국론을 민주적으로 수렴하는 포용과 통합의 리더십이 요구된다. 원내 다수당인 새누리당 소속의 대통령이 배출되면서 자칫 권위적·제왕적 리더십을 행사할 경우, 이명박 정권 초기와 같은 극심한 대결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명박 정권의 용산참사와 쌍용차사태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권고도 나온다.
선거운동 초반 박 당선인은 유신독재 피해자에게 사과하는 등 ‘광폭행보’를 통해 달라진 모습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보수표 결집으로 전략이 수정되면서 ‘제자리로 돌아갔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이에 국가수반의 자리에 오른 박 당선인이 야당 및 비판적 시민사회와 적극적인 대화와 타협을 실천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특히 박 당선인의 정치적 후광이자 부담이기도 한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벗기 위해서도 폭넓은 대화를 통한 통합적 정치력을 구사해야 한다는 주문이 많다.

ⓒ이승빈 기자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19일 서울 삼성동 제2투표소에서 투표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경제민주화와 개혁공약 실천할까
박 당선인의 또 하나의 핵심적인 과제는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비롯해 선거운동 기간동안 내놓은 공약들을 제대로 이행하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취임한 이후 당명 교체와 당 혁신 작업을 진두지휘한 박 당선인은 4.11총선과 대선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제민주화를 핵심으로 한 일련의 개혁적 공약을 다수 내놓았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으로서는 상당히 '좌클릭'한 것임은 물론 대중들이 보기에 민주당과의 차이점을 느끼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대선 기간 내내 야권은 박 당선인의 보수적 뿌리를 폭로하며 경제민주화 공약 등이 진정성이 없다고 공격했으나, 박 당선인은 “오직 국민행복만을 바라보겠다”며 이를 일축했다.
박 당선인은 대기업의 신규순환출자 규제, 부당내부거래 금지와 부당이익 환수 등을 통한 재벌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약속했다. 또 공공부문부터 상시·지속적 업무의 비정규직을 2015년까지 정규직으로 전환하며, 해고 요건을 강화하고 60세로 정년을 연장하겠다고 공약도 내놨다. 아울러 가계부채 부담 감면, 4대 중증질환 의료비 100% 보장, 반값등록금 실시, 만 5세까지 무상보육·교육, 고등학교 무상교육 등을 실천해 중산층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겠다고도 약속했다.
이런 정책공약은 진보정당이나 노동자층의 요구와는 거리가 있지만, 이전의 보수여당으로서는 말하기 힘든 수준의 정책으로 볼 수도 있다. 문제는 앞으로 새 정부와 여당이 보수적 지지기반을 넘어 이를 실천에 옮길 수 있느냐 여부다. ‘색깔’을 같이 하는 집권세력 내부의 반발을 이겨내는 일은 외부의 반대를 뚫는 일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이다. 일례로 박 당선인은 최근 검찰의 비위가 터져나오자 중수부 사퇴를 비롯한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을 약속했다. 새누리당에 상당한 영향력을 지닌 검찰에 대수술의 칼을 대는 일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가 반값등록금 공약을 실천하지 않아 집권 기간 내내 부담을 안고 결국 다음 정부까지 넘긴 경험은 박 당선인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신뢰’를 자신의 캐릭터이자 정치 자산으로 삼고 있는 박 당선인은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구체적인 ‘액션플랜’을 세우고 집권자의 의지로 이를 뒷받침해야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희철 기자 khc@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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