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5-08일자 기사 '진보당 조직동원 결국 곪아터져'를 퍼왔습니다.
비례 3번 청년대표로 당 쇄신 요구했어야
"통합진보당, 물리력과 조직동원력으로만 문제 해결 하려고만 해 곪은 상처 터져"
일주일 전에 입당한 자신의 단체소속 회원들이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준비위원 자리와 의결권까지 줬던 게 기억난다.
지난 3월 9일에 올렸던 블로그 글을 공개하면서 고민했습니다.
▲ 김재연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당선자.
제가 이 글을 재공개한 것은 김재연 당선자를 궁지에 몰기 위함도 아니고 김재연 당선자를 사퇴시키기 위해서도 아닙니다.저도 김 당선자가 국회 안에서 진정한 청년 일꾼으로서 '진보정치'를 실현해주길 바랍니다. 그리고 과의 통화에서도 밝혔지만 제 글은 '김 당선자의 사퇴'를 요구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김재연 당선자가 기자회견을 자처하면서 '나는 당당하다'라고 전면에 나선 그 패기에 대한 불만입니다. 차라리 기자회견하지 않고 당의 결정을 지켜봤다면, 그리고 기자회견에서 '청년비례대표'로 당당하게 당의 진상조사 결과에 대해서 '비판적 시각'으로 당의 쇄신을 요구했다면 평가는 달라졌을 것입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청년'이기 때문에 실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수'에 대해서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당의 쇄신에 '청년' 정신으로 앞장설 수 있는 용단이 있었다면 김 당선자의 청년비례 선거과정에 있었던 문제점과 오해에 대해서 같은 '청년'들이 덮고 넘어가 줄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오히려 김 당선자가 기자회견을 자처하면서 '경기동부연합'이라고 일컬어지는 패거리정치의 실체를 드러낸 결과를 볼 수 있었습니다.
사실 과거 민주노동당의 학생위원회는 제가 있을 당시 '한국총학생회연합'(한총련) 출신들이 대세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당시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한대련)은 비주류였습니다. 언제 한총련이 해체되고 한대련이 통합진보당의 학생위원회를 장악했는지 모르겠지만, 구성 인원을 볼 때 한총련이 해체되고 한대련으로 흡수됐습니다. 결론적으로 '구 한총련이 장악한 학생위원회'와 '현 한대련이 장악한 학생위원회'의 차이를 그다지 느끼지 못하겠습니다
2002년 미군 장갑차 압사한 여중생 촛불집회 당시로 돌아가볼까요? 당시 많은 청소년과 시민들이 서울시청 광장 등에 모였습니다.
그런데 저는 거기서 놀라운 장면을 봤습니다.
민주노동당의 당직자였던 제가 잘 아는 어떤 분께서 당시 민주노동당 대학생위원회 활동을 하는 어떤 형님에게 '얼차려'를 주는 장면이었습니다. "너희 지금 몇 명이야? 너희 인원동원력이 겨우 이 정도야?"라고 말했던…. 마치 군대에서 소대장이 병사들을 상대로 얼차려를 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미군 장갑차 여중생 압사사건 촛불집회에 참가한 사람들 전부는 아니었지만 소위 진보정당이라는 곳에서 '선배'가 '후배'에게 얼차려를 주는 모습은 무엇이라고 해야 할까요? 완전히 깬다고 해야 할까요?
제가 당시 민주당에 입당했던 것은 어떠한 정치적인 입장이 있어서가 아니었습니다. 청소년이었고, 청소년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겠다는 유일한 정당이 민주노동당이었고 청소년 인권을 이야기했던 정당이 바로 민주노동당이었습니다. 그래서 입당했고 사회에서 목소리를 내는 여러 집단 중 가장 힘이 부족하고 이야기할 공간이 없는 청소년위원회와 성 소수자 위원회를 만든 민주노동당에 감사했습니다. 그러나 그렇게 만들어진 청소년위원회는 설치와 함께 정파들의 싸움으로 분열됐습니다.
청소년 인터넷 신문을 운영했고, 청소년 관련 일들을 많이 했던 한 단체가 있습니다. 이 단체는 분명히 청소년 인권의 선두주자가 됐고, 일도 열심히 했으며, 사람들도 괜찮은 분들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개인적으로 친분을 가지고 연락하는 분들이 분명히 있습니다. 하지만, 청소년위원회 설치 초반에 심각한 갈등을 겪었습니다. '최고위원'의 주도하에 청소년위원회가 만들어졌고, 이 과정에서 기존에 있던 청소년 당원들은 철저히 배제됐습니다. 위원장은 청소년단체에서 활동한 어른이 되었고, 이 탓에 청소년 당원들의 의견수렴 없는 위원장 선정과 위원회 구성에 대해서 많은 불만이 있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당 대회에서는 정파 다툼으로 청소년위원회에 운명이 결정되다시피 하는 상황이었고 이런 상황 속에서 청소년위원회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민주노동당의 대의원으로 당시 출마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미성년자인 고등학생이 대의원에 당선된 것을 두고 '선관위로부터 보조금 삭감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소문까지 흘려가면서 중앙당 당직자가 자진사퇴를 권고하기도 하고 참 웃기는 일도 많았습니다. 결국, 선관위는 금지법령이 없다 보니 결국 청소년위원회 부문 대의원까지 만들어졌지요. 그런데 그렇게 부문 대의원이 만들어지고 나서 당에서는 또 PD 계열 청소년들과 기존에 그 '꽂아주기' 위원장을 비롯한 단체 관계자, 마지막으로 다함께 계열 등에 의해서 청소년위원회가 다툼이 생겼고 결론적으로 PD 계열 청소년위원들이 집단으로 위원을 사퇴했습니다.
결국에는 청소년위원회는 용산에 있는 '청소년 관련 단체'가 청소년위원회 위원으로 들어왔고 그렇게 운영이 됐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당시에 넘어갔었는데 워낙 친하던 사람들이라 문제를 제기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민주노동당 청소년 위원회에 위원자격은 기본적으로 당비를 내고 있는 당원이어야 합니다. 하지만, 준비위원 모집기간에 위원으로 들어와 의결권을 행사하기 시작한 청소년 당원들이 불과 일주일 만에 입당해서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었습니다. 이들 대부분이 '용산에 있는 모 청소년 단체' 회원들이었습니다.
당원이 아닌 사람들이 일주일 전에 입당해서 준비위원으로 위촉된 거죠. 청소년이기 때문에 서로 차별하지 말자는…. 결국 국가보안법 폐지를 위한 청소년 위원회 성명서 발표 등 각종 안건이 '최고위원'과 '준비위원장'이 언급을 하고, 일주일 전에 입당한 '용산에 있는 모 청소년 단체' 회원들로 급조된 준비위원들의 다수결에 의해 만장일치로 통과됐죠. 결론적으로 '다수결'에 원칙의 한계, 그리고 원래 함께 청소년운동을 하던 인맥 때문에 차마 '일주일 전 입당한 사람에게 준비위원을 주기로 한 결정'에 대한 반박을 못 한 우리의 책임도 있겠지만 모든 회의가 그런 식으로 진행됐습니다. 민주노동당의 청소년위원회는 그렇게 '특정세력'에게 넘어가 버렸습니다.
▲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선거가 밝혀지며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으로 대립으로 당의 존립마저 위태로운 가운데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정지원단에서 열린 대표단회의에서 (오른쪽부터) 유시민, 이정희, 심상정, 조준호 공동대표가 굳은 표정을 보이고 있다. 2012.5.7/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여기서 해당 '특정세력'이 일을 못했다거나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 '특정세력'이 일을 잘했습니다. 서울시와 경기도에서 운용중인 학생인권조례 등의 전신인 학생 인권법의 초안이나 인권운동은 바로 그 '특정세력'에서 활동하던 청소년들이 만들어냈고 그것은 매우 잘한 결과입니다. 같은 청소년들이었기에 정파와 관계없이 친해질 수 있었다고도 생각합니다. 하지만, 청소년위원회가 어떤 것을 의결하고 어떤 운동을 진행할 때 '다른 청소년에게 의견'을 묻기보다는 '일주일 전에 친한 사람들을 입당시켜 몰아가는 형태'로 장악하는 짓거리에 대해 굉장히 불만이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NL과 PD를 운운하는 정파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당 외부의 정책과는 달리 내부에서는 끝없는 정파 투쟁과 문제 제기가 생산됐기에 급기야 저는 민주노동당을 탈당하게 됐습니다.
민주노동당에 입당하고 나서 저는 '운동권'이 아닌 '청소년 정치참여'와 정부의 '대통령 청소년 특별회의' 등 청소년 참여기구의 설치를 원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주장하던 '관에서 활동해오던 청소년 활동가'가 NL과 PD라는 각종 정파로 나뉘었으며, 저는 그 사이에서 왕따가 됐고, 본래 소속된 곳에서도 활동을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차별' 행위는 시정돼야 한다는 내용의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이것은 진보정당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생각도 다르고 정책이 달라도 분명히 함께할 수 있는 부분이 있음에도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을 모아서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다른 소수파들에게 상처를 주는 통합진보당(구 민주노동당)의 의사결정 구조는 과거 민주노동당 당내에서도 문제가 되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고 주장하는 민주노동당에서 과격한 선후배의 서열구조를 보았고, 물리력과 조직동원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NL을 보았습니다. 심지어 NL과 함께하느니 새누리당을 찍겠다는 분들도 있었죠. 아무튼, 저는 민주노동당이 국민참여당과 통합하면서 이런 문제가 봉합되기를 바랐지만 제 버릇 개 못 준다고 결국 또 이런 꼴이네요……!
사태가 잘 해결되길 바랍니다.
이계덕 바이플러 | dlrpej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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