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2일 화요일

“檢, 매달 수사발표, 대선까지 진보당 쪽쪽 빨아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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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학자‧트위플‧언론, 정치개입 비판-공안몰이 우려 쇄도

통합진보당 부정 경선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통합진보당 중앙당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당원 명부 등이 담긴 서버 3대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의 압수수색과 관련, 언론과 학자, 그리고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는 안그래도 내홍으로 어려움을 겪고있는 통합진보당의 정당활동을 검찰이 제약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22일자 1면 기사를 통해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는 우익 시민단체인 ‘라이트 코리아’가 2일 부정경선 의혹 고발장을 제출한 것을 이유로 압수수색에 나섰다. 하지만 검찰의 전격적 압수수색은 시비를 낳고 있다”며 “수사 당국이 시민단체의 고발을 구실로 정당과 정당 활동에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압수수색 대상은 당원 명부 등 사실상 당 활동의 모든 자료다. 헌법상 보장된 정당 활동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며 “검찰 수사는 과도한 것으로 비칠 소지가 다분하다. 공당의 공식 기구가 자체적으로 의혹 해소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나선 것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날 (한겨레)는 “특히 당원명부는 지금껏 어느 정당도 전체 내역을 공개한 적이 없을 정도로 당 차원에서 민감하게 관리하는 자료로, 당원 개개인의 주소·연락처 등 기본적인 정보뿐 아니라 소속 단체·직장 등 예민한 개인 정보를 포괄하고 있어 압수에 따른 파문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시민단체 고발만으로 압수수색 집행하는 것은 수사권 남용”

이와 관련, (한겨레)는 이날 법학자들과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의 비판적인 의견들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동석 아주대 법학과 교수는 “정당 자율성 보장을 위해 내부 자정 노력을 지켜보고 판단해도 될 문제인데, 검찰이 섣부르게 개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보학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번 압수수색의 근거인) 업무방해죄는 보통 피해자의 고소로 수사가 개시된다”며 “피해 당사자인 비당권파가 법에 호소하지도 않았는데 제3자인 시민단체의 고발만으로 압수수색까지 집행하는 것은 수사권 남용”이라고 밝혔다. 

서 교수는 “그동안 정치권력 남용이나 부정부패와 관련해 제3자인 시민단체가 고발할 때마다 뭉개던 검찰이 이번에는 정치적 반대세력을 탄압하는 데 유난히 동작이 빨랐다”고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황영민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 간사는 “과거에는 당원 명부 등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 해도 사전에 자료 요청의 범위, 과정, 절차에 대해 검찰과 정당 간에 충분히 협의, 소통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절차 없이 전격적으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김종서 배재대 법학부 교수는 “압수수색이 필요하다 해도 내부에서 상황이 종결될 때까지 기다렸어야 하는데 이번 일은 정치과정 자체에 검찰이 개입, 조율하는 위험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박경신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당원 명부를 압수하겠다는 것은 비밀 결사의 자유를 침해하는 행위”라며 “미국의 경우 1950년대 민권운동 단체 회원 명부를 입수하려던 주정부에 대해 미국 연방대법원이 위헌 판결을 내린 적도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여연대는 21일 논평을 통해 “검찰은 통합진보당에 대한 무리한 압수수색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며 “통합진보당이 경선 부정 사태를 무마하거나 증거인멸을 하려는 상황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압수수색을 통해 포괄적인 정당 자료를 확보하려는 시도는 과잉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참여연대는 “최근 일부 언론과 정당에서 통합진보당의 부실·부정 경선 사태를 색깔론으로 변질시키려는 시도가 엿보이는 상황에서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자료를 어떻게 활용할 지, 진보정당 수사를 통해 사회 전반에 공안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것은 아닌지 의심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라며 “검찰은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있다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수사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백무현 화백이 그린 22일자 <서울만평> ⓒ <서울신문> 인터넷판 캡쳐

(서울신문)에 ‘서울만평’을 연재중인 백무현 화백은 22일자 만평에서 검찰에 일침을 가했다. 이 만평에는 검찰로 보이는 인물이 대선 3일전에 통합진보당 수사결과를 최종발표하는 것이 어떠냐는 의견을 내는 장면이 담겨있다. 통합진보당에 대한 검찰 수사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겨레)에 ‘한겨레 만평’을 연재하고 있는 장봉군 화백은 이날 만평에 박근혜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측되는 한 여성에게 한 남자가 요리 강습을 하고 있는 모습을 담았다. 

