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6월 25일 월요일

농심 갈라지는데, 농어촌공사는 골프장에 ‘물장사’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24일자 기사 '농심 갈라지는데, 농어촌공사는 골프장에 ‘물장사’'를 퍼왔습니다.

인근 농민 “왜 하필 지금 골프장과 계약하나” 
104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맞는 농가를 외면하고 농어촌공사가 골프장과 물 판매계약을 체결해 논란을 빚고 있다. 농어촌공사 해남지사는 지난 6월15일 화원 신덕저수지의 물을 해남 파인비치골프장에 판매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이로써 농어촌공사는 하루에 2800t(연간 56만t)의 물을 3년간 t당 93원에 골프장에 판매한다. 저수율이 61%가 넘으면 골프장은 계약물량을 아무 때나 사용할 수 있고, 저수율이 40~61%일 때는 마을 이장으로 구성된 유지관리위원회의 동의를 받아 물을 사용할 수 있다. 저수지 인근 해남군농민회와 일부 농민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최창탁 해남군농민회 회장은 “80년대 저수지가 설립된 목적 자체가 이 지역에 농업용수가 부족해서였다”며 “이미 3년 전에 농민들의 반대로 골프장에 용수 공급을 중단했는데 하필 이런 가뭄 와중에 다시 계약을 체결했는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2009년 4월 파인비치 골프장은 저수율이 40% 아래로 떨어져 용수공급이 중단됐음에도 불구하고 무단으로 7만여t의 농업용수를 사용해 계약해지를 당했다. 3년 전 무단으로 농업용수를 사용해 물의를 빚은 골프장과 재계약을 맺은 셈이다. 올해엔 신덕저수지의 저수율이 61% 아래로 떨어져 농업용수 공급을 ‘제한 급수’로 전환했지만, 골프장엔 이전과 마찬가지로 물을 공급하고 있다. 김형용 농어촌공사 해남지사장은 “마을 이장들로 구성된 유지관리위원회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유지관리위원회는 해남군의 화원면, 운내면, 화원면 등 3개 지역 면의 이장 1명씩 총 3명과 대의원 2명 등으로 구성돼있다. 인근 농민들은 물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물 공급이 제대로 안 되는 지역은 신덕저수지로부터 남쪽으로 8km 가량 떨어진 문내면 일대와 남서쪽 방향으로 14km 거리에 있는 황산면 인근이다. 최창탁 농민회장은 “이 지역의 농지는 모내기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모를 심은 논도 농지가 갈라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농어촌공사 쪽은 이 지역이 민간 종교단체와 기업이 개발한 민간 간척지로 농업용수를 공급할 의무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형용 해남지사장은 “반경 27km 이내에서 민간이 간척해 조성한 일부 농지를 제외하고는 무리없이 용수를 공급하고 있다”며 “일부 용수공급이 안 되는 지역에도 양수기를 설치하는 등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용수공급 계약을 체결한 파인비치 골프장은 신덕저수지로부터 북서쪽으로 6km 가량 떨어진 곳에 있다. 농어촌공사 쪽은 골프장과 물 공급 계약을 맺은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 등 종합적인 고려를 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최창탁 해남군농민회장은 “현실적으로 물 공급을 제대로 못 받는 농민들이 있는 상황에서 지역경제를 운운하며 골프장을 지원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해남군의 신덕저수지는 인근 지역 농지 428.5㏊에 농업용수를 공급하고 있고, 수량은 저수율 100%를 기준으로 333t이다. 6월 말 현재 저수율은 59%다.

윤형중 기자 hj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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