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4일 화요일

'현병철만이 문제가 아니다' 인권위원 선임 시스템을 바꿔야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7-23일자 기사 ''현병철만이 문제가 아니다' 인권위원 선임 시스템을 바꿔야'를 퍼왓습니다.
"독립성을 가져야 하는 인권위, 정치적으로 휘말리는 선임 구조"

ⓒ이승빈 기자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반대와 국가인권위 바로세우기 전국 긴급행동'은 19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병철 인권위원장 연임 내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현병철 위원장의 연임 내정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인권위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인권위원의 선정 과정에서 인권과 관련 없는 비전문가들이 임명되면서 인권위가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권'에 무지한 인권위원들

지난 2008년 김양원 목사가 인권위원회의 비상임위원으로 임명되자 인권단체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당시 김양원 목사는 본인이 시설장으로 있던 시설에서 정부보조금 횡령 혐의로 기소유예처분을 받았기 때문이다. 인권단체들은 "김양원 목사는 장애인에 대한 낙태 강요 등의 인권침해를 가했다"며 "인권위원장으로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김태훈 비상임위원도 자격논란이 일었다. 대법원은 지난 2006년 김태훈 비상임위원을 지명했고 2009년 연임 지명했다. 인권관련 단체들은 김태훈 비상임위원이 '민간인사찰이 무엇이냐', '정보인권이 무엇이냐' 등 발언한 것을 들어 "인권무지를 그대로 드러낸다"며 인권위원의 임명과정에서 변화를 요구했다.

또 지난해 홍진표 시대정신 이사를 한나라당(현 새누리당)이 상임위원으로 추천할 때도 임명권에 대한 문제가 계속됐다. 홍진표 위원의 경우 북한민주화운동에 참여해온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사다. 이에 북한 인권만을 말하는 이가 아동, 이주자, 노동자, 장애인 등 소수자의 보편적인 인권문제를 논할 수 있겠냐는 시민사회 단체의 비판과 상임위원으로 부적절하다는 평이 이어졌다.

지난 19일 대법원이 한위수 변호사를 비상임위원으로 선정한다는 사실이 알려졌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인권관련 단체는 한위수 변호사가 광우병과 관련해 농림수산부 측의 변호를 맡았던 것, 인터넷 댓글 삭제와 관련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을 변호했던 것을 들어 한위수 변호사의 인권위원 자격에 의문을 제기했다. 

위와 같은 인권관련 비전문가의 인권위원의 임명은 실제 인권침해 문제에 소극적인 인권위의 모습으로 이어졌다. 인권위는 PD수첩 명예훼손에 대한 검찰 수사 의견표명과 국정원의 박원순 명예훼손 의견표명을 부결시켰고, 야간시위 위헌법률심판제청 의견제출 또한 부결 시켰다.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위해 농성하던 김진숙 씨의 긴급구제와 관련해서도 의견표명을 부결시켰다.

ⓒ양지웅 기자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모두발언을 하는 가운데 많은 기자들이 취재하고 있다.

인권위원 임명 어떻게 이뤄지길래

이같은 상황은 인권위원을 임명할 때 임명권자는 있는데 인선절차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가능했다. 일단 한번 인권위원으로 임명되면 인권관련 전문성이나 활동경력 등 조건이 필요치 않아 인권과 관련해 비전문가라도 인권위원으로 지명돼왔다.

인권위는 전체 위원이 참석하는 전원위원회와 위원장과 상임위원이 참석하는 상임위원회, 3인 내지 5인으로 구성되는 분야별 소위원회로 나뉘어 운영한다. 이 중 최고의사기구인 전원위원회는 대통령 지명 4명, 국회 추천 4명(여·야 지명 상임위원 2명 포함), 대법원장 추천 3명 등으로 11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국가인권위원회법에는 임명권자는 정해져 있지만 별도의 절차는 명시되어 있지 않다. 

그나마 국회는 지난달 27일 본회의를 열고 인권위원장 임명 전에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내용의 국가인권위원회법 일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그러나 국회 개정안은 청문회 대상으로 인권위원장만 명시하고 있어 인권위원 선임 과정에는 별다른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실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한위수 변호사의 경우 별도의 청문 절차를 거치지 않으며 대통령 임명을 받으면 곧바로 인권위 비상임위원직을 이어받게 된다.

인권관련 단체들은 임명 과정에서 검증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보자를 추천하는 추천위원회를 설치해 2~3배수의 후보자를 우선 선정한 뒤, 그 중에서 인권위원을 임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 단체들은 이 과정을 통해 인권위원으로서 자격이 없는 사람은 걸러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인권운동사랑방 명숙 활동가는 "인권관련 비전문가가 인권위원으로 임명되면서 독립성을 가져야 하는 인권위가 정치적으로 휘말려 왔고 반인권적 결정이 이어져왔다"며 "임명권만 있고 인선절차가 없는 것이 인권위원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여성, 노동자, 청소년, 장애인 등을 반영한 추천위원회를 꾸린 뒤 인권위원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지혜 기자 creamb@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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