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11월 15일 목요일

문·안 후보 단일화 포스터로 고발된 이하씨 “더 센 작품 준비 중”


이글은 경향신문 2012-11-14일자 기사 '문·안 후보 단일화 포스터로 고발된 이하씨 “더 센 작품 준비 중”'을 퍼왔습니다.

팝아트 작가 이하씨(44·사진)는 지난 11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지난 6, 7일 새벽 서울 종로와 신촌, 여의도 일대에 포스터를 붙인 기습 퍼포먼스 때문이었다. 포스터에는 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의 얼굴을 반반 붙인 초상 아래 ‘Co+innovation(공동 혁신)’이라는 문구가 씌어 있다. 선관위는 이씨의 포스터에 두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이씨는 1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포스터를 봐라. 그게 어딜 봐서 누군가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내용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그저 두 후보의 단일화를 믿고 기다리는 분들에게 힘이 되고 싶었다”며 작품과 퍼포먼스의 취지를 설명했다. 이씨는 “포스터의 글귀처럼 함께 혁신하라는 뜻을 담았을 뿐”이라며 “예술가에게 이 정도의 자유도 허용하지 않는 현실이 굉장히 슬프다”고 말했다.

이씨는 지난 5월에도 서울 연희동에 전두환 전 대통령을 풍자한 포스터를 붙이다 현장에서 연행됐고, 6월에는 ‘독사과를 든 박근혜 공주’ 포스터를 거리에 붙여 부산진구 선거관리위원회에 의해 고발됐다. 박근혜 후보 포스터 사건으로는 검찰 조사를 모두 마쳤지만 아직 결과는 나오지 않았다.

이씨는 “어떤 정치적 이해관계도 없는 예술가야말로 가장 정치적인 이야기를 과감하게 할 수 있는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까지 김대중·오바마·만델라·간디·박정희·카다피·김정일 등 세계적 정치인들을 풍자하는 그림을 그려왔고. 전시회도 다수 열었다. 그는 “부자들이나 갤러리를 위해 내 작품이나 재능을 쓰고 싶은 생각이 없다”며 “대중의 피로를 풀어주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순수한 의도에 법의 잣대가 드리워지는 것을 이해할 수 없을 뿐”이라는 덧붙였다.

이씨는 자신의 퍼포먼스에 대해 “역사적으로 봐도 언제나 예술가가 승리하는 게임”이라 확신했다. 또 “가까운 시기에 대한민국도 길거리 예술의 시대가 올 것”이라 예견했다.

“뉴욕, 파리, 런던 등은 길거리 예술이 너무 많아서 탈입니다. 언젠가 내 퍼포먼스를 가지고 처벌을 운운하던 오늘의 일이 우습게 느껴질 겁니다.”

이씨는 현재 새로운 작품과 함께 또 한 번의 기습 퍼포먼스를 준비하고 있다. 예민한 내용이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한 것 중에 가장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백은하 기자 una10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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