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파이낸셜뉴스 2012-11-18일자 기사 '대선특수 실종.. 더 싸늘해진 경기'를 퍼왔습니다.
2002·2007년과 달라진 18대 선거
경기침체로 '대선(대통령) 특수'가 실종됐다.
통상 대통령선거가 있는 해에는 술 소비량이 늘고 개발 공약이 쏟아지면서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는 등 대선특수가 있었으나 올해는 국내외 경기침체로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위기다. 호텔의 경우 항상 연말이면 기업 회의나 각종 모임 특수로 10월에도 자리를 잡기 어려울 정도로 예약이 꽉 찼으나 올해는 아직 빈자리가 있을 정도로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기업은 물론이고 식당 등 자영업자들도 지금이 대선 기간인지 모를 정도로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하소연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과거 대선 때는 모임이 많아지면서 소주나 맥주 등 술 소비량이 증가했으나 올해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나타내고 있다.
소주는 지난 8월 이후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월 기준)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불황에 더 잘 팔린다는 소주마저 판매량이 줄고 있는 것이다. 맥주도 10월 이후 판매량 신장세가 꺾인 것으로 추정된다.
대선 때마다 호황이던 소주·맥주 매출이 줄어든 이유는 경기불황과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폭(酒暴·만취상태에서 행하는 폭력)' 문제가 이슈화되면서 과음, 폭음을 자제하는 영향도 있다.
오비맥주 관계자는 "10월 맥주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15% 이상 줄어들었고 연말 대선경기도 예년의 호황을 사실상 포기했다"면서 "경기불황이 지속됨에 따라 돈 씀씀이가 줄어드는 등 체감경기는 더 싸늘하다"고 했다.
제15대 대통령(김대중)이 선출됐던 지난 1997년에는 8227만8000상자(1상자=360mL×30병)의 소주가 팔렸다. 이는 전년에 비해 9.6%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그해 12월 한 달에만 소주 판매량은 820만4000상자에 달해 전년 동월보다 무려 38.4%나 급증했다. 출판계도 지난 대선 때와 달리 찬바람이 불고 있다. 4년 전 이명박 후보의 '신화는 없다'가 대선 직전까지 출판시장을 독주하며 선거특수를 누린 것에 비해 올해는 안철수 후보가 쓴 '안철수의 생각'이 출간 직후 반짝인기를 누렸지만 지금은 베스트셀러 톱50 목록에도 빠져 있다. 교보문고 관계자는 "대선은 여전히 출판계의 가장 큰 이슈인 것만은 틀림없다"면서 "그러나 올해 대선에서는 대박을 터뜨릴 만한 대형 서적이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기전자와 자동차업계, 철강 등의 분야도 대선특수가 사라진 것은 마찬가지다. 전기전자 분야의 경우 연말 성수기와 대선이 맞물렸지만 예년에 비해 냉장고, 세탁기, TV 등의 판매가 신통치 않다. 이들 가전제품의 11월 판매실적은 예년 동기 실적을 크게 밑돌고 있다.
자동차분야도 판매부진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기업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할인판매에 잇따라 나서고 있다.
특급호텔도 대선특수가 없기느 마찬가지다. 동창회, 향우회 등 단체모임에 대한 기대가 있지만 올해는 연말인데도 오히려 예약률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정당 대표나 대선후보가 참석하는 것이 선거법에 저촉될 수 있는 만큼 잡음을 없애기 위해 가급적 모임을 줄이거나 늦추고 있다"면서 "과거에 비하면 단체모임 예약률이 10%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부동산시장에서도 '대선 바람'은 불지 않고 있다. 과거에는 후보들이 뉴타운, 재개발.재건축, 토목사업 등 각종 개발사업 관련 공약을 내놓으면서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기도 했으나 올해는 부동산시장 활성화 공약이 전무한 데다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여야 대선 후보들은 전.월세 및 하우스푸어 대책을 찔끔 내놓은 것을 제외하고는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에만 매달릴 뿐 부동산시장에 대해서는 거론조차 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대내외적인 불안요소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특수'에 따른 큰 폭의 부동산 가격 변동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sdpark@fnnews.com 박승덕 최진숙 양형욱 윤경현 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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