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8-13일자 기사 '저소득층, 6월4일까지 월급 모두 모아야 ‘빚 해방’'을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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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위 20%, 재작년 빚상환 4월16일
2~4분위도 1년새 15~28일 지연
소득보다 부채가 크게 증가한 탓
상위 20% 가구는 1주일 앞당겨져
땡전한푼 안쓰고 원리금만 갚아도
저소득층 ‘빚 해방일’ 6월5일…50일 늦춰졌다
통계청 가계금융조사 분석
회사원 김민호(38)씨는 1년 전 집을 사면서 1억원과 6000만원의 주택 관련 대출 2건을 받았다. 최근엔 생활자금 대출로 500만원의 빚을 더 냈다. 각각 상환 방법과 기간이 다르지만, 김씨는 다달이 3건의 대출에 대한 원리금으로 90만원가량을 낸다. 김씨가 월급으로 버는 돈 250여만원의 36%에 해당하는 수치다. 만일 김씨가 한 해의 첫날인 1월1일부터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고 오직 원리금만 갚는 데 지출한다고 가정하면, 김씨는 한 해 중 언제 원리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12일 (한겨레)가 2010년과 2011년의 통계청 가계금융조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기준으로 소득 하위 20% 계층인 1분위 가구가 부채 원리금 부담에서 벗어나는, 이른바 ‘빚 해방일’은 6월5일로 나타났다. 한 해 갚아야 할 원금 및 이자 부담액이 1월1일부터 6월4일까지의 소득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다시말해 한 해의 절반가량인 6월4일까지는 소득을 한푼도 쓰지 않아야만 원리금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이에 반해 소득 상위 20% 계층인 5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2월27일로, 1분위 가구에 견줘 훨씬 빨랐다. 1~2월 두 달치 소득이면 그해 원리금을 다 갚고도 남는다는 얘기다. 2·3·4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각각 4월27일, 4월1일, 3월25일이었다. 소득이 많을 수록 빚 해방일은 더 빨랐다.소득이 적은 1분위 가구의 연소득은 733만원이지만, 부채는 4400만원으로 소득 대비 6.0배, 연간 갚아야 하는 이자 및 원금은 312만원으로 소득의 42.6%나 됐다. 소득이 많은 5분위 가구의 연소득은 9925만원으로 1분위 가구의 13배가 넘는다. 이들 가구의 부채 총액은 1억5530만원으로 소득 대비 1.6배에 불과했고, 연간 원리금은 1548만원으로 소득의 15.6%에 그쳤다.특히 최근 1년 새 빚 해방일이 최소 2주에서 최장 50일 늦춰진 것으로 조사됐다. 그만큼 가계의 부채 부담이 더 커졌다는 얘기다.전체 빚 보유 가구를 기준으로 조사한 결과, 빚 해방일이 2010년에는 3월9일이었으나 2011년엔 3월16일로 1년 새 일주일 늦어졌다. 특히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2010년엔 4월16일이었으나 2011년엔 6월5일로 50일이나 늦어졌다. 2~4분위 가구도 같은 기간 빚 해방일이 각각 15~28일 정도 늦어졌다. 반면 소득 상위 20%인 5분위 가구의 빚 해방일은 2010년 3월3일에서 2011년엔 2월26일로 일주일 앞당겨졌다. 5분위 가구의 경우 빚보다 소득이 더 많이 늘어났지만, 나머지 가구는 반대로 소득보다 빚이 더 빠른 속도로 늘어났기 때문이다.1년 사이 1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은 789만원에서 733만원으로 약간 줄었지만,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228만원에서 312만원으로 크게 늘었다. 5분위 가구는 소득은 1000만원 이상 늘었지만 연간 원리금 상환액은 60만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거주자의 빚 해방일이 3월21일로, 비수도권 거주자의 빚 해방일(3월8일)보다 2주가량 늦었다.앞에 나온 회사원 김씨의 빚 해방일은 5월12일이다. 1월1일부터 5월11일까지 번 소득이 고스란히 3건의 대출에 대한 원리금 상환에 들어간다는 얘기다. 물론 한 해 동안 열심히 원리금을 갚아도 1억6500만원의 빚은 크게 줄지 않고 남아 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빚 해방일’은
1년 소득 차곡차곡 모아
대출 원금+이자 갚는날
‘빚 부담’ 보여주는 지표
‘빚 해방일’은 한해 동안 갚아야 하는 원금 및 이자가 연간 개인 소득에서 얼마를 차지하는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세금 부담 정도를 보여주는 ‘세금 해방일’을 참고해 (한겨레)가 독자적으로 계산한 것이다. 옛 민주노동당은 2007년에 ‘대학 등록금 해방일’을 계산해 발표한 바 있다.예컨대 연간 원리금 부담이 개인 소득의 25%를 차지한다면, 이는 365일의 4분의 1, 즉 92일 동안의 소득을 원리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만약 한 해의 시작인 1월1일부터 한푼도 쓰지 않고 원리금만 상환한다고 가정하면 4월2일까지 매일매일 계속 갚아야 하고, 빚(원리금) 해방일은 4월3일이 된다. 물론 원리금을 갚아도 원금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모든 빚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시점은 훨씬 뒤로 미뤄진다.이번 빚 해방일 계산에선 2010년부터 시작된 통계청의 가계금융조사를 활용했다. 또 사람들이 빚을 상환할 때 대개 원금의 일부와 이자를 함께 갚는 현실을 고려했다.
최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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