이 남자는 도마위에 ‘통합진보당’을 올려놓고 “이런 싱싱한 재료는 여러 가지 요리가 가능해요. ‘돈봉투’와는 달리”라고 말한다. 옆에는 ‘종북좌파탕’, ‘선거부정탕’, ‘대선까지 우리는 색깔사골탕’ 등의 메뉴가 적혀있다. 

장봉군 화백이 그린 22일자 <한겨레 그림판> ⓒ <한겨레> 인터넷판 캡쳐

“대대적인 공안몰이가 형성될 판”

야권성향 파워 트위터리안들 사이에서도 이번 압수수색에 대한 비판들이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백찬홍 씨알재단 운영위원(@mindgood)은 “검찰이 통진당 당원명부 서버를 탈취했다면 직접적으로 진보정치에 참여한 많은 이들의 신상정보를 확보한 것”이라며 “앞으로 상시적 사찰은 물론이고 정치적 목적의 공안사범 만들기 자료가 될 것으로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백 위원은 “검찰이 탈취했다는 통진당 당원명부 서버에 공무원과 전교조 당원이 있다면 대대적인 공안몰이가 형성될 판”이라며 “어쩌면 경선문제보다 더 우려되는 부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unheim)은 “수사가 부정선거나 회계부정 수사에만 멈출 것 같지 않아요. 전교조나 공무원 노조 소속 당원들이 처벌 받을 테고 전혀 문제될 게 없는 이들도 제 개인정보가 권력기관에 넘어간다고 생각하면 당원가입을 꺼리겠죠”라는 글을 남겼다.

이창수 새사회연대 지도위원(@leesns)은 “어제 검찰의 통합진보당 당원명부 압수한 사건에 대해서 새누리당, 민주통합당 등이 침묵에서 나는 정치의 냉정함과 정치 현실의 갑갑함을 동시에 느낀다. 방치함으로써 정치이익을 취하려는 자세가 검찰이 정치를 농단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부메랑으로 올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김정란 상지대 교수(@pupituu)는 “검찰 통진당 압수수색을 이해하기 힘든 아유. 표면상 이유는 선거부정인데, 그 선거가 보편적인 것이 아니고 비례경선”이라며 “다른 당에서는 비례경선을 하지 않는다. 통진당만 하는 것. 따라서 순전히 당내문제이다. 왜 당내문제에 검찰이 참견하는가. 정치탄압이다”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검찰의 압수수색은 여차하면 공안사건으로 몰고 가겠다는 뜻. 아니면 적어도 금전 상의 문제를 물고 늘어져 진보진영에 타격을 주면서 박근혜에게 유리한 국면을 만들겠다는 것. 대선까지 우려먹을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한편, 이정미 통합진보당 대변인은 22일 논평을 통해 “통합진보당은 정당정치활동의 기본권을 짓밟은 헌정사상 유례없는 검찰의 폭거를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번 검찰의 압수수색은 통합진보당의 혁신을 짓밟기 위한 불순한 의도에서 진행된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변인은 “제 3당에 대한 공권력 투입은 헌정 파괴행위이며 당원의 신상정보 압수수색은 공당의 당원들에 대한 정치사찰”이라며 “당원명부는 당의 심장과도 같다. 모든 당원의 신상정보를 권력이 움켜쥠으로써 지속적으로 진보정당의 모든 당원들을 공권력의 정치적 목적 앞에 발가벗겨 놓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이 대변인은 “혁신비대위와 전당원은 통합진보당의 혁신을 짓밟고 당의 심장인 당원명부를 탈취한 검찰과 권력책임자에 대해 강력대응 할 것”이라며 “통합진보당은 진보정당의 뿌리를 잘라내고 야권 분열을 획책하여 권력교체를 향한 국민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으려는 어떤 정치적 탄압에도 굴하지 않고 당사수와 혁신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강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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