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5-22일자 기사 '‘반달가슴곰 보호구역’에 케이블카 추진'을 퍼왔습니다.
ㆍ지리산 걸친 남원·산청·함양·구례, 신청기준 어겨
ㆍ환경부 “현장조사·설계도 사실 검증 후 최종 결정”
환경부가 추진 중인 케이블카 시범사업 대상지 가운데 지리산에 설치 의사를 밝힌 4개 지자체 모두 반달가슴곰 특별보호구역 내에 정류소를 설치하겠다는 제안서를 낸 것으로 확인됐다. 천연기념물 제329호 반달가슴곰은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다. 환경단체들은 “반달가슴곰 서식지에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반발하고 있다.
경향신문 취재 결과 지리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고 신청서를 낸 지자체 4곳(구례·남원·산청·함양) 모두 산 정상부 정류장을 ‘반달가슴곰 특별보호구역’ 내에 설치하겠다고 신청한 것으로 21일 밝혀졌다.
이는 환경부가 제시한 케이블카 설치 가이드라인에 어긋나는 것이다.

가이드라인은 정류장 및 지주 설치 지점은 야생동식물특별보호구역과 생태·경관보전구역, 멸종위기종·천연기념물 등 법정보호종의 주요 서식처·산란처에서 최대한 떨어지도록 규정했다. 그런데도 지자체 4곳이 특별보호구역 내에 상부정류장을 짓겠다는 제안서를 낸 것이다.
‘특별보호구역’은 야생동물을 보호하고 종 복원, 외래 동식물 제거를 위해 사람의 출입도 제한하는 곳이다.
환경부는 지리산 반달가슴곰 서식지 약 5950만㎡를 특별보호구역(2007~2026년)으로 지정했다. 2004년 지리산에 반달가슴곰을 처음 방사하고 본격적으로 복원사업을 추진해왔다.
현재까지 8마리의 새끼가 태어났다. 현재 곰의 개체수도 27마리에 달한다. 반달가슴곰 50마리가 모이면 자체적으로 증식할 수 있을 것으로 환경부는 보고 있다. 2020년까지 반달가슴곰을 50마리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잡았다. 이를 바탕으로 설악산 등의 백두대간까지 사업을 확대할 계획도 세워놓았다.
정부가 한쪽에서는 반달가슴곰을 살리겠다고 보호구역을 지정하면서 다른 한쪽에서는 케이블카 설치를 추진하는 모순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윤주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사무처장은 “사람의 출입도 통제할 만큼 특별히 보호해야 하는 반달가슴곰 서식지에 케이블카가 지나가는 것은 말이 안된다. 자연친화적 사업이 될 수도 없다”고 밝혔다.
정선화 환경부 자연자원과장은 “케이블카 시범사업 선정 가이드라인에는 정류장과 지주를 특별보호구역에서 최대한 회피하기로 돼 있는 것이 맞다”며 “현장조사 등을 통해 지자체가 제시한 설계도에 대해 사실 검증을 한 뒤 공원위원회에서 최종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환경부는 지난해 국립공원에 케이블카를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뒤 12월21일 제93차 국립공원위원회에서 ‘국립공원 삭도 시범사업 선정절차’를 발표했다.
양양(설악산)과 구례·남원·산청·함양(지리산), 영암(월출산), 사천(한려해상) 등 7개 지자체를 시범사업 후보지로 선정했다.
목정민 기자 m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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