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7-06일자 기사 '박근혜가 선덕여왕? 낯뜨거운 ‘미화’ 보도'를 퍼왔습니다.
[경제뉴스톺아읽기] 삼성 출신 영입에 ‘경제민주화’ 진정성 의문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의 경제민주화가 도마에 올랐다. 박 의원의 대선 경선 캠프의 구성이 드러나면서, 경제민주화의 ‘진정성’이 검증 국면에 들어간 것이다.
주목되는 기사는 한겨레 9면 기사(‘5·16 미화’ 박효종-삼성출신 현명관…박근혜캠프 ‘보수본색’)이다. 이 기사는 박근혜 의원의 대선 경선 캠프에 합류한 인사들에 대한 평가 기사다. 주목되는 점은 최근 경제 민주화 이슈로 뜨거웠던 새누리당이 이와 관련돼 어떤 인물들을 포진했는지다.
한겨레는 “삼성그룹 비서실 출신으로 정치권과 삼성그룹을 오간 현명관 전 삼성물산 상임고문도 포함시켜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에 의문이 제기돼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 전 고문은 2003년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지냈고, 2006년께부터 박 의원의 분야별 핵심 측근들로 구성된 전략회의 멤버로 참여했다. 그는 삼성물산 회장에서 물러난 뒤 2006년 제주지사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했고 2년이 채 안 된 2008년 5월 삼성물산 고문으로 삼성에 복귀해 기업 전략을 조언해왔다. 2010년 지방선거 때도 다시 제주지사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새누리당은 현 전 고문이 현장과 실무를 아우른 인사라는 점이 평가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 내부에서도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삼성에서 근무한 현 고문은 지금도 삼성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얼마 전까지 재벌의 고문이었던 그를 캠프 정책위원으로 넣고 어떻게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의원도 “현 고문은 사실상 삼성의 비서실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으로 경제민주화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며 “정신없는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 6일자 한겨레 3면.
기획조정특보로 임명된 최외출 영남대 교수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을 기리는 ‘글로벌새마을포럼’ 회장과 영남대 ‘박정희 리더십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박근혜 의원이 경제민주화가 ‘박정희식 경제 정책’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또 2007년 대선 당시 ‘줄·푸·세’(세금은 줄이고 규제는 풀고 법질서는 세우자) 경제 공약에 깊이 관여한 인물이 이번에는 ‘경제 민주화’ 정책을 만드는 인사로 영입됐다.
서울경제는 8면 기사에서 줄푸세 공약을 만드는데 깊이 관여한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을 두고 “경제학자 출신인 김 원장은 경제민주화와 복지의 정책을 완성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세금을 줄이고 기업 관련 규제는 줄이자고 했던 김 원장이 5년 만에 ‘경제 민주화’, ‘복지 확대’ 정책을 만들자고 하는 셈이다.
실제 경제 정책이 얼마나 개혁성이 있는 것인지도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중앙일보 4면 기사에서 박근혜 의원의 ‘경제 민주화’ 공약 구상을 공개했다.

▲ 6일자 중앙일보 4면.
중앙은 ‘경제민주화 공약 구상’을 “△대기업 담합 처벌 강화: 소비자 피해 구제 위한 집단소송제 도입 △대기업, 중소기업 부당하도급 근절: 징벌적 손해배상 및 하도급 분쟁 시 단체협상권 부여 △대기업 대주주, 일감 몰아주기 등 근절: 부당내부거래 금지 규정 강화, 일감 몰아주기 부당이익 과세 △대기업 임원 및 지배주주 일가의 엄정한 법 집행 및 특별사면 자제”라고 밝혔다.
일부 공개된 구성안만 봐도 ‘재벌개혁’이라는 말을 붙이기 어려울 정도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밝힌 환상형 순환 출자 등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특단의 방안도 포함되지 않았다. 환상형 순환 출자는 삼성이 가장 복잡하게 얽혀 있었다. 재벌 총수들이 1%도 채 안 되는 지분으로 수많은 계열사들을 지배하는 문제를 해소하는 것은 결국 삼성 등 재벌과의 이해관계와 상충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박근혜 의원쪽은 이미 한발짝 물러난 상황이다. 중앙 기사에 따르면, 박근혜 캠프의 정책메시지본부장인 안종범 의원은 “출자총액제한제 부활은 (삼성·현대차그룹 등이 상한선에 못 미쳐) 실효성이 없다”며 “3년 내 기존 순활출자를 정리하거나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등 여러 방안이 있지만 부작용을 고려해 최종 공약으로 채택될지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대선공약개발단원인 이종훈 의원은 대기업의 순환출자(계열사 A가 B, B는 C, C는 다시 A의 지분을 소유하며 서로 물려 있는 구조)와 관련해 “기존 순환출자를 금지해 한꺼번에 재벌을 해체하는 것은 어렵다”고 반대 입장을 밝혔다.

