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8월 15일 수요일

PD수첩 작가 꿈꾸는 지망생들도 거리에 나섰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8-14일자 기사 'PD수첩 작가 꿈꾸는 지망생들도 거리에 나섰다'를 퍼왔습니다.
2기 MBC 아카데미 소속 방송작가 지망생들 집회 참석…“선배들 원직 복직 시켜라”

방송작가 지망생들에게도 이번 PD수첩 작가 전원 해고 사태는 충격적인 일이다. 선배들이 하루아침에 잘려나가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직업으로써 방송작가에 대한 회의가 느껴졌을 법도 하다. 

하지만 이들은 이번 사태를 자신의 일로 받아들이며 적극 행동에 나서고 있다. MBC 아카데미 소속 구성다큐 작가 지망생 6명은 한국방송작가협회 주최로 열린 집회에 참여하기도 했다. 비록 현재 정식 작가의 이름을 얻지 못했지만 머지않은 미래에 PD수첩 작가 해고 사태는 충분히 자신에게도 닥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MBC 아카데미에 지원해 지난 7월부터 구성다큐 작가 과정을 밟고 있는 이진주(27)씨에게 특히 이번 해고 사태는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할 수밖에 없는 일이다. 이씨의 꿈이 바로 PD수첩 작가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PD수첩은 스스로 자신의 프로그램을 ‘정직한 목격자’라고 표현하고 있다. 사회에서 그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권력층과 사회의 불편한 지점을 건드리고, 이슈화 됐을 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해 우리 사회가 개선되는 것을 보면 어려운 일이지만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이번 사태의 본질은 정치적인 문제와 관련돼 있는데 왜 PD수첩이 휘둘러야 하는지 참담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이번 해고 사태가 어떻게든 해결되지 않고 넘어간다면 방송에서 어느 누가 사회에 불편한 목소리를 낼 수 있느냐는 것이 이씨의 하소연이다. 

이씨는 "이번 PD수첩 작가들을 해고한 것은 PD수첩 프로그램을 없애버리겠다. 정권에 불편한 얘기는 입막음을 해버리겠다고 경고를 한 것"이라며 "지금 PD수첩은 몰락해가는 과정이 있다고 생각한다. 극단적으로 PD수첩이 폐지된다고 하더라도 프로그램의 제작했던 사람들의 역할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 14일 오전 서울 세종로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열린 'PD수첩 해고작가 전원복귀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MBC 구성작가협회 소속 작가들이 김재철 사장을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이치열 기자 truth710@

학원에서 영어를 가르치다가 방송작가의 길에 뒤늦게 들어선 조은별(28)씨. 조씨는 42기 MBC 아카데미 소속 동기들을 설득해 집회에 참여시킨 주인공이다. 조씨가 드라마, 예능, 라디오 등 많은 장르에서도 구성다큐 작가를 고집하는 이유도 사회에 무관심한 사람들의 눈을 돌려 공동체의 가치를 발견해 주고 싶기 때문이다. 

조씨는 "집회에 참가해 머릿수만 채우더라도 참여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방송지망생이라고 하더라도 참여하는 것이 당연한 의무다. 생존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번 사태를 방관하는 것은 작가 지망생으로서 양심에 찔리는 일"이라고 털어놨다.

조씨는 "능력이 있고 없고 차이에 대해 말한다면 납득이 될 수 있지만 해고 통보도 없었고, 단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자른다고 한 것은 비상식적인 일이다. 정치 논리에 따른 해고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씨는 "방송사에서 가장 취약하고 보호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이 작가들인데, 이번 해고 사태는 방송 직업군을 철저히 무시한 일이라서 분노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씨는 "만약 지금 PD수첩 작가 제안이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잔인한 질문에도 “공지영씨의 소설 '의자 놀이'에 나온 것처럼 의자 몇 개 놔두고 사회적 약자에게 경쟁해서 앉아보라고 하는 것과 같다. 밥그릇을 빼앗긴 것을 다시 빼는 짓을 하라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방송작가들은 경쟁자이기 이전에 동지이다.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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