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1일 목요일

멈춰선 택시… 시민들 “불편했지만 파업은 이해”


이글은 경향신문 2012-06-20일자 기사 '멈춰선 택시… 시민들 “불편했지만 파업은 이해”'를 퍼왔습니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하와 택시요금 인상을 요구하며 전국 택시 25만여대가 20일 0시부터 24시간 파업을 벌였다. 대부분의 택시가 파업에 동참해 거리가 한산할 정도였지만 우려했던 교통대란은 없었다. 출퇴근길 지하철과 버스는 평소보다 붐볐지만 시민들도 파업에 큰 불만을 제기하지는 않았다.


평소 택시가 줄을 이어 대기하고 있는 서울역 택시정류장에는 이날 택시를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 몇몇 택시가 서울역 앞에 도착했지만 모두 승객을 내려준 뒤 곧바로 승강장을 빠져나갔다.


출퇴근길 회사원들이 붐비는 서울 강남의 테헤란로~강남대로 역시 택시를 찾기 어려웠다. 직장인 안기범씨(22)는 “평소 버스로 출퇴근을 하는데 오늘은 평소보다 좀 더 붐빈 듯하지만 힘들 정도로 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서울광장 가득 메운 택시기사들 운행을 멈추고 파업에 참가한 택시기사 수만명이 20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열린 ‘택시생존권사수 결의대회’에 참가해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 김정근 기자 jeongk@kyunghyang.com

오후 10시쯤 강남역 인근 술집 거리에서 만난 대학생 송모씨(23)는 “원래는 새벽까지 놀곤 했는데, 오늘은 버스가 끊기기 전까지만 놀다 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근 일본식 술집의 매니저인 이모씨(28)는 “일이 새벽 3시에 끝나는데 택시가 없을까봐 걱정이지만 파업에 불만은 없다”며 “우리는 하루 고생하지만 기사분들은 박봉이어서 정부 차원에서 대책을 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파업에는 전국 택시의 대부분이 참여했다. 국토해양부 집계를 보면 전국의 택시 25만5581대 중 13.6%인 3만4858대만 운행을 했다. 평상시 운행률 70%에 비해 4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파업에 참여한 개인택시 기사 박모씨(45)는 “택시일 15년 동안 기사들이 이렇게 운행을 하지 않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택시 파업으로 출퇴근길 교통체증은 크게 줄었다. 서울시 도시교통본부가 이날 교통상황을 분석한 결과 출근시간대에 지하철을 이용한 시민은 평소보다 4.2% 늘어난 4만720여명 수준이었다. 버스 승객도 평소보다 7%가량 증가했다.

운행을 멈춘 택시기사들은 이날 오후 1시 ‘택시생존권사수 결의대회’ 집회가 열린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으로 모였다.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5만여명(경찰 추산 3만3000명)의 기사들이 참가했다.

이들은 집회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기로 한 공약사항을 이행하고, LPG 공급사들의 최고가격제를 즉각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또 “정부와 지자체가 택시수를 줄이기 위한 예산을 편성하고 택시연료를 다양화하라”고 주장했다.

택시업계는 요구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선을 앞둔 11~12월에 또다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홍명호 택시연합회 전무이사는 “시민들에게 아주 죄송스럽다”며 “하지만 지난 3년 동안 LPG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지만 택시요금에는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에 요금 현실화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류인하·곽희양·김경학·박순봉 기자 ac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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