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5일 목요일

“주사파 의원엔 몽둥이가 약” 쿠데타세력 모여 ‘종북몰이’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05일자 기사 '“주사파 의원엔 몽둥이가 약” 쿠데타세력 모여 ‘종북몰이’'를 퍼왔습니다.

 

[현장] 하나회 참석 ‘대령연합회 세미나
’5공실세 정호용 전장관이 축사
남로당 프락치사건 언급하기도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이에요.”4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국방회관에서 ‘육해공군해병대(예)대령연합회’ 주최로 열린 ‘종북세력의 실체와 대응책’이라는 세미나 현장. 5공의 실세였던 정호용 전 내무부 장관은 축사를 통해 “국회에까지 종북세력이 진입해서 큰소리를 낸다”며 이렇게 말했다. 정 전 장관은 “내가 종북세력에 관심이 많다. 종북세력을 타도하려면 회유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자리를 메운 300여명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12·12 쿠데타 주역 가운데 한 명인 정 전 장관은 80대의 나이지만 종북세력 얘기가 나오자 기세가 여전했다.행사장 입구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축하 화환이 놓여 있었다. 세미나가 열린 국방회관은 국방부의 근무지원단이 운영한다. 국방부만 힘을 보탠 게 아니다. 이 행사는 행정안전부가 후원을 맡았다. 세미나를 주최한 대령연합회 관계자는 “실무를 맡고 있는 행안부 공무원도 참석했다”고 전했다.축사를 마친 정 전 장관 옆으로 고명승 전 3군사령관, 정진태 전 연합사 부사령관, 민병돈 전 육사교장 등이 나란히 앉았다. 국회 국방위원장을 노리고 있는 황진하 새누리당 의원도 자리했다. 육사 출신인 이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을 정점으로 군 내부에서 막강한 힘을 발휘했던 사조직 하나회의 일원이다. 이들은 전두환·노태우 대통령 시절 출세가도를 달렸다. 정호용 전 장관과 고명승 전 사령관 등은 지난달 육사 사열로 입방아에 오른 바 있다.이날 세미나는 사실상 야당을 종북세력으로 규정하는 ‘종북몰이’ 행사였다. 정 전 장관 등 하나회 멤버들이 대령연합회 행사에 참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3선인 황진하 의원은 “제가 이번에 국회 상임위원장도 맡게 될 것 같다”며 “주사파 활동가만 10만명이다. 국회에 들어온 여러 명의 주사파 종북세력이 정치권을 뒤흔들지 못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10년 이상 동안 좌파 경향 정부로부터 비호나 묵인 아래 성장해온 종북세력, 친북세력은 놀라울 정도로 세력을 확대했다”고 덧붙였다.2시간 남짓 진행된 세미나에서는 지난 4·11 총선 결과에 대해 “통합진보당을 비롯해 민주와 진보를 내세운 광범위한 종북좌파 세력이 국회에 진출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았다. 1940년대 국회 프락치 사건도 언급됐다. 정호용 전 장관이 축사에서 “오제도 검사가 남로당 프락치 국회의원 13명을 다 잡아냈다”고 운을 뗐다. 발표자로 참석한 양동안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는 “현시점에서 프락치 사건 기준으로 국회의원을 잡아내면 40~50명은 잡혀 들어간다. 배로 비유하자면 어느 나라든지 반체제 세력이 감당할 수 있는 적재량이 있고 우리는 그것을 초과했다”고 했다.세미나 사회는 전두환·노태우·김영삼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서 비서관을 지낸 김충남 박사가 맡았다. 군에서는 윤규식 육군종합행정학교 교수가 참가했다. 이 자리에는 군 출신인 백군기 민주통합당 의원, 김종태 새누리당 의원도 초청받아 참석했다. 대령연합회의 한 간부는 “좌우를 떠나 정치적 중립을 지키면서 종북 세력의 실체를 들여다보자는 취지에서 열린 행사”라고 말했다.

글·사진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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