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19일 목요일

[사설]검찰, 불법 대선자금 공소시효 끝나기만 기다리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7-18일자 사설 '[사설]검찰, 불법 대선자금 공소시효 끝나기만 기다리나'를 퍼왔습니다.

파이시티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의 변호인이 첫 공판에서 “17대 대선 경선자금으로 알고 6억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지난 4월 의혹이 처음 제기됐을 때 최 전 위원장은 “대선 여론조사 비용으로 썼다”고 했다가 파장이 일자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고 말을 바꿨다. 그런데 공개된 법정에서 ‘대선자금’이라고 다시 번복한 것이다. 파이시티 측 브로커 이동율씨도 “최 전 위원장이 ‘경선을 하려면 언론포럼을 운영해야 하니 도와달라’고 해 돈을 건넸다”고 밝혔다. 최 전 위원장은 이명박 대통령의 ‘정치적 멘토’로 불린 최측근 인사다. 그런 인물이 불법 대선자금을 ‘자백’했는데도 검찰은 수사를 회피할 것인가.

최 전 위원장 측 진술 말고도 이 대통령의 측근들이 2007년 대선을 전후해 기업체로부터 불법 자금을 받은 정황은 넘쳐난다.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은 2007년 대선 직전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에게서 3억원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임 회장은 검찰에서 “대선에 도움을 주기 위해 돈을 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또한 이 전 의원이 대선 직후인 2008년 2월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당선축하금 명목으로 3억원을 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진 상태다. 임기말 레임덕 현상이 심화되면서 불법 대선자금의 뇌관이 곳곳에서 터질 날만 기다리는 형국이다. 

이 대통령은 17대 대선이 끝난 뒤 경선비용으로 21억여원, 대선비용으로 372억여원을 썼다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했다. 그러나 실제 들어간 돈은 이보다 많았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자금줄’ 역할을 한 최시중 전 위원장도 2009년 “이 대통령이 완벽하게 합법적으로 선거운동을 했다고는 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3년 후 자신이 수사선상에 오를 것을 예견이라도 한 모양이다.

검찰은 즉각 불법 대선자금에 대한 전면 수사에 착수해야 한다. 2007년 12월 정치자금법이 개정되면서 불법 정치자금의 공소시효가 5년에서 7년으로 늘어났지만, 법 개정 전 받은 자금은 공소시효 5년이 적용된다. 올해가 지나가면 17대 대선자금은 수사할 수 없다는 이야기다. 검찰이 공소시효 만료만 기다리며 버틴다면 올해 말 대선에서도 똑같은, 아니 더 심한 불법이 횡행할 수 있다. 이 대통령도 대선자금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을 모두 털어놓을 때가 됐다. 돈의 출처를 알았든 몰랐든 대선자금이란 궁극적으로 ‘이명박 후보’의 당선을 위해 모아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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