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6-08일자 사설 '[사설] 60년 전으로 돌아간 새누리당의 매카시즘 광풍'을 퍼왔습니다.
새누리당의 종북몰이가 점입가경이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어제 “종북 국회의원을 얼마든지 가려낼 수 있다. 30명 정도가 전력자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들이 사면되거나 복권됐다 하더라도 전향 여부를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며 북핵 인정 여부, 3대 세습 인정 여부, 주한미군 철수에 대한 태도, 북한에 대한 조건없는 지원 찬성 여부 등을 질문하면 답이 나온다고 했다. 그는 “옛날 천주교가 들어와 사화를 겪으며 (신도를 가려내려고) 십자가를 밟고 가게 한 적이 있지 않으냐”며 조선시대 천주교 탄압 때처럼 종북 의원들을 솎아내자고 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시대착오적인 종북몰이가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한 의원의 발상은 1950년대 미국 정가를 휩쓴 매카시즘 광풍과 판박이다. 60년 전 미국 공화당의 매카시 상원의원이 “내 손에 국무부에서 일하는 공산당원 205명의 명단이 있다”고 한 것과 한 의원의 발언이 무엇이 다른가?
매카시 발언으로 수많은 공직자와 민간인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사상검증 광풍이 불어닥쳤지만, 급기야 공화당 내에서 먼저 제동이 걸렸고 의회는 매카시 비난 결의안까지 채택하기에 이르렀다. 한 의원이 아무리 군 출신이고 남북이 분단된 현실이라고 하지만, 60년도 더 된 매카시즘을 버젓이 21세기 한국 사회에 들이대는 무식한 발상에는 분노에 앞서 서글픔마저 든다.
국회 돌아가는 사정을 알 만한 재선 의원인 한 의원이 마치 제 세상을 만난 양 매카시즘 발언을 서슴지 않는 데는 새누리당 지도부가 그럴 만한 분위기를 조성한 탓이 크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엊그제 “정치권에선 종북주의자나 심지어는 간첩 출신들까지도 국회의원이 되겠다고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통합진보당이 경선 부정을 이유로 출당을 추진중인 이석기 의원을 사실상 간첩 출신으로 단정한 것이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임수경 의원이 북한을 방문한 사건과 관련해 어떻게 전향했는지, 지금의 국가관은 어떤지를 밝혀야 한다”고 했다. 임 의원의 말실수를 기화로 사상검증을 하겠다고 달려든 셈이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한 새누리당 지도부의 빛바랜 색깔론은 박정희·전두환 군사독재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새누리당의 브레이크 없는 종북몰이에 국민들은 염증이 나 있다. 세계경제가 출렁이고 민생이 도탄에 빠진 지금, 정략적인 종북몰이나 하고 있다 보면 언젠가는 그에 대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국민들은 현명하다. 시대착오적 종북몰이의 노림수를 훤히 꿰뚫고 있다. 새누리당은 제발 이성을 찾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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