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0일 화요일

[사설] 시대착오 ‘군변 단체’에 혈세 지원이라니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09일자 사설 '[사설] 시대착오 ‘군변 단체’에 혈세 지원이라니'를 퍼왔습니다.

이명박 정부 들어 국가안보 증진 등을 내세워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단체들이 우후죽순처럼 늘어났다고 한다. 2008년 3월에는 한 곳뿐이던 국방부 등록 단체가 올해 3월 현재 25곳으로 크게 늘어났고, 국가안보 사업으로 정부 지원을 받는 단체도 2007~2008년에는 한 곳도 없었으나 올해는 27곳으로 폭증했다.우선 의문이 드는 것은 과연 이런 단체들이 정부의 지원을 받을 시민단체의 자격을 갖추었느냐는 점이다. 대한민국포병전우회, 육해공해병대 예비역 영관연합회, 학도의병동지회, 3·7전우회, 베트남참전유공전우회 등 이들 단체의 상당수는 명칭에서도 나타나듯이 공익을 위한 시민사회단체라기보다는 군 시절의 비슷한 연고를 가진 사람들의 친목단체 성격이 짙어 보인다. 국민생활안보협회, 육군발전협회, 한국위기관리연구소 등의 단체들은 대부분 수구 성향의 전직 장성들이 이끄는 우익 ‘군변 단체’들이다.이들 단체가 정부 지원금을 타내기 위해 신청한 사업은 주로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사건 등과 관련한 국민규탄대회 등이다. 군변 단체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지원에 대해서는 정부 안에서도 “대규모 집회를 위한 언론광고비와 행사사업비로 많은 예산이 투입되어 소모성 성격이 강했다”는 지적이 나왔으나 시정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올해의 경우 ‘국가안보·사회통합’ 유형의 사업에만 무려 30억원 이상을 쏟아붓고 있다. ‘자유대한지키기국민운동본부’라는 단체의 경우 “공익성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는 혹독한 평가가 나왔으나 3년 연속 모두 합쳐 1억3500만원이나 지원을 받았다.더욱 심각한 문제는 이들 단체 대부분이 강한 정치적 편향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안보를 내세운 몇몇 단체의 지도자들은 현 정권 출범 뒤 ‘낙하산’으로 공직에 임명되기도 했다. 올해 대선을 맞아 이 단체들이 더욱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대선 과정에서 어떻게든 공로를 인정받겠다는 데 뜻이 있는 듯하다. 최근 ‘종북세력’ 규탄을 주메뉴로 삼아 잇달아 행사를 열고 있는 것도 이런 정치적 목적과 무관하지 않다.이들 단체는 심지어 역사의 물결을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 대령연합회는 최근 ‘종북세력의 실체와 대응책’ 세미나를 열면서 12·12 쿠데타로 반란죄와 내란죄로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들까지 앞세웠다. 한때 역사적 심판을 받았던 하나회도 다시 부활하는 분위기다. 과연 이런 반역사적 흐름이 국가안보와 사회통합에 무슨 도움이 된다고 정부는 국민의 혈세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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