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5-23일자 기사 '통합진보당 경선부정이 간첩단 사건으로'를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 “당원명부가 좌파 족보”…화학적 거세 논란 점화
검찰이 22일 통합진보당 서버관리업체인 스마일서브에서 당원 명부와 당비내역 납부, 선거인 명부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공당의 당원명부를 들여다볼 수 있는 초유의 사태다. 이에 대해 한겨레, 경향 등은 “진보정당을 향한 공안몰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타 언론들은 이번 사태를 간첩단 사태로 다루고 있다. “종북 세력의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검찰 수사에 힘을 보태고 있다. 통합진보당사 진입을 저지한 통합진보당 당원 및 시민들에 대해서도 색출 및 처벌을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
국내에서 최초로 성폭력 범죄자에 대해 ‘성충동 억제 약물치료’가 실시된다. 이른바 ‘화학적 거세’인데, 이것이 성범죄자의 동의 없이 일방적으로 투여되는 것인 만큼 일각에서 ‘인권침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국가의 범죄 처벌수위를 둘러싼 논쟁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23일 아침 전국단위 종합일간지의 1면 머리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공안몰이)
국민일보 (검, 통합진보 모든 의혹 수사한다)
동아일보 (아동 성범죄자 첫 화학적 거세)
서울신문 (검, 통진당 ‘종북’까지 칼댄다)
세계일보 (검, 진보당 ‘판도라상자’ 연다 부정경선·비리 수사 전면전)
조선일보 (아동 성범죄자 첫 화학적 거세)
중앙일보 (검찰, 통진당 모든 의혹 수사)
한겨레 (20만명 신상정보 통째로…검찰 ‘진보탄압’의 칼을 쥐다)
한국일보 (검찰 “진보당 수사 전방위로 확대”)
경기동부 ‘정밀타격?’
검찰의 이번 수사는 경선부정 등 비리 의혹에 관련된 것으로 종북과는 무관하다. 조선일보도 이 점을 명시하고 있다. 다만 한상대 검찰총장이 취임 일성으로 ‘종북 척결’을 내세운 만큼 이번 수사의 파장이 결국 종북으로 퍼지지 않겠느냐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그 대상은 당권파인 경기동부연합으로 향할 것이라는 게 언론의 분석이다.
서울신문은 1면 (검, 통진당 ‘종북’까지 칼댄다)제하 기사에서 “검찰은 지난 21일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당원명부를 통해 유령당원이나 공무원·교사 등의 불법 정당가입 여부까지 파헤칠 태세”라며 “특히 구당권파의 주축인 경기동부연합을 ‘종북좌파’로 규정, 수사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 서울신문 5월 23일자. 3면.
서울신문은 또한 3면 (부정경선 배후로 경기동부 정조준, 한상대 정면승부)제하 기사에서 “검찰이 통합진보당 부정 경선·폭력사태 수사를 계기로 진보진영 내 ‘종북좌파’를 찍어내기에 나선 형국”이라며 “겉으로는 통진당의 모든 의혹을 수사할 방침을 천명했지만 속으로는 구당권파의 핵심인 NL계 경기동부연합을 정조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종의 경기동부 정밀타격인데, 문제는 그동안 검찰의 운전미숙으로 볼 때 조준이 제대로 이루어질지 미지수라는 점이다. 타격이 성립되는지 여부도 문제지만 이번 사태는 당원명부라는 ‘리스트’를 쥐고 대대적인 공안몰이에 나설 가능성도 높다. 특히 고위직을 제외한 교사·공무원의 정치참여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는 국내에서, 이들의 리스트는 사찰용 혹은 개인의 정치적 자유 훼손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이미 통합진보당 사태는 보수언론에게 간첩단 사건이다. 따라서 이번 검찰의 당원명부 압수는 ‘간첩 조직도’ 파악을 위한 절차다. 조선일보는 3면 (진보당 불법·유령당원, 종북 실체 드러나나) 제하 기사에서 “진보당 당원명부를 통해 사회 각계각층에 진출한 운동권 출신의 면면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며 “당원명부 자체가 대한민국 좌파 내지는 운동권 족보”라고 밝혔다.
▲ 조선일보 5월 23일자. 3면.
조선일보의 사설 (진보당, 북엔 넘긴 당원자료 대한민국 검찰엔 못준다니)제하 사설도 조선일보의 막무가내 칼춤을 컬러풀하게 보여준다. 조선일보는 사설을 통해 “진보당의 전신인 민노당의 최기영 사무부총장은(중략) 주요 당직자 300여명의 기초 자료와 성향 등을 북 노동당 대외연락부에 넘겼다”며 “북에 넘긴 자료를 대한민국 검찰에 넘겨줄 수 없다며 폭력을 행사하는 것은 북 지시는 떠받들어도 대한민국 법률은 인정할 수 없다고 자백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조선일보의 타격 목표는 진보진영 전체를 향하고 있다.
‘공안몰이’
따라서 한겨레, 경향 등은 이번 검찰 수사를 ‘공안몰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경향은 1면 (공안몰이)제하 기사에서 “검찰이 특정 정당의 모든 의혹을 한꺼번에 수사하겠다고 나선 것은 전례가 없다”며 “통합진보당 사태에 대한 비판적 여론을 등에 업고 공안몰이에 나섰다는 분석”이라고 말했다.
이어(‘당원명부’가 뭐기에)제하 기사에서 “당원명부는 당원의 세부 인적 사항이 담겨있다”며 “현 당원 뿐 아니라 탈당한 당원들 신상명세가 들어있다”고 밝혔다. 이어 “(진보정당이 ‘진성당원제’를 근간으로 하는 만큼)수사당국이 당원명부를 갖게 되면 정당과 당원 활동을 속속들이 알게 된다”며 “하지만 진보정당 당원이라는 이유로 피해를 볼 수 있고 당원의 정치참여로 불이익이 생기면 정당 활동이 위축되고 당 기반은 바닥부터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겨레 5월 23일자. 1면.
한겨레도 1면 (20만명 신상정보 통째로…검찰 ‘진보탄압’의 칼을 쥐다) 제하 기사에서 “경선 부정 수사와 직접 관계도 없는 당원명부까지 국가 소추기관인 검찰이 통째로 압수한데 대한 비판이 거세다”며 “이런 지적에는 검찰이 압수한 당원명부를 얼마든지 진보진영 탄압의 도구로 악용할 수도 있다는 문제의식이 깔려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검찰의 이번 수사를 비판하는 진영은 최근 통합진보당이 혁신비대위를 출범하고 문제가 된 김재연, 이석기 당선자에 대한 제명조치까지 검토하는 등 자정노력을 기울이는 마당에 검찰이 기습적으로 개입한 것을 지적하며 공안분위기 형성을 위한 의도적 행위라는 지적까지 나오고 있다.
당권파는 또…
이 같은 상황에서 당권파들은 경선자료가 담긴 하드디스크를 미리 빼돌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통합진보당 당권파의 한 인사가 경선 투표와 관련된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빼돌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관련자를 증거은닉 혐의로 사법처리 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 동아일보 5월 23일자. 1면.
동아일보는 1면 (‘통진당 심장’ 확보했지만 ‘당권파 아킬레스건’ 놓쳐) 제하 기사에서 “통진당은 부정 경선의 단서와 증거를 삭제하고 빼돌리는데 성공했지만 ‘당의 심장’이라며 사수했던 당원명부는 검찰의 손에 넘기게 됐다”며 “검찰과 통진당이 ‘장군멍군’을 주고받은 셈”이라고 밝혔다.
검찰 수사로 모든 혁신비대위 활동이 중단된 것처럼 보였지만 강기갑 비대위원장은 김재연, 이석기 당선자 등 당권파 일부 인사들에 대한 출당조치를 취할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은 2면 (혁신비대위, 이석기 등 4명 오늘 출당 논의)제하 기사에서 “사퇴를 거부하는 당권파 이석기·김재연·황선·조윤숙 등 4명을 징계키로 최종 정리했다”고 보도했다.
인권의 무게드디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른바 ‘화학적 거세’에 대한 얘기다. 법무부 치료감호심의위원회는 22일 “아동 성폭력범죄로 구속 기소돼 현재 경북북부 제3교도소에서 보호감호를 받고 있는 박모씨에 대해 ‘성충동 억제를 위한 약물치료’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모씨는 지난 1984년부터 2002년 까지 13세 미만 어린이들에 대해 총 4차례 성폭력을 저질렀는데 정신감정을 받은 결과 ‘소아 성기호증(성도착증)’으로 진단되었다. 박씨의 약물치료는 남성호로몬을 억제하고 성적 충동을 줄이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한국일보 5월 23일자. 1면.
하지만 화학적 거세가 성폭력 범죄율을 떨어뜨린다는 연구결과는 찾기 어렵다. 또한 인권침해 논란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국일보는 1면 (상습 아동 성범죄자에 ‘화학적 거세’ 첫 실시) 제하 기사에서 “반대론자들은 이들 약물을 성충동 억제제로 사용할 경우 과다투여가 불가피하고 이에 대한 부작용이 제대로 검증되지 않는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쨌건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인권 사이에서 처음 실시되는 ‘화학적 거세’를 둘러싼 논쟁이, 국내에서도 본격화 될 것으로 보인다.광주전남의 선택, 대선주자들의 속내는?
민주통합당 전당대회의 최대 승부처라 불렸던 광주·전남 지역에서 김한길 후보가 이번에도 이해찬 후보를 따돌렸다. 1위는 광주를 텃밭으로 하고 있는 강기정 의원이 차지했다. 지난 2001년 노무현 돌풍의 발원지이자 민주당의 지역기반인 광주전남의 선택이기에 이번 경선 결과가 민주당 내에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다.
당장 이는 대선주자들의 향후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경향신문은 5면 (초반전 지난 민주당 대표 경선…대선주자 손익계산서) 제하 기사에서 문재인 ‘흐림’, 손학규 ‘기회’, 김두관 ‘부상’, 정세균 ‘주목’이란 성적표를 내놓았다.
▲ 경향신문 5월 23일자. 5면.
경향신문은 “문재인 고문은 이해찬 후보와 파트너십을 형성했지만 코너에 몰렸다”며 “호남 대의원들의 민심은 친노 좌장인 이 후보에게 등을 돌렸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후보의 등락은 문 고문에게 고스란히 전해졌다”며 “세력적 연대에다 ‘이해찬-박지원 담합’ 후폭풍을 함께 맞고 있다”고 분석했다.
정상근 기자 | dal@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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