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24일 화요일

공정성 심의 안건 올려놓고 오리발 내밀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23일자 기사 ' 공정성 심의 안건 올려놓고 오리발 내밀기?'를 퍼왔습니다.
정병운 선거방송심의위원이 상정 요청해놓고 "사무처로 주체 변경해달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박만)가 사무처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공정성 심의 안건을 상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사무처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여당 추천 위원이 공정성 심의 안건 상정을 요청해놓고 사무처가 안건을 상정한 것으로 변경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나서 책임 소재를 두고 논란이 확산될 전망이다.
앞서 방통심의위는 지난 1월 CBS 라디오 (김미화의 여러분)의 방송 내용을 두고 출범 이후 처음으로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공정성 심의 안건으로 올려 논란이 된 바 있다. 공정성 심의의 경우 정치적 중립이 엄격히 요구되고 방통심의위가 나서 안건을 올린 전례가 없다는 점에서 방통심의위가 정권 비판적인 방송 프로그램 길들이기에 나선 게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17일 대통령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에서 여당 추천 위원과 사무처 사이에 실랑이가 벌어졌다.
여당 추천 정병운 선거방송심의위원이 MBN의 뉴스 프로그램을 공정성 심의 안건으로 요청했는데 정 위원이 안건에서 자신의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다.
공정성 심의 안건 상정으로 한바탕 논란을 겪었던 사무처 입장에서는 상정하지도 않았던 안건의 상정 주체로 변경될 처지에 놓인 것이다.

▲ 지난달 17일자 MBN <뉴스와이드> 방송

야당 추천 선거방송심의위원에 따르면 당시 회의에서 사무처는 "정병운 위원이 사무처 실무자에게 전화를 걸어와 동 건이 공정성 관련 심의규정을 위반했고, 특히 작년 10월에 경고 조치된 모 안건과 매우 유사하다며 안건 상정을 요청해 '정병운 위원 상정 요청'이라고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사무처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규정 10조 2항에 "심의위원회 위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사안을 심의안건으로 상정할 수 있다"고 돼 있어 절차상으로도 정병운 위원이 안건 상정을 요청하면 안건 주체자로 분류되는 것이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 위원은 "특정 위원이 안건 상정을 요청한 것을 알게 되면 다른 위원들이 심의에 부담을 느껴 제대로된 논의가 어렵다면서 회의석상에서 '위원이 설령 안건상정을 요구했더라도 결과적으로 사무처가 세부적으로 모니터링해 안건을 작성했기 때문에 사무처 자제모니터링으로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해당 안건은 사무처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안건을 상정한 것으로 변경됐다.
종편 심의를 담당하는 김형성 유료방송심의1팀장은 미디어오늘과 통화에서 "해당 안건이 당초와 다르게 자체 모니터링으로 변경 분류된 것은 사실"이라면서 "사무처는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업무를 지원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개별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다.
이와 관련해 방통심의위 관계자는 "우리 사무처 입장에서는 올리지도 않은 안건 상정 때문에 속사정을 모르는 사람들이 봤을 때 오해를 할 수 있어 곤혹스러운 것이 사실"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더욱이 이같은 사레를 용인할 경우 향후 대선 과정에서 여야 추천 위원들이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사무처에 안건 상정을 요청해놓고 본인의 상정 요청 사실을 감춰 사무처가 공정성 심의 논란의 당사자로 휩싸이는 사태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야당 추천 선거방송심의위원인 최영묵 교수는 "이번 일을 계기로 선거방송심의위원이 안건 상정을 요청해도 사무처가 오히려 자체적으로 판단해 안건 상정 여부를 결정하는 전례가 될 수도 있다"면서 24일 열리는 회의에서 이번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해당 안건은 지난달 17일자 MBN의 (뉴스와이드)에 출연한 정영진 위키프레스 편집장의 발언이 문제가 됐다. 정 편집장은 방송에 출연해 여야 후보들의 장단점을 지적하면서 사견임을 전제로 “제일 약점이 적은 김두관 전 지사가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다. 5000원 정도 걸 수 있다”고 말했다. 선거방송심의위원들은 방송 내용이 공정성 심의 규정에 어긋난 것으로 보고 법정 제재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해 제재에 앞서 24일 관련자 진술을 듣기로 결정했다.

이재진 기자 | jinpress@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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