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2월 13일 목요일

방송3사 대선보도 ‘축소 편성·단순 중계·편파성 심화’


이글은 경향신문 2012-12-12일자 기사 '방송3사 대선보도 ‘축소 편성·단순 중계·편파성 심화’'를 퍼왔습니다.

ㆍ종편은 ‘불공정’ 물량공세로 유권자 판단 흐리기도

18대 대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지상파 방송에서 대선 뉴스 비중은 사안의 중요성에 비하면 매우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정치적 논란을 피한다는 이유로 후보자의 자질이나 공약을 검증하기보다는 ‘오늘은 어느 후보가 뭘 했더라’는 식의 동정 보도에 그치는 사례가 많다. 분량 자체도 과거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명박 정부 5년 내내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방송의 편파성 시비도 대선 과정에서 증폭되고 있다.

■ 방송3사, 대선 뉴스는 ‘실종’

대선 투표일 2주 전인 지난 3일부터 9일까지 지상파 방송3사의 저녁 종합 메인 뉴스에서 대선 보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6분의 1에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3사가 방송한 뉴스 463건 가운데 대선 보도는 81건(17.5%)에 불과했다. 갑자기 추위와 폭설이 찾아왔다고는 하지만 한파 보도(104건·22.5%)가 훨씬 많았다. 특히 MBC는 한파 보도(41건)가 대선(22건)의 2배에 육박했다. MBC는 지난 6일 무소속 안철수 전 후보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 소식도 7건의 한파 소식을 보도한 이후인 8번째 뉴스로 내보냈다. 안 전 후보의 문 후보 지지 소식은 다음날 9개 조간신문이 일제히 1면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MBC는 같은 기간 7일 가운데 5일을 첫머리에 날씨 기사를 배치했다.

이번 대선은 ‘야권 후보 단일화’ ‘양강 후보의 접전’ 등 관심을 끌 만한 이슈가 많다는 점에서 사실상 판세가 기울었던 5년 전 17대 대선에 비해 실제 투표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방송은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다. 민주언론시민연합 대선보도 모니터단이 지난달 한 달간 메인 뉴스의 보도를 5년 전과 비교한 결과 대선 보도 분량이 당시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도 건수 기준으로 KBS는 2007년 11월의 50.2%, MBC는 42%, SBS는 51.8%였으며 3사를 합하면 47.8%에 그쳤다.

보도 건수가 줄어들면서 적은 시간에 뉴스를 소화하려다 보니 대선 보도는 대부분 후보들의 유세지역을 따라다니며 공방을 단순 중계하는 식에 그치고 있다. 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이번 대선에서 방송 뉴스의 존재는 거리 한복판에 있으면서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전광판’ 신세와 같다”고 말했다.

절대적인 보도량 부족뿐 아니라 편파성 논란도 여전하다. 이완수 동서대 영상매스컴학부 교수가 9월부터 11월까지 3개월간 방송3사의 메인 뉴스를 분석한 결과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단독으로 화면에 나온 비율이 13%로 가장 많았다. 안철수 전 후보는 5.7%, 문재인 후보는 4.8%에 그쳤다. 보도 시간도 차이가 났다. 복수의 후보를 다룬 보도에서 박 후보는 평균 50초, 문 후보는 36초, 안 전 후보는 33초인 것으로 조사됐다. 시사 프로그램 을 통한 감시·견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 빈자리는 종편의 편파보도가 대체

지상파 방송이 대선에 쏟아지는 유권자들의 관심을 채워주지 못하면서 빈자리는 종합편성채널(종편)의 ‘물량공세’로 채워지고 있다. 보도 외에도 교양, 드라마, 연예·오락 등을 종합적으로 편성해야 할 종편의 설립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상황이다.

지난 3~9일 종편에서 보도·시사 프로그램을 내보낸 시간은 채널A가 하루 평균 15.9시간으로 가장 많고 MBN 15.3시간, TV조선 13.2시간, JTBC 6.4시간으로 나타났다. JTBC를 제외한 3개 채널에서 절반 이상을 보도·시사에 할애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내용이다. 종편4사는 18대 대선과 관련해 선거방송심의위원회로부터 18건의 제재를 받았다. 방송사 재허가 심사에서 감점요인이 되는 법정제재인 주의, 경고를 받은 것도 7건에 이른다. 진행자의 특정 후보 편들기나 출연자의 여과 없는 발언도 계속되고 있다.“(야권 단일화는) 더티한(더러운) 작당, 슈퍼마켓에서 파는 ‘원 플러스 원’ 상품”과 같은 식의 발언이 뉴스 앵커와 출연자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 이기형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학계 차원에서 세심한 분석을 통해 이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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