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뷰스앤뉴(Views&News) 2012-06-19일자 기사 '최장집 "민주당, 사회경제 문제 다룰 역량 없어"'를 퍼왔습니다.
"오픈프라이머리, 한국정치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
진보 원로학자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가 19일 민주통합당을 향해 "일정한 정치적 자원을 가진 여러 명의 개인이나 세력이 각각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파당들의 느슨한 집합에 불과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최 교수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민주통합당 국회민생포럼 창립기념 초청강연에서 "열린우리당 이후로 민주당은 당의 작동가능한 권력구조를 제도화하고 리더십을 창출하는 데 지속적으로 실패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정당의 공적 힘이 아니라 하나의 개별 캠프 내지 팀으로 구성된 청와대와 정부가 제대로 된 것일 수 있나? 나아가 진보적일 수 있나?"라고 반문한 뒤, "이런 대통령은 제도적으로 강한 대통령이 되지 못하며, 정당에 대한 연계, 장악력이 떨어지면서 임기말 무기력한 대통령으로 전락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이 추진하는 완전국민경선에 대해서도 "밀란 쿤데라의 소설 제목을 빗대 말하자면 한국정치의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라며 "이렇게 되면 후보선출 시기가 늦어지면서 모든 것이 짧은 시간에 숨 돌릴 새도 없이 빠르게 졸속적으로 전개되면서 리스크도 커지는데 이 책임은 결국 모두 국민들이 지게 된다"고 비판했다.
그는 안철수 서울대 교수에 대해서도 "최근 안철수 씨의 경우를 봐도 대통령에 나올지 여부도 모르겠다는 식으로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무책임하면서도 비정상적인 판도"라고 직격탄을 날린 뒤, "유럽은 2년이란 시간동안 국민이 판단하고 평가할 시간이 충분한데, 우리는 이런 짧은 시간동안 투표자들이 어떤 근거로 선출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모바일 투표에 대해서도 "모바일투표는 나쁜 의미에서의 혁명적 변화다. 인터넷, 스마트폰과 같은 모마일 기제와 친숙한 그룹의 정치적 특성과 과다대표의 문제가 있다. 그들이 일반시민 전반을 대표하지도 못하며, 상대적으로 진보적인 민주당이 대표하고자 하는 사회경제적 저변계층이나 소외계층을 대표하지도 않는다"며 "이런 의미에서 사람들은 참여 주체가 아닌 쇼를 구경하는 관중에 불과하며, 정당민주주의는 청중민주주의로 후퇴하게 된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당권-대권분리규정에 대해서도 "권력, 권위를 가급적 분산시키려는 것을 목표로 한 당의 중심성과 리더십을 해체하는 제도"라며 "정당을 약화시키는 제도개혁이라는 점에서 일종의 자해적 정당구조"라고 질타했다.
그는 향후 대선구도와 관련해선 "'민주대 반민주'라는 진영간 대립 구도보다는 좋은 정당정부를 준비하는 노선으로의 변화가 필요하다"며 "기존 노선은 남북한 평화공존과 통일의 가치와 연계되면서 냉전수구세력 대 평화통일세력의 대립과 내용이 중첩돼 이념적 대결만 가속화시킬 뿐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한국 정당정치의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정당이 사회경제적 문제를 다룰 능력이 없다는 점인데 특히 야당이 그렇다"며 "민주당은 이념적이고 급진적인 정책대안과 이를 실현할 능력사이의 엄청난 괴리로 진지함과 신뢰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개혁을 지향하는 민주당은 그들 스스로 관료에 반해서, 또는 관료를 통솔하면서 설정된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는 실력과 능력을 갖지 않으면 안된다"며 관료들에게 끌려다니지 말 것을 주문한 뒤, "지난 두 번의 개혁적 성향의 민주정부는 바로 이 지점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이전 정부의 경험을 토대로 이 문제를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낙연 의원이 주최한 이날 강연회에는 박지원 원내대표를 비롯해 신학용 의원 등 4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했다.
최병성, 엄수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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