▲ 6일자 서울경제 8면.
정리하자면, ‘경제 민주화’ 정책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결국 재벌 문제와 부딪히게 되는데 현재로선 박근혜 의원쪽의 인사 구성 및 정책안에서 개혁적인 정책을 펼칠 가능성은 크지 않은 셈이다.
그러나 대다수 언론에서는 이번 캠프 구성안에 대해선 호평을 했고, ‘물타기’를 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아는 8면 기사(경제민주화, 여 “대선까지 주도권” 민주 “박 논리는 모순”)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현 전 부회장이 정책위에 합류한 것은 경제민주화에 대한 재벌의 불안감을 달래면서 지속가능한 복지를 위한 성장동력을 만드는 데 주력하겠다는 의미를 동시에 담아낸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매일경제도 10면 기사(재외본부장 자니윤 정치발전위 박효종)에서 “현 전 부회장은 박 전 위원장이 경제민주화를 강조하면서 발생하는 대기업의 불안을 해소하면서 기업의 입장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경제는 5면 기사(박근혜, 10일 타임스퀘어서 ‘출정식’…정책 김종인에 맡겨)에서 “현명관 전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은 실물경제 전문가”라고 호평했다.

▲ 6일자 매일경제 10면.
특히, 매경은 박근혜 의원을 선덕여왕에 비유하는 칼럼을 실었다. 매경은 10면 칼럼에서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외곽조직 중 하나인 미래통일포럼(회장 현경대)에서 최근 ‘여왕 선덕’이라는 책을 출간했다”며 “이 책의 표지에는 선덕여왕 얼굴이 큼지막하게 그려져 있다. 어딘가 묘하게 박 전 위원장을 많이 닮아 있다는 느낌”이라고 밝혔다.
매경은 “2009년에도 62부작 MBC 드라마 ‘선덕여왕’(주연 고현정)이 선풍적 인기를 끌었는데,이를 두고 박 전 위원장을 모티브로 삼았다는 말도 나돌았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의원이 정말 선덕여왕과 같을까? 조선일보가 박근혜 의원의 '불통'을 우려하며 대통령에 당선돼도 걱정, 안 돼도 걱정이라고 말한 대목은 눈길을 끈다.
“여의도를 출입하는 언론사 정치부 기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그가 ‘대통령이 돼선 안 될 후보 1위’로 꼽힌 이유는 뭘까. 그는 밤 8시쯤 귀가해 자신에 관한 기사를 검색해 다 읽는다고 한다. 옆에서 누가 조언을 하고 말고 할 것도 없다. 자신의 스타일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꿈쩍하지 않는 것은 ‘당신들이 모를 뿐 나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걸까.…보수 진영에서는 박 의원에게 정권 재창출의 기대를 걸고 있다. 하지만 이런 스타일로 집권하면 속 터질 국민이 많이 생겨날 것이다. 찍은 사람들조차 돌아서고, 반대해온 사람들은 아예 벽을 쌓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실패가 눈앞에 있다. 생각 있는 보수 쪽 사람들은 ‘박근혜가 안 돼도 걱정이지만 돼도 걱정’이라고 말한다.” (최보식 선임기자 칼럼(“안 돼도 걱정, 돼도 걱정”))
최훈길 기자 | chamnamu@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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