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6일 금요일

‘5·16 미화’ 박효종-삼성출신 현명관…박근혜캠프 ‘보수본색’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7-06일자 기사 '‘5·16 미화’ 박효종-삼성출신 현명관…박근혜캠프 ‘보수본색’'을 퍼왔습니다.

홍사덕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한 박근혜 선거 캠프 관계자들이 지난 2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 마련한 캠프사무실에 들러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홍사덕 선대위원장, 조윤선, 이상일 공동대변인, 최경환 총괄 본부장. 강창광 기자 chang@hani.co.kr

정치발전위원에 박효종 교수
뉴라이트 교과서포럼 대표 맡아
쿠데타 아닌 ‘혁명’…유신 찬양도

“박근혜 역사인식 한계 드러내
”새누리당 안에서도 ‘패착’ 지적

삼성-정치권 오간 현명관 발탁
‘경제 민주화’ 실천의지 의문 일어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이 5·16 군사 쿠데타를 ‘혁명’으로 표현한 뉴라이트 교과서를 편찬했던 박효종 서울대 교수를 5일 대선후보 경선 캠프의 정치발전위원으로 임명해 역사관 논란이 일고 있다. 또 삼성그룹 비서실 출신으로 정치권과 삼성그룹을 오간 현명관 전 삼성물산 상임고문도 포함시켜 경제민주화 실천 의지에 의문이 제기돼고 있다.박 교수는 이날 발표된 캠프 인선에서 정치발전위원으로 임명됐다. 이상일 캠프 대변인은 “정치발전위원회는 지난 4·11 총선 때부터 시작한, ‘과거의 잘못’과 단절하는 더 좋은 정치적 쇄신을 위해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박 교수는 2006년 현대사 왜곡 논란을 일으켰던 뉴라이트 계열의 ‘교과서포럼’ 공동대표였다. 이 단체가 펴낸 한국 근현대사 최종 편집본은 5·16 군사 쿠데타를 ‘5·16 혁명’으로 표현하고 유신체제를 찬양하는 내용을 담았다. 교과서포럼은 “당시 한국 사회의 가장 중요한 국가적 과제인 산업화를 성공적으로 주도할 새로운 대안적 통치집단 등장의 계기가 된 사건으로 군사정부는 강한 추진력으로 경제발전을 성공적으로 주도했다”고 5·16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신 역시 “권력구조적 차원에서 영도적 권한을 지닌 대통령의 종신 집권을 보장하는 체제인 동시에 행정적 차원에선 국가적 과제 달성을 위한 국가의 자원동원과 집행능력을 크게 제고하는 체제”라고 옹호했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을 주도한 경제기획원의 성공 요인에 관해선 “박정희 정부의 추진력 덕분”이라고 기술했다.반면 4·19 혁명은 ‘4·19 학생운동’이라고 표현하며 “이를 계기로 학생운동이 견제되지 않은 권력으로 등장하고 좌파가 학생 운동권을 장악하기 시작했다”고 평가절하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역시 ‘민주화항쟁’이라 표기했지만 중앙권력으로부터 소외된 광주지역의 분노가 누적된 것을 원인으로 꼽으며 “한국사회에 반미급진주의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박근혜 새누리당 의원 대선 경선 캠프 구성도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보입니다)

박 교수는 최근 종북 척결을 내세운 우파 시민단체에도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그는 “종북 논란에 휩싸인 대한민국의 국회에서 종북세력을 척결하자”며 지난 2일 자유총연맹, 복지포퓰리즘추방 국민운동본부 등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이 꾸린 ‘자유민주국민연합’ 상임대표를 맡았다.정치권 안팎에선 박 교수 기용을 두고 박근혜 의원 역사관이 드러났다는 말이 나온다. 박 의원은 2007년 당내 대선후보 검증 청문회에서 “5·16은 구국 혁명이었다”며 “유신체제는 역사의 판단에 맡겨야 한다는 생각이다. 다만 유신시대에 고통받은 분들에 대해서는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내에서도 박 교수 기용은 패착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의 한 관계자는 “역사 인식에 관한 박근혜 의원의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다”며 “5년이 지났지만 사람은 변하지 않는 것 같다. 걱정이다”라고 말했다.박 의원이 현명관 전 삼성물산 상임고문을 정책위원에 발탁한 것도 자신이 간판구호로 내세운 경제민주화와는 거리가 먼 인선이란 지적이 나온다. 현 고문은 2003년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을 지냈다. 전경련은 지난달 산하 연구원인 한국경제연구원 토론회에서 경제민주화의 근거인 헌법 119조2항을 삭제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현 고문은 2006년께부터 박 의원의 분야별 핵심 측근들로 구성된 전략회의 멤버로 참여했다. 경제 정책에서 현장과 실무를 아우른 인사라는 점이 평가됐다고 한다. 2007년 박 의원 경선 캠프에도 미래형정부기획위원장으로 참여한 바 있다. 현 전 고문은 삼성물산 회장에서 물러난 뒤 2006년 제주지사 선거에 나섰다가 낙선했고 2년이 채 안 된 2008년 5월 삼성물산 고문으로 삼성에 복귀해 기업 전략을 조언해왔다. 2010년 지방선거 때도 다시 제주지사에 도전했다가 낙선한 바 있다. 수차례 정치권과 삼성을 오간 것이다. 현 전 고문은 지난해 스톡옵션 행사로 263억원의 차익을 남겼다. 한 새누리당 관계자는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삼성에서 근무한 현 고문은 지금도 삼성과 깊은 연관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얼마 전까지 재벌의 고문이었던 그를 캠프 정책위원으로 넣고 어떻게 경제민주화를 하겠다는 건지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다른 한 의원도 “현 고문은 사실상 삼성의 비서실장이라고 불리는 사람으로 경제민주화와는 전혀 맞지 않는다”며 “정신없는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기획조정특보로 임명된 최외출 영남대 교수 인선을 두고도 박 의원의 부친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지우지 못했다는 평이 나온다. 박 의원의 싱크탱크인 미래연구원 출신인 최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을 기리는 ‘글로벌새마을포럼’ 회장과 영남대 ‘박정희 리더십연구원’ 원장을 맡고 있다. 공보위원으로 임명된 김병호 전 의원은 17대 의원이던 2007년 12월 정치자금법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성연철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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