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11-21일자 기사 '끝없는 단일화 갈등에 ‘화’가 난 언론들'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더 큰 걱정은 단일화 이후…버스운행 22일부터 중단”
‘아름다운 단일화’를 표명하며 지난 6일 후보단일화에 합의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이지만 역시 후보단일화의 현실은 녹록치 않다. 약속된 후보등록기한(25~26일)이 다가오고 있지만 양 측이 20일 협상 결과로 들고 온 것은 합의안이 아니라 신경전이었다.
양 측의 후보단일화를 기다리는 언론들은 이 같은 결과에 비판을 쏟아냈다. 경향신문은 현재 단일화 협상 구도를 ‘러시안 룰렛’이라고 지적했고 세계일보는 “치열한 정책대결은 이제 물 건너갔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도 “아슬아슬하다”고 표현했다. 이충재 한국일보 논설위원은 “사실 걱정은 단일화 이후”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가 22일 새벽 0시를 기해 전면 운행중단을 선언했다. 무기한 중단으로 출근길 시민들의 교통대란이 예상된다. 지난 15일 국회 국토해양위가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키면서 촉발된 이번 사태는 근원적 해법보다 근시안적 해법이 찾다가 발생한 것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다음은 21일 아침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문·안의 ‘러시안 룰렛’…유권자는 없다>)
국민일보 (문·안, 여론조사 문구 기싸움)
동아일보 (‘감동 있는 단일화’ 외칠땐 언제고)
서울신문 (박, 구체적인 입출항목 빠져 문, 지역개발 재원대책 없음 안, “추후 발표”…빈칸 제출)
세계일보 (네거티브만 늘어 깨끗한 선거 역행)
조선일보 (문·안 한밤의 단일화 협상 일단 실패)
중앙일보 (문 측 “박과 경쟁 적합한 후보 묻자”, 안 측 “박vs문, 박vs안 두 질문을”)
한겨레 (‘여론조사 문항’ 싸고 막판 진통)
한국일보 (문측 “누가 적합한지 묻자” 안측 “박과 양자대결 조사”)
단일화 작업 ‘쉽지 않네’
문재인·안철수 후보 측은 20일 상호간의 날선 공방을 벌이면서도 협상을 이어갔다. 양측은 전날 ‘여론조사+α’를 고민했고, ‘+α’로는 공론조사가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이는 사실상 이미 무산된 상황이다. 따라서 양측은 여론조사만으로 단일화를 이루는데 의견은 접근했지만 이번엔 여론조사 문항이 문제였다.
안철수 후보 측은 ‘박근혜-안철수’, ‘박근혜-문재인’의 양자 가상대결 지지도를 제시했고, 문재인 후보 측은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를 제안했다가 ‘단일후보 지지도’로 수정안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측은 이날 밤 자정까지 이를 둘러싼 협상을 이어갔지만 결국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고 21일 오전 9시부터 다시 협상에 돌입하기로 했다.

▲ 한국일보 11월 21일자. 3면.
문제는 양 측의 신경전이 과열되고 있다는 점이다. 두 후보는 20일 하루 종일 협상을 둘러싸고 충돌했다. 공론조사를 둘러싸고 우상호 문재인 후보 캠프 공보단장이 안철수 후보 측의 ‘언론플레이’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고, 유민영 안철수 후보 측 대변인은 “오히려 역취재가 들어왔던 것”이라며 화살을 민주통합당에 돌렸다.
이날 밤에도 우 단장이 여론조사 관련 협의 내용 일부를 공표하자 유 대변인은 “신뢰를 깨는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일보는 3면 (문측 “안에 유리한 방식만 내놔”, 안측 “맏형 얘기 그만해라”)제하 기사를 통해 “이 같은 충돌은 사실 문 후보의 ‘통 큰 양보론’과 ‘맏형론’에 대한 공방의 성격”이라며 “안 후보 측은 이를 무력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해석했다.
‘감동의 단일화?’, 언론 강하게 비판
이러한 공방 속에 ‘양 측의 지지층이 하나가 되는 단일화’라는 명제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됐다. 중앙일보는 4면 (하나 되겠다는 문재인·안철수, 아슬아슬한 난타전) 제하 기사에서 “단일화의 목적은 ‘시너지 효과’”라며 “그러나 단일화 협상 국면에서 후보들까지 직접 나서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과연 ‘1+1=3’이 가능하겠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 경향신문 11월 21일자. 1면.
경향신문도 1면 (문·안의 ‘러시안 룰렛’…유권자는 없다) 제하 기사에서 “‘아름다운 단일화’는커녕 협상시한이 다가올수록 험악해지는 기 싸움과 신경전만 보인다”며 “한 표를 던져야 하는 유권자는 마냥 결과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두 후보는 단일화 협상에 들어가면서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새 정치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의 뜻만 보고 가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그러나 세부방안을 놓고 입장이 갈리면서 상대를 향한 날선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래선 ‘아름다운 단일화’나 ‘하나가 되는 단일화’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일보도 3면 (“문 사과하라” 정회소동 아름다운 단일화 ‘글쎄’)제하 기사에서 “공개적으로 상대를 비판하는 등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면서 일각에선 ‘아름다운 단일화’는 물 건너 갔다는 비아냥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선일보는 35면 (후보끼리 단일화 결판낼 테니 국민은 그냥 따르라는 건가)제하 사설에서 “문·안 두 후보가 며칠 후 발표할 단일화 결과는 두 당사자 간의 합의일 뿐 그 수단과 방법에 대해 국민적 동의를 받았다고 보기는 힘들다”며 “그런 마당에 두 후보가, 둘이 합쳤으니 무조건 표를 몰아달라고 하는 것은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는 점도 비판했다.
문제는 단일화 이후다.
그렇지만 양 측이 후보단일화를 성사시키지 못하리라고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두 후보가 철석같이 약속했고, 협상이 안되면 담판을 통해서라고 결정하겠다고 한 데다, 여론조사 문구 이견 정도는 협상단에서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단일화 이후다. 조선일보는 3면 (문·안측 14시간 협상 내내 비방전…단일화 후유증 예고)제하 기사를 통해 이날 양 측의 신경전을 보도하면서 제목으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 한국일보 11월 21일자. 30면.
한국일보 이충재 논설위원은 30면 (단일화 이후)제하 칼럼을 통해 “사실 걱정은 단일화 이후”라며 “단일화에 패배한 측의 지지층 이탈이 적잖이 우려된다”며 “단순 수치로만 봐도 야권 후보 지지층에서 몇 %만 떨어져 나가면 박근혜 후보가 여유 있게 이기게 돼 있다”고 우려했다.
이 논설위원은 이어 “문재인·안철수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새누리당이 다수인 정치 지형은 변하지 않는다”며 “두 세력이 연대하지 않고는 문재인이 바라는 ‘사람이 먼저’인 사회도, 안철수가 바라는 ‘국민이 선택하는 새로운 변화’도 이뤄질 수 없다. 문재인 안철수는 끝까지 서로 인내하고 이해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근혜 후보는 무엇을 할까?
두 후보 간 단일화를 둘러싼 논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박근혜 후보의 행보는 단순하다. 경향신문은 5면 (‘단일화 때리기’ 말고는 할 일이 없다)제하 기사에서 박 후보 캠프의 분위기를 짚었다. 경향신문은 “야권 후보 단일화에 가려 대선판에서 존재감이 크게 줄었다”며 “대선 이슈 주도는 고사하고 야권 후보들을 난타하거나 박 후보 개인기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 국민일보 11월 21일자. 5면.

