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16일 수요일

미국 광우병 발생하면 당연히 수입중단 한다더니…


왼쪽부터 정운천 전 장관, 김종훈 본부장, 민동석 전 정책관

2008년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때 ‘수입중단’ 약속한 정부
이제와 딴소리

“당시(2008년 5월8일 국회 대정부질의) 총리께서는 본 위원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했는데 우리 국민의 건강에 위협이 안 된다고 판단하면 수입중단조치 하지 않을 수도 있는가?’라는 질의에 대해서도 ‘광우병은 건강에 위협이 되기 때문에 당연히 수입중단 조치를 할 것입니다’”, ‘국민에게 위협이 된다는 그런 유권해석, 기준 필요없이 광우병만 발생되면 무조건 수입중단 조치한다’, ‘확실하다’고까지 답변하셨습니다. 기억하십니까?”(강기갑 의원 서면질의)
“기억함.”(한승수 국무총리 서면답변)
“지금도 이 같은 입장에 변함이 없으십니까?”(강기갑 의원 서면질의)
“변함이 없음.”(한승수 국무총리 서면답변)
2008년 9월1일 국회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개정 관련 한·미 기술 협의의 과정 및 협정 내용의 실태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회의록의 한 대목이다. 강기갑 민주노동당(현 통합진보당) 의원이 물어본 이유는 최근 미국에서 재발한 광우병 사태에 대한 정부 대처를 보면 짐작할 수 있다.
이날 회의에 앞선 2008년 8월28일 여·야는 ‘가축전염병예방법’을 개정했다. 개정한 내용에는 제32조의2 1항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위생조건이 이미 고시되어 있는 수출국에서 소해면상뇌증이 추가로 발생하여 그 위험으로부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 쇠고기 또는 쇠고기 제품에 대한 일시적 수입 중단 조치 등을 할 수 있다’이 포함된다.
즉 미국에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하여’, ‘긴급한 조치가 필요한 경우’와 ‘등’ 이라는 조건을 포함하고 있다. 이처럼 법에 포함된 조건 때문에 강 의원은 당시 정부를 상대로 ‘무조건 수입 중단’이라는 확답을 받았다.
“‘국민 건강이 위험에 처했을 때’라는 단서를 붙였을 때, 왜 미국 쪽에서는 이 단서가 붙으면 받아들이되 이 단서가 안 붙으면 못 받아들이겠다 이렇게 강하게 입장을 표명하느냐 이게 중요 사항이에요. 이번에 가축전염병예방법도 이 부분 때문에, 실제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돼도 수입 중단을 시킬 수 있느냐 없느냐 이게 지금 상당히 논란거리가 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중략) 그런데 우리는 수입 중단 조치할 수 있다라고 답변했고 총리께서도 아무 전제조건 없이 중단하겠다라고 대정부질문 때 답변을 했거든요. 그 답변이 지금도 유효하냐고요, 이런 전제 없이.”(강기갑 의원)
“BSE(일명 광우병)가 발생할 경우에 수입 중단 조치를 하겠다, 결과적으로 그런 답변은 지금도 유효하다고 생각을 합니다.”(조중표 국무총리실장)
“아무런 단서조항 없이 미국에서 광우병만 발생되면 무조건 우리는 수입 중단한다, 확실합니까?”(강기갑 의원)
“예, 일단 수입 중단을 합니다.”(조중표 국무총리실장)
이처럼 정부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하면 ‘일단 수입중단’을 확실하게 밝혔다. 하지만 그로부터 4년이 지난 현재 막상 광우병이 재발하자 정부는 국회 탓을 하며 수입을 중단하지 않고 있다.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장관은 지난 5월1일 국회에서 지난 2008년 개정한 법을 이유로 들고 있다. 근거는 강기갑 의원이 우려한 바로 그 대목이다.
“명문화할 때 그때 했어야지요, 국회에서. 국회에서 국민 여론을 감안해서 규정을 만들었다는….”(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장관)
“책임을 국회로 돌리는 겁니까.”(황영철 의원)
“그러면 발생하면 (가축전염병예방법 조항에)‘우선 조치한다’ 이렇게 해 주어야지요. 그렇지 않고 ‘할 수 있다’, 재량권을 준 것 아닙니까?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장관)
결국 4년 전 정부가 개정된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대해 ‘일단 수입 중단’을 수차례 확인했지만, 서 장관은 다시 그 법을 이유로 수입 중단을 하고 있지 않는 셈이다.
이에 대해 ‘국민건강을 위한 수의사연대’의 박상표 정책국장은 “정부의 거짓말을 기록이 보여준다”며 “정부는 지금이라도 수입을 중단해야한다”고 말했다.

■ 2008년 이후 미국 광우병 관련 정부 관계자 발언

(“광우병이 미국에서 발생하면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한다 그랬지요?”라는 질문에)
“예” (정운천 농림수산식품부장관·2008년 5월7일)
(총리께서는 미국 광우병이 발생하면 수입 중단하겠다고 했는데, 그렇게 말씀하셨지요?”라는 질문에)
“예” (한승수 국무총리·2008년 5월9일)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2008년 8월28일)
(아무런 단서조항 없이 미국에서 광우병만 발생되면 무조건 우리는 수입 중단한다, 확실합니까?”라는 질문에)
“예, 일단 수입 중단을 합니다.”(조중표 국무총리실장·2008년 9월1일)
미국 광우병 재발(2012년 4월)
(과거 수입 중단을 약속하지 않았냐는 취지의 질문에)
“명문화할 때 그때 했어야지요, 국회에서. 국회에서 국민 여론을 감안해서 규정을 만들었다는….”(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장관·2012년 5월1일)

이정훈 기자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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