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7-18일자 기사 '기자도 절레절레 결국 펜 꺾는 종교 사건'을 퍼왓습니다.
(기자수첩) 교회끼리 도 넘는 신도 빼가기
(프레스바이플)은 최근 인터넷 동영상 유포로 논란이 된 '전남대 여대생 납치사건'을 인권침해 사례로 보고 취재를 시작했다. 그런데 취재를 시작하자마자 경찰관계자는 "다른 기자들도 왔다가 기사쓰기를 포기하고 돌아갔다…기사 나가면 교회로부터 항의 많이 받을텐데?" 라는 조언(?)을 듣게 됐다. 얼마나 대단한 사건이길래 기자들이 취재를 포기했을까?
취재를 하면서 이 사건이 단순한 인권침해 사안이 아니라 종교간의 갈등과 이단 논쟁, 가족간의 갈등, 정신병원 강제입원 등 각종 민감한 문제에 연결돼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 기사는 특정 종교를 옹호하거나 비방하기 위해 작성한 기사가 아님을 먼저 밝힌다.
최근 인터넷상의 '전남대 여대성 납치사건'이라는 제목의 동영상이 유포됐다. 이 동영상은 지난 13일 전남대학교 후문 길거리 앞에서 한 시민이 촬영한 것으로, 영상에는 건장한 남성 3명이 "살려달라"고 외치는 한 여성을 강제로 차에 태워 달아나는 15초 정도 장면이 담겨 있다.
http://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7at-uBNbWX0
이 영상은 삽시간에 퍼져나가면서 논란이 됐는데 경찰은 "특정종교(이단)에 빠진 자녀를 부모가 구하기 위한 헤프닝"이라며 부모의 입장을 전했다. 그렇게 사건이 일단락 되는 듯했지만 17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전남대 여대생의 편지가 등장하면서 다시 불을 지폈다. 이 사건을 취재하기 시작한 한 것도 이때부터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여대생 임양은 "납치 당시 생면부지인 괴한들에게 머리채를 잡히고 납치범 중 한명인 아저씨에게 뺨을 맞고 온갖 욕설과 모욕을 당했다.”며 "납치를 당하는 과정에서 경찰로부터 어떠한 조사나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적었다.
그런 와중 피해자의 어머니의 '자필편지'도 인터넷에 등장했다. "딸이 신OO라는 이상한 종교에 빠져, 학교는 휴학하고 가족도 멀리하고 있다"며 "딸을 포기할 수 없다"는 내용이다.

▲ 교회 그림/트위터
종교기관의 성명도 등장했다.
이 여성이 다닌다는 신OO 교회는18일 성명을 내고 "전남대 납치 사건은 인권침해"라며 "신OO는 납치, 감금, 폭행의 오명으로 기독교사회에서 온갖 핍박을 받아왔다. 하지만 모든 것이 거짓으로 드러났음에도 기독 사회는 자신들의 거짓말에 반성하기는커녕 모든 기독교인 및 일반인들까지도 신OO를 범죄조직으로 오인하도록 호도했다"는 의견을 발표했다.
이에 맞서 개신교 언론들은 전남대 납치 사건을 신OO를 고발하는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납치와 가정폭력이라는 사회문제가 부모가 한 짓으로 알려지면서 개인과 가족간의 문제로 변질되고, 종교가 개입되자 복잡한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처음부터 이 사건은 신OO과 기독교의 '신도 빼가기'에서 부터 벌어진 일이라는 제보도 받게 됐다.
익명의 관계자에 따르면 신OO 교회가 먼저 '추수꾼'(신도를 수확한다는 의미) 이라는 이름의 신도들을 기존 교회에 투입해 '신도 빼가기'를 해왔고, 기독교에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 '강제 개종교육'이라는 방법을 활용하면서 종교기관의 신도 빼가기가 도를 넘었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신도를 빼가는 데 그치지 않고 납치와 감금 폭행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중세시대 이단심문관처럼 '마녀사냥'을 하고 있는 것이다.
전남대 사건이 벌어지기 하루 전, 대구에서도 신OO을 믿고 있는 장모와 기독교를 믿는 딸과 사위 사이에서 문제가 생겼다. 12일 딸과 사위가 장모를 정신병원에 강제로 입원시킨 것이다. 이를 알게 된 신OO 신도가 경찰에 이를 신고하면서 사태가 확산되자 15일 경찰의 도움으로 장모는 합의하에 퇴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찰은 이후 "가족끼리 문제를 해결하라"고 했고 딸과 사위는 16일 장모를 다시 정신병원에 입원시켰다. 장모의 친구라는 사람은 "내 친구는 미친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이 말이 사실이라고 하면 정상인을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로 정신병원에 가둔 셈이다.
실제로 개종목적으로 정신병원에 가두어진 사례가 있었다. 의정부지방법원은 2007년 개종을 목적으로 정상인을 정신과 치료시설에 73일간 불법 구금한 의사들에게 벌금 7백만원을 선고했다. 사건의 당사자는 퇴원 이후 국립의료원에서 정신과 진료를 받았으나 '정신과적 면담 및 임상심리검사상 특이소견 없음'이라는 판단을 받았다. 이는 정상인이라는 증거다.
강제개종교육으로 인해 한 여성이 살해당한 사건도 있었다. 공교롭게도 이 여성이 다니는 교회도 신OO였다. 고 김선화씨는 강제 개종교육이 실패로 돌아가자 분노한 남편이 휘두른 둔기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기독교가 이단이라고 하는 신OO에 빠진 아내를 구해내려고 하는 남편을 이해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종교간의 이단논쟁과 신자빼내기가 누군가를 살인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로 바꾸어버린 것이다.
신OO뿐만 아니라 단지 종교를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가해지는 폭행도 문제다. 노모(38)씨는 기독교를 믿지 않는다는 이유로, 안산 상록교회 인근에 있는 원룸에 감금돼 1주일 동안이나 폭행을 당하며 개종교육을 당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안양에 있는 한 교회 목사가 멀쩡히 다니는 학교를 그만두게 하고, 영성센터라는 것을 만들어 '앵벌이'를 시킨 사안이 세상에 알려져 네티즌의 분노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종교간의 갈등을 넘어선 범죄행위에 대해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납치와 감금 그리고 폭력행위가 발생해도 가족간의 일이라는 것이다. 인권단체 8곳에 문의했지만 모두 '판단보류·방관·침묵' 등 태도였다. 종교나 권력과는 달리 독립적으로 사안을 바라봐야 하는 인권단체가 계산에의해 인권침해를 침묵하는 것은 심각히 우려가 된다.
종교에서 벌어진 인권침해 문제는 기독교 내부에서 결정하라고 한 인권위의 최근 결정도 종교와 가족간의 문제 등 민감한 문제에 얽히기 싫어하는 것 때문에 나온 일이다.
만약 경찰도, 언론도, 인권단체도 이를 돕지 않는다면 이들을 누가 지켜줄 것인가? 기자도 절레절레 결국 펜을 꺾어버리는 종교사건이지만 범죄와 종교간의 갈등은 엄연히 구분해야 한다.
이계덕 기자 | dlrpej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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