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11-20일자 기사 '검찰이 사전에 ‘떡검’ 못거르는 이유는?'을 퍼왔습니다.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씨 측근과 유진그룹 등으로부터 수억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발부된 김광준 서울고검 검사가 19일 저녁 서울 마포구 공덕동 서부지검에서 구치소로 향하는 차량에 올라 눈을 감은 채 앉아 있다. 뉴시스
감찰시스템, 진정에 의존 ‘수동적’
지검 정보는 본부까지 보고 안돼
‘검사들이 동료검사 감찰’ 한계도
한상대 검찰총장은 김광준(51) 서울고검 검사가 구속된 19일 밤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한 총장이 고개를 숙인 데는 이유가 있다. 취임식 때부터 “강력한 감찰로 기강을 세우겠다”며 ‘집안단속’만은 자신했던 터라 체면이 서지 않게 된 것이다. 한 총장 취임 뒤 인력 증원 등 감찰 분야를 강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 사건에서 보듯 감찰 기능이 효과적으로 작동했는지 의문이다.검찰은 그동안 내부 비리로 조직 전체가 궁지에 몰릴 때마다 자정 기능을 확대하는 대책을 내놨다. 2010년 이른바 ‘스폰서 검사’ 파문 때 당시 김준규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의 감찰부를 ‘감찰본부’로 확대 개편하고 본부장을 외부인사로만 충원하도록 했다. 검사가 연루된 범죄 수사를 독자적으로 맡는 특임검사 제도도 이때 만들어졌다. 한 총장도 ‘내부와의 전쟁’을 취임 일성으로 내놓았다. 감찰본부 인력도 늘려 내부 감시망을 넓혔다.이런 자구책에도 이른바 ‘그랜저 검사’ 사건(2010년 11월), ‘벤츠 여검사’ 사건(2011년 12월)에 이어 올해 김 검사 금품수수 사건까지 해마다 ‘사고’가 반복되면서 감찰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온다.먼저, 진정서에 의한 수동적 감찰 방식이 문제로 꼽힌다. 감찰본부는 서울·대전·대구·부산·광주 5개 고검에 지부를 운영 중인데, 사무관 1명씩만 파견 나가 있다. 전국 검사들의 비리 정보를 수집하는 인력 치고는 턱없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일선 지검·지청까지 안테나를 가동해 평상시 검사들의 내밀한 비리를 사전에 걸러내는 것은 어려운 현실이다. 감찰본부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인지해 감찰에 나서는 것은 쉽지 않다. 지검·지청별 감찰 정보는 해당 검사장과 고검장이 보고받지만 사건화할 수 있는 것들 이외의 내부 정보성 자료들은 감찰본부까지 보고가 안 된다”고 말했다.본부장을 제외하면 감찰 인력이 검사들로 채워진 것도 구조적인 한계로 지적된다. 감찰본부를 지휘할 감찰위원회는 대부분 외부인사로 구성되지만, 감찰 실무는 검사들이 담당한다. 검사들은 감찰본부 근무 이후 다시 수사 업무로 돌아가야 하는 특성상 매몰차게 감찰을 수행하기 어렵다. 검찰 관계자는 “각 지검·지청의 내밀한 감찰 정보가 모두 대검 감찰본부에 보고되고 외부인사가 대거 참여한 감찰위원회의 감찰본부 지휘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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