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위키프레스 2012-06-16일자 기사 '10월 20일 선관위 접속, 천만원 이동 시작...'수상한 정황들''을 퍼왔습니다.
(위키프레스)는 그동안 지난 1월까지 이뤄진 검경의 ‘선관위 디도스 테러’사건에 대한 수사기록을 입수해 분석했다. 분석 과정에서 검찰이 피의자들의 10월 20일과 23일 선관위 접속기록을 삭제했다는 의혹을 제시했다. 현재 검찰이 가장 마지막에 작성한 수사보고서에는 10월 25일 접속기록만이 남아있으며, 이는 그동안 피의자들이 주장했던 “선관위를 몰랐고, 10월 25일 밤에 처음 접속한 것”이라는 주장만 강화시켜주는 셈이 됐다.
10월 20일과 23일 접속한 기록 중, 20일의 접속기록은 여러 증거들을 종합해보았을 때 상당히 중요한 시점이다. 대가로 제공된 자금의 흐름이 시작된 시점이고 이번 사건에서 ‘사전모의’가 있었음을 강력하게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 10월 20일 선관위 홈페이지 접속
12월 24일 작성된 검찰의 수사기록을 살펴보면, 디도스 공격범들이 최초로 선관위에 접속한 기록은 10월 20일로 나타나 있다. 이 뿐만이 아니라 해당 IP주소로 23일에도 접속한 것으로 나타나 있다. 그동안 디도스 공격범들이 줄곧 주장했던 “선관위를 몰랐고, 25일 밤에 처음 접속한 것”이란 증언과 배치되는 기록인 것이다.
10월 20일 공격범 컴퓨터 IP로 선관위에 접속한 흔적.
해당 IP 주소들은 검찰 보고서에 작성된 대로 디도스 공격범들이 평소 은행계좌 거래 및 입금 등에 쓰인 것이다. 이런 IP로 선관위에 접속했다는 것은, 선관위에 대해 몰랐던 것이 아니라 이미 알고 있었다는 뜻이다. 가 자문을 구한 한 보안전문가는 “(이 기록은)아무리 조심스레 말한다 해도 피의자들이 선관위를 알고 있었다는 객관적 자료인 셈”이라는 소견을 밝혔다.
그동안 피의자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더욱 많은 증언을 받아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20일 접속에 대해 추궁하지 않았다. 또한 지난 1월 수사발표시에도 20일 접속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 접속 2분뒤 1천만원 이동 시작, 31일 공격범 계좌로 입금돼
수사기록에 의하면, 10월 20일 18시 11분경 피의자 김태경(박희태 전 국회의장 비서관)으로부터 공현민(최구식 의원 전 비서)으로 1000만원이 송금된다. 디도스 공격범들이 선관위에 접속한 시각으로부터 2분이 지난 시점이다. 또 돈을 주고받은 김태경과 공현민의 이날 통화 횟수는 17회로, 10월 한 달간 26일 통화수(17회)와 더불어 가장 많은 통화가 있던 날이다.
김태경으로부터 공현민 계좌에 천만원이 입금된 증거. 공격범들이 접속한 지 2분뒤에 송금이 이루어진다.
김태경과 공현민 간 통화횟수를 나타낸 자료. 10월 20일과 10월 26일에 가장 많은 통화(17통)가 이루어졌다.
입금된 1000만원에 대해 공현민은 검찰 진술에서 “이자를 주기로 하고 천만원을 빌린 것”이라 주장했으나, 이 진술은 거짓으로 보인다. 이후 이 천만원은 10월 31일 고스란히 디도스 공격범인 강해진의 계좌로 흘러들어갔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도 “돈이 급하다고 해 빌려준 것”이라 진술하지만, 이자를 받지도 않고 차용증도 없이 빌려줬다는 것은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다. 만약 이 돈이 정말 빌린 돈이고 공현민이 김태경에게 이자를 지불해 왔다면, 공현민은 이자는 자신이 지불하고 돈은 강해진에게 준 ‘이상한’ 돈거래를 한 셈이다.
▲ 천만원 입금시점 핸드폰 통화목록 삭제, 21일 공격범들은 해외로 출국
검찰 수사보고서에 따르면 “2011. 10. 18 이전 통화기록 내역은 없고, 이후의 통화목록 중에서도 많은 부분이 삭제된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특히 2011년 10월 19일, 10월 21일~24일, 26일~27일, 10월 30일~11월 13일의 통화기록은 통째로 삭제한 것을 발견”이라 기록하고 있다. 검찰이 보고서에 언급한 날짜들은 ‘통째로 목록 삭제’를 한 내용이고, 이후 나온 삭제목록을 보게 되면 더욱 많은 내역을 부분적으로 삭제한 내역을 확인할 수 있었다.
목록을 보면 공현민에게 천만원을 송금한 20일의 통화내역 역시 삭제한 것을 알 수 있다. 은행 계좌이체를 한 오후 6시경의 공현민과의 문자내역, 통화목록은 모두 삭제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정황이 발견되었음에도 검찰은 ‘통화목록 삭제’에 대한 이유를 묻지 않았다. 특히 삭제한 통화내역들이 돈의 입금일과 10월 26일 선거일의 기록들이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에도 피해간 셈이다.
공현민에게 천만원이 입금된 시점 다음날인 21일 디도스 공격범들은 해외로 출국한다. 이에 대해서도 처음에는 “사업차 해외로 다녀왔다”고 해명했으나, 이후 해외에서 관광 및 도박을 즐긴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지난 1월 검찰이 발표한 수사결과에 따르면, 이들은 비용을 부풀리기 위해 “필리핀에서 공격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 불과 2분여밖에 차이나지 않는 접속 시점과 입금 시점 ▲20일 입금된 천만원이 고스란히 디도스 공격범들에게 전해진 정황 ▲돈을 빌렸다는 사람은 차용증과 이자도 지불하지 않았고, 오히려 건네준 사람이 이자를 냈다는 진술의 불합리 ▲ 송금 시점 및 선거일 전후의 통화목록 삭제 등을 종합해보면 이 돈은 일종의 ‘착수금’이고, 의뢰한 김모, 공모 씨를 비롯해 디도스 공격범들까지 미리 계획한 범행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시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검찰은 수사보고서를 통해 이미 알고 있었음에도 수사하지 않았고, 심문 과정에서 강력하게 추궁하지 않았다. 특히 20일 접속기록에 대해서 전혀 묻지 않았다는 점은 검찰이 ‘윗선 수사’에 대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는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검찰은 눈앞에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증거들은 외면한 채 ‘신의 영역’으로 포장하기 급급했던 것으로 보인다.
유지만 (redpill@wikipress.co.kr) 기자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