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5-14일자 기사 '유통공룡 질주 멈출 '중소상인 적합업종' 조속히 선정해야'를 퍼왔습니다.
[기고] "중소상인 살리겠다던 19대 국회 반드시 지켜볼 것”
1995년도에 부산에 처음으로 대형마트가 들어왔다. 그 뒤로 1년에 1곳씩 야금야금 들어오다 2000년도에는 무려 6개 점포가 문을 열면서 급속히 숫자가 늘어나 현재 39개의 대형마트가 영업을 하고 있다.
삼성경제 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인구 15만 명 당 대형마트 1곳이 적정하다고 한다. 그러면 인구 약 360만 명의 부산은 24개의 점포만 있으면 되는데 무려 39곳의 점포가 들어서 있다. 현재 부산의 대형마트 시장은 60%이상 과포화 상태인 것이다. 2005년도 대형마트가 27곳으로 포화상태가 되자 대형마트를 운영하는 유통대기업들은 골목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2005년도 이전에는 서원유통과 GS슈퍼가 20곳 정도 있었는데 2005년도에 홈플러스가 4곳을 동시 오픈하면서 유통대기업들의 촉수가 SSM(기업형수퍼마켓)으로 뻗어 나갔다. 지금까지 부산지역 SSM 점포수는 80개 안팎으로 추정된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부산지역의 대형마트 시장은 60% 과포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도 거대 유통기업들은 도매시장까지 장악하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1년 7월 부산 신세계센텀시티 앞 상인대회에서 뿔난 상인들이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사진이 물감이 든 풍선을 던지고 있는 모습.
무분별한 유통기업의 진출로 영세상인 생존권 무너져
대형마트가 들어설 때 중소상인들은 무방비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맞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울며 겨자먹기로 폐업이나 전업을 하는 설움을 겪어야 했다. 이런 상황에서 동네 슈퍼를 인수하거나 식당 등으로 위장공사해 하루 만에 간판 달고 들어오는 SSM으로 인해 골목상권은 절대절명의 상황에 처하고 있다. SSM으로 인해 조그만 슈퍼하나로 생계를 유지하는 영세상인들의 생존권이 무너졌고, 곳곳에서 소매슈퍼가 SSM으로 바뀌거나 폐업이 속출하자 도매상인들도 덩달아 생존권이 위협받기 시작했다.
특히 2008년도에 해운대지역에서만 4곳의 홈플러스가 문을 열자 결국 지역 도소매 중소상인, 전통시장 상인들이 뭉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자치구 조례라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서 막아보려고 했다. 그리고 중소상인들 조직해내고 밤낮으로 지키고, 생전 처음 집회도 해보고, 그 과정에서 정치와 담쌓고 살던 많은 중소상인들이 변하기 시작했다. 정치가 바뀌어야 내 삶이 바뀐다는 것을 깨닫게 되고, 정치가 바뀌려면 우리가 목소리를 크게 내야한다는 사실도 알게됐다.
그렇게 약자인 중소상인 편을 드는 정당이 커지고 중소상인 정책을 만드는 정치인이 국회로 많이 진출해야만 우리가 원하는 것들이 이루어진다는 것도 뼈저리게 느꼈다.
이 과정에서 지난 2010년 1월 한겨울 유통법, 상생법 한 줄을 바꾸기 위해 거리에서 천막농성하면서 삭발, 단식, 혈서등 상인들이 온몸을 다 바쳐 투쟁했고 드디어 전국상인조직이 만들어졌다. 그러나 현재 총선 이후 중소상인들은 총체적 난국에 빠졌다. 총선승리의 열매로 대기업의 무한질주를 막아보려던 희망은 물 건너가고 선거로 잠시나마 정지 상태였던 대기업들의 유통시장 진출이 물밑에서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전호후랑격으로 중소상인들이 대기업 식자재 진출저지에 집중하는 사이 일본계 슈퍼가 치고 들어오고, 사업조정제도가 중소상인들에게 한 가닥 등불이었는데 이마저도 대기업 이마트가 행정소송을 하면서 있으나마나한 휴짓조각으로 만들어버렸다. 또한 대형마트, SSM에 대한 의무휴일제도도 유통대기업이 회원사인 체인스토아협회가 소송을 제기해 무력화 시도를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중소상공인들의 생존권이 절대절명의 상태로 내몰리자 부산지역 40여개 정당,시민사회,중소상공인 단체가 ‘재벌규제와 중소상공인살리기 부산시민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올해 초 부산시청광장에서 결성식을 가진 뒤 '유통시장 파괴 이마트 반대' 알림판을 들고 있는 중소상인들의 모습
중소상인들도 땀흘려 일한만큼 대가 받을 권리 있어.. 19대 국회 약속지켜야 중소상인들이 못나서, 힘없는 사람들이라서, 돈없는 사람들이라서 중소상인들 보호해달라고 외치는 것이 아니다. 중소상인들도 사회의 구성원이며 땀 흘려 일한 만큼 대가를 받을 권리가 있고, 중소상인들이 지역경제의 한 축을 이끌고 있기에 중소상인들의 몰락은 지역경제 악화와도 관계가 있기에 보호하라고 하는 것이다. 현재 전방위적인 공세를 펼치는 유통공룡들을 막기 위해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사업영역을 구분하여 중소기업영역을 확실히 보호해야한다. 작년에 동반성장위원회가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을 시도하였지만 유통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성과가 없었다. 이번에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이 새로 오면서 대기업 동반성장 성적표를 내놓았다.
평소 막말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한입에서 내뱉는 홈플러스가 낙제점을 받은 것은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홈플러스는 특히 상인들에게 손해배상청구를 하며 악랄하게 중소상인 죽이기에 앞장서는 기업이기 때문이다. 일단 대기업의 동반성장 성적표를 매긴 것은 환영하며, 동반성장위원회의 더 큰 숙제인 중소기업적합업종 선정에 박차를 가해주기를 바란다. 또한 6월에 출범하는 19대 국회는 여야 당선자 모두가 중소상인살리겠다고 입을 맞춘 듯이 얘기하면서 당선되었다. 뒷간 갈 때와 나올 때 입장이 어떤지 전국 중소상인 유권자들이 지켜볼 것이다.
이정식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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