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08일자 기사 '한집당 빚 5100만원인데…‘또 빚내 집사라’는 정부'를 퍼왔습니다.

‘부동산 대책’ 내일발표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첫 주택자금 대출확대 포함될듯
전문가 “총부채상환비율 등 완화돼 가계빚 늘어날 것” 우려
10일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부동산 대책’의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이른바 강남3구(서초·강남·송파)에 대한 투기지역 해제를 뼈대로 하고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 완화, 생애 최초 주택구입자금 대출 확대 등이 대책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미분양 주택 양도세 감면 등 추가 세제혜택은 검토중이고, 취득세 인하와 총부채상환비율(DTI) 전면 완화 등은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정부가 ‘거래 정상화’ 명목으로 내놓는 이번 부동산 대책이 우리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정재호 목원대 교수(금융보험부동산학)는 “강남3구 투기지역이 해제되면 총부채상환비율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완화돼 가계부채가 늘어날 것”이라며 “지금도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한데 빚이 더 늘면 가계소비가 줄고 전체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창선 엘지(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현재 우리나라는 가계부채 문제가 심각해 부동산가격 안정화 기조를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 효과를 발휘하게 되면 가계부채가 일정 부분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912조9000억원으로 이미 관리에 ‘빨간불’이 들어온 상태다. 세계경제포럼(WEF)이 가계부채의 한계치로 설정한 국내총생산(GDP) 대비 75%에 부쩍 다가선 73.8%를 유지하고 있다. 우리나라 전체 가구수인 1769만가구로 나눠보면, 가구당 5100여만원의 빚을 지고 있고, 이는 우리나라 2인 이상 가구의 한해 평균 소득인 4600여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기획재정부는 얼마 전까지 가계부채가 늘어날 염려가 있다며 ‘강남3구의 투기지역 해제’에 난색을 표시해 왔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지난해 말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문제는 총부채상환비율과 담보대출인정비율 규제와 맞물려 있고, 가계부채 문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 우려가 있어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부정론을 내놓은 바 있다. 하지만 4·11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큰 승리를 거두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지난달 16일 박 장관은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고, 5일엔 “최대한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까지 나아갔다.
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실수요자들의 거래 활성화를 도모하되 가계부채 등의 부작용은 자극하지 않는 수준으로 대책을 내놓기로 한 것”이라며 “거래 정상화 차원이지 투기를 도모하거나 인위적인 부양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국은행은 지난달 펴낸 ‘부채의 경제학’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가계부채 급증의 원인으로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첫손에 꼽았다. 이번 대책도 부동산 시장 영향력이 큰 강남3구에 대한 금융규제를 푸는 것이어서 상징성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김수현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은 “정부 얘기대로 실질적 영향이 크지 않더라도 심리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하다 하다 내놓을 게 없으니 돈 빌려줄 테니 집 사라는 대책을 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최현준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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