▲ 세계일보 11월 21일자. 5면.
세계일보도 5면 (경제·안보 위기론 목청 돋우는 박…야 단일화에 ‘적시대응’) 기사를 통해 박 후보의 행보를 다뤘다. 세계일보는 “박 후보는 23일 안보 관련 공약 발표를 예정하고 있다”며 “23일 북한이 연평도에 포격을 가한지 2년이 되는 날”이라고 보도했다. 이어 “안보분야의 중요성은 물론 야권 후보와의 비교 우위를 강조하려는 의도”라고 보도했다.
난타전에서 빗겨나 후보단일화 이후 정국에 대응방안을 고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조선일보는 5면 (박근혜 “어떻게 승리할지 여러 안 검토하고 있다”)제하 기사에서 “박 후보는 총리후보를 미리 지명해 런닝메이트 역할을 맡기는 방안과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 영입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어떻게 하면 승리하느냐를 놓고 여러 안이 나오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시내버스 22일 오전 0시 운행 중단
전국 버스업계가 22일 0시를 기해 전면 운행 중단에 돌입할 예정이다. 전국 17개 버스운송사업자들의 모임인 전국버스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서울 방배동 전국버스회관에서 비상총회를 열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21일 상정키로 한 데 따른 대응이다.
이 법률 개정안은 택시를 대중교통수단으로 인정하는 내용이 골자다. 택시가 대중교통으로 인정되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 지원을 받게 된다. 어쨌건 버스업계는 이를 반대해 왔는데, 이번에 결국 운행중단까지 결정까지 갔다. 22일 오전 출근길 대란이 현실화 될지 주목된다.

▲ 동아일보 11월 21일자. 6면.
동아일보는 6면 (포퓰리즘 ‘시민의 발’ 잡나)제하 기사에서 “‘파업 결의 사태’는 대선을 앞둔 정치권의 무리한 법안 통과가 불러온 후폭풍이란 것이 일반적인 평가”라며 “버스업계가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키는데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는 ‘보조금’ 문제 때문으로 정부 역시 재정부담을 우려해 택시를 대중교통에 포함시키는 것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형마트 규제, 언제나 이뤄질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대형마트 의무 휴업일을 월 3일까지 확대하고 영업제한 시간도 현행보다 4시간 늘릴 수 있도록 한 유통산업발전법(유통법) 개정안을 안건으로 상정하지 않기로 했다. 한겨레는 1면 (‘대형마트 규제 강화’ 유통법 개정안 법사위, 새누리 반대에 상정 않기로)제하 기사를 통해 “이에 따라 상임위원회를 통과한 유일한 경제민주화 법안인 유통법 개정안의 국회 처리가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고 말했다.

▲ 한겨레 11월 21일자. 1면.
한겨레는 “민주당 쪽은 새누리당이 유통법 개정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는 대형 유통업체와 정부의 입장을 고려해 법안의 법사위 상정을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보도가 사실일 경우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한 진정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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