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5일 목요일

MBC “정권위해 뉴스 만드나” 내부 비판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04일자 기사 ' MBC “정권위해 뉴스 만드나” 내부 비판'을 퍼왔습니다.
‘청와대 기획’ KBS만 톱뉴스… 모르쇠·축소급급 “MB 한 마디하니 톱”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밀실 날치기 체결을 시도하려다 여론의 거센 반발에 보류한 사건에 대해 국내 지상파 방송 뉴스가 축소·외면에 급급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가운데 160일 가까이 파업중인 MBC 뉴스의 경우 핵심적인 대목을 누락하거나 정부 입장을 장황하게 늘어놓는 방식으로 비판여론을 억누르려는 듯한 뉴스로 일관했다. 그러다 이명박 대통령이 질책하자 그때서야 톱뉴스로 보도해 내부에서는 ‘내곡동 사저’ 당시 축소보도와 판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정부가 한일 군사협정 체결을 비공개로 추진한 것은 ‘청와대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외교부 당국자의 발언이 나온 1일 이 소식을 톱뉴스로 보도한 곳은 KBS 9시뉴스 뿐이었다. MBC와 SBS는 모두 이 소식을 외면했다. 이 발언은 조병제 외교부 대변인이 이날 기자 7~8명과 오찬을 하면서 나온 얘기인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아니라 연합뉴스를 비롯해 여러 매체가 이날 오후 5시를 전후로 많은 뉴스를 쏟아냈지만, 유독 MBC와 SBS 8시뉴스에서만 방송되지 않아 의도적으로 묵살한 것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그러다 2일 이명박 대통령이 절차문제를 질타하고서야 두 방송은 톱뉴스로 내보냈다.
방송사들은 군사협정 날치기 체결에 대한 세계일보의 단독보도가 나온 지난달 27일부터 메인뉴스에서 미온적이거나 소극적인 뉴스를 방송했다. KBS는 27일 9시뉴스에서 “정보. 감시 장비에서 앞선 일본의 정보 채널을 확보해 대북 억지력을 강화하는 장점이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김성준 SBS 8뉴스 앵커는 클로징멘트에서 “일본은 따지고 보면 북한이라는 현존하는 안보위협을 우리와 공유하는 관계이다…군사정보 교류하는 게 당연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까지 했다.
김 앵커는 다만 여론수렴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점은 지적했다. MBC는 유일하게 “반일감정과 국익은 분리해야 한다”는 새누리당 주장을 뉴스에 실었다. 이날 인터넷에서는 이완용의 3·1운동 때 발언과 새누리당의 이런 주장이 유사하다고 풍자하는 목소리가 회자됐던 터였다.
이후 국민여론이 악화하며 새누리당 내에서조차 국회에 사전동의를 하지 않은 것은 문제라고 비판하는 기류가 확산되자 방송사들은 조금씩 이런 분위기를 뉴스에 반영했지만, MBC 만은 축소하는데 급급했다.
MBC는 지난달 28일 에서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면서 정작 리포트에는 시민단체 목소리는 넣지 않았으며, 뉴스의 절반(4줄)이 정부입장인 반면, 비판(반대)입장 3줄을 넣는데 그쳤다. 29일 한일 군사협정이 전격 연기된 사건에 대해서도 MBC는 부랴부랴 보류 결정을 내린 과정만 설명했을 뿐 이를 질타하는 반응은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의 한마디가 전부였다. 특히 야당의 총리 해임 요구 등에 대해 MBC는 “야권에서는 정치공세에 나서고 있다”고 폄훼하기도 했다.
MBC 노조는 2일 특보에서 처음 이 소식이 알려진 날에도 MBC 뉴스데스크에서는 국무회의에서 몰래 처리하기로 했다는 핵심 내용을 민주당 대변인의 육성(싱크)으로 흘려버린채 협정 내용을 설명하는 꼼수를 부렸다며 “그러다 대통령이 질타하고서야 허둥지둥 톱뉴스로 보도한 것은 청와대 해명이 1보였던 ‘내곡동 사저’ 때와 똑같은 제작방식”이라고 비판했다.
MBC 노조는 “국민이 아닌 정권을 위한 뉴스를 제작하고 있다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일들이 계속 반복되고 있다”고 개탄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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