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능 2012-08-11일자 기사 ' "이명박 독도방문 한국 국민만 12시간 동안 몰랐다"'를 퍼왔습니다.
청와대, 출입기자들에 알려주며 추후보도 요구…언론도 수용 '국민 알권리 어디갔나'
이명박 대통령의 사상 첫 독도 방문 사실을 정작 일본 언론이 방문 하루 전날 밤부터 보도한 것과 관련해 청와대가 출입기자들에게 이미 알려주고 이 대통령이 돌아올 때까지 보도하지 말아달라고 요청(엠바고)했던 것을 두고 이를 수용한 한국 언론의 태도가 온당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청와대는 일상적으로 청와대 출입기자단에 엠바고를 요청하면 기자단은 대체로 이를 받아줘왔다. 대통령 경호상 일정 보안 문제부터 여러 이유로 수용한 것이지만, 이명박 대통령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결행한 일대 사건 앞에서도 5000만 국민의 알권리 보다는 대통령의 '경호상 문제'를 더 우선순위에 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이라는 한일외교사상 가장 상징적인 사건을 우리 국민들은 일본 언론에 의해 먼저 알게 됐을 뿐 아니라 '경호상 보안'이라는 목적도 전혀 달성하지 못하게 됐다.
청와대는 지난 9일 오후 3시경 청와대 기자들에게 이 대통령의 10일 독도 방문 소식을 전하면서 대통령이 돌아오는 시점인 10일 오후 6시까지 엠바고 요청을 해 기자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일본 교도통신이 9일 밤 11시40분경 첫 보도를 한 데 이어 대부분의 일본 신문들은 온라인판을 통해 새벽 1시경부터 10일자 신문까지 이 사실을 대서특필했다. 엠바고가 무용지물이 된 것이다.
한국 언론은 10일 오전에야 일본 언론 보도를 인용하는 등 우리 독자와 국민에게 12시간 여 이상 늦게 알리게 됐다. 일본 국민도 아는 사실을 우리 국민들만 12시간 여 동안 모르게 된 것이다.

▲ 8월 11일 조선일보 4면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11일자 기사에서 "언론학자들은 '이미 외국 언론에 보도된 상황에서 청와대가 그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고도 국내 언론에 취재 제한 조치를 수단으로 엠바고 준수를 강요했다면 청와대의 경직성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은 이어 "언론학자들은 청와대의 잘못된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인 언론사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며 자신을 포함한 한국 언론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한 청와대 출입기자는 "청와대가 엠바고 요청을 하면 출입기자들이 너무 당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며 "일상적인 담합행위로 볼 수도 있는데 잘못하면 청와대가 악용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차피 독도 방문 자체는 발표가 될 것인데, 경호상 구체적인 동선과 이동 수단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더라도 방문 사실과 일자 정도는 먼저 보도할 수도 있는 것 아니겠냐"며 이번 엠바고를 비판했다.

▲ 이명박 대통령은 10일 헌정 사상 최초로 독도를 방문했다. 출처 공공누리
언론학자와 언론단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는 이어졌다. 김창룡 인제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정부의 의사를 존중해준 언론만 보도를 못하고, 우리의 중요한 내용을 외신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한국 언론과 국민들만 당한 상황이 됐다고 비판했다.
추혜선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은 "언론의 실정을 너무 잘 알고있는 청와대가 사전에 논란의 여지를 막으려고 엠바고를 요청한 것일 수도 있다"며 "출입 기자들이 관행적으로 엠바고를 받아들이는 것도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일각에서는 청와대의 엠바고 요청이 청와대의 '깜짝쇼'를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됐다. 한 청와대 출입기자는 "한일 외교 상황이 대통령이 최초 독도 방문을 할 정도는 아니었는데 대통령이 뜬금없이 도발적인 초강수를 뒀다"며 "광복절을 앞두고 깜짝쇼를 부각시키기 위해 엠바고를 요청했을 수도 있다"고 의심했다.
김병철 기자 | kbc